療 飢
*병고칠 료(疒-17, 2급) 
*배고플 기(食-11, 3급)

‘조밥 한 덩이씩으로 요기를 하고 정처 없이 길을 떠났다’의 ‘요기’가 뭔 말인지 대충 짐작은 해도 각 글자 속에 담긴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오늘은 ‘療飢’에 대해 풀이해 본다. 


자는 ‘(병을) 치료하다’(cure; remedy)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환자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 변화된 疒(병들어 기댈 녁)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가 발음요소임은 僚(동료 료)도 마찬가지다.

자는 밥을 충분히 못 먹다, 즉 ‘주리다’(be hungry; starve)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밥 식’(食)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几(안석 궤)가 발음요소로 쓰인 것임은 肌(피부살 기)도 마찬가지다. 후에 ‘굶다’(famish; fast) ‘흉년’(a bad year)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療飢‘시장기[飢]를 겨우 면할[療] 정도로 조금 먹음’을 이른다. 적게 먹고 많이 뛰는 것이 웰빙과 건강의 비결임을 약 2천 5백년 전에 공자께서 이렇게 갈파하였다. 논어 제1 학이편 14장에 나오는 명언이다. 어렵다고 피한 논어를 하룻밤에 쉬운 우리말로 줄줄 읽을 수 있는 논어가 우리 주위 가까이에 있다. 

 

“군자는 
 식사할 때 배부름을 추구하지 아니하고, 
 거처할 때 안락함을 추구하지 아니한다”

    君子
 食無求飽, 
 居無求安

                       - ‘論語’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속뜻사전>(앱&종이) 편저자,
   <선생님 한자책> 저자, 
   <우리말 속뜻 논어> 역자,
   VBS 박보 발명권자.

▶[첨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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