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청원으로까지 번진 “교사 브이로그”…이번엔 “교사 유튜버 막아달라”
국민 청원으로까지 번진 “교사 브이로그”…이번엔 “교사 유튜버 막아달라”
  • 황윤서 기자
  • 승인 2021.05.24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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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온라인 교육활동 초상권 논란
역지사지 맞불 호소...“‘교사 브이로그’는 학생 개인정보 악용 우려 있어”
‘교사 브이로그 촬영 금지' 국민청원 동의...6천명 넘어
교총, “무조건 금지 대신, 교육적 취지 살리는 게 우선”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수업이 교육현장에 자리 잡으면서 초래된 '교사 초상권 침해' 논란에 이어 이번엔 학생들이 교사의 브이로그(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로 인해 초상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역 호소했다.

최근 유튜브 개인 채널을 운영하는 교사가 늘면서 학생 동의 없이 수업 및 쉬는 시간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브이로그로 촬영해 이를 공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브이로그(v-log)'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유튜브 문화 가운데 하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는 '직장인 브이로그', '일상 브이로그', '카페 브이로그'처럼 직종별 또는 장소별로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것으로, 최근 학교에서 학생들과의 소통 도구로 이같은 개인 채널을 이용하는 교사가 급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교사 브이로그 활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자녀의 일상이 무분별하게 노출됨에 따른 폐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서다.

서울시 소재 초등학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인터넷은 온갖 악플들이 난립하는 위험한 곳인데, 거기에 아이들이 노출되는 건 너무 위험하다”며 “개인 정보를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아이의 신상을 알까 봐 조마조마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사제지간 소통은커녕 이같은 역기능 탓에 교육적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쓴소리다.

A 씨는 그러면서 “브이로그 운영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며, “교사가 브이로그 자막 내용을 고민할 시간에 소외된 아이 등에 대해 고민해달라. 교사 브이로그 제한을 요청한다”고 일갈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B 씨 역시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그는 “모자이크한다고 해도, 영상이 지속해서 올라오기 때문에 학교가 특정될 수 있다. 교사가 학생 이름을 부르기도 하는데, 불특정 다수에게 아이들이 공개되는 게 불안하고 무섭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교사의 브이로그 촬영에 대해 이같이 부담감을 느낀다는 학생 네티즌들의 반응으로 가득하다. 한 네티즌은 “대놓고 ‘돌았네, xx하네’ 이런 비교육적인 내용의 자막까지 사용하는 교사도 있더라”며, “교사도 공무원인데 품위유지는 어디다 팔아먹은 건가”라고 비판했다.

현직 교사인 박 모 씨는 교원의 브이로그 활동을 하는 교사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 학교 현장은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을 만큼 정말 바쁘게 돌아간다”며, “저를 비롯해 주위 동료들만 봐도 수업이 끝나면 다음 날 수업 준비로 정신이 없는데 촬영할 시간을 어떻게 내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반면 유튜버 상에서 수십만의 구독자를 확보해 인기교사로 알려진 중학교 김 모 교사는 “코로나19가 터지고 적극적인 교육 대책이 전무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온라인 수업 연구에 적극 힘쓴 분들이 바로 유튜브로 교육자료를 연구한 선생님들이었다”며, 그럼에도 “모든 선생님들의 유튜브를 이처럼 색안경을 끼고 부정적으로 저울질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사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해 달라'는 이같은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4일 낮 12시 기준 6천명을 넘어섰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사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해 달라'는 이같은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4일 낮 12시 기준 6천명을 넘어섰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해당 게시판 캡쳐

 

국민 청원으로까지 번진 “교사 브이로그”사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들의 학교 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4일 낮 12시 기준 약 7000명에 근접한 동의를 얻었다.

이는 교사가 유튜버라는 부업에 매달릴 경우, 아이들을 가르치는 본연의 교수학습연구 및 생활지도 등 본업에 소홀해짐에 따른 다양한 교육적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시각으로 풀이된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최근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영상들을 보면 학생들의 목소리 및 실명을 공개하는 상황도 잦다"고 성토했다.

이어 청원인은 "아이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악플이 난립하는 곳(온라인)에 학생들이 공개되는 것은 위험하고 이를 악용해 범죄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학부모에게 일부 동의를 얻는다고 하지만 수시 전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사의 요구에 동의해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수시전형이 존재하는 한 생활기록부에 악영향이 생길까 두려워 침묵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드러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 이하 교총)는 부적절한 브이로그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면서도 다만 전면 금지보다는 교육적 취지를 살려 보완하는 ‘가이드라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사의 브이로그 유튜브 활동을 일방적으로 위축시키기보다 문제점은 개선하고 순기능은 더욱 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24일 성명서에서 "일부 교사의 부적절한 학교 브이로그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다만 학교 브이로그의 긍정적 측면이 있는 만큼 금지보다는 교육적 취지를 살리고, 사전 동의 절차와 개인정보 등을 철저히 지키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택트 상황에서 현재의 교사 브이로그가 학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창구이자 사제 교감의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교사의 교직생활에 있어 동료, 예비교사와 정보를 공유하고, 수업과 업무 수행 등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전문성을 키우는 긍정적 기능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총은 "(브이로그를) 무조건 금지할 게 아니라 합리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그 범위 내에서 제작활동이 이뤄지도록 안내해야 한다"며, "촬영과 편집 등 영상 제작이 교육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 학생을 출연시킬 때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동의를 구하고, 얼굴과 이름 등 개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학교 브이로그 논란을 통해 교사 유튜버들도 제작의 목적과 내용, 방법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교육당국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 마련… “교사 유튜브 채널 운영 불법 아냐”

유튜버로 활동하는 교사들이 늘면서 광고수익 취득이나 겸직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와 관련한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 법적 규준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재작년 제안한 해당 지침에 따르면 교사 유튜브 채널 운영은 교사의 ‘창작활동’으로 분류돼 불법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교원의 유튜브 활동은 교원의 근무시간 외의 취미, 여가, 자기계발 등 사생활 영역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광고수익 발생 요건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겸직 신고 대상에서도 벗어난다.

다만 유튜브 활동에 있어 광고 수익 발생 최소 요건 대상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64조('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 업무에는 종사하지 못한다‘)에 근거해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국가공무원법> 제 63조에 따라서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 시키는 행위 역시 금지 사항이다.

또한 교육부는 학생이 등장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 학생 본인 및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며, 학교장은 제작 목적, 사전 동의 여부, 내용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촬영 허가 결정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 및 보호자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진정한 동의가 맞냐는 교육계 안팎의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현재 자율적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한 현직 교사는 “콘텐츠적 요소보다 교사라는 직위를 이용해서 뭔가 인기를 누리려고 하는 모습들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학생들의 요청으로 나도 브이로그를 하루 해봤는데 학생들과 관계는 끈끈해지는 효과가 있었지만 수업 준비에 방해되고 편집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브이로그 활동이 교육적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교원 브이로그 교육 매체와 관련해 제기되는 학생들의 개인정보 및 초상권 노출 위험성과 교육적 효과 여부 논란에 대한 온도차가 이처럼 크게 대조되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향후 교사 브이로그 활동 관련 기준에 대한 공통의 사회적 합의와 지속적 추후 논의를 지속할 전망이다.

황윤서 기자  tgreen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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