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일상 회복된다면, 수능 응시료 내고 백신 맞겠다"
전문가, 길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반발 움직임'으로 해석돼
교육부, 진퇴양난…"자진 응시자 막을 대안 없어"

 

사진 연핫뉴스.
사진 연핫뉴스.

[에듀인뉴스 = 황윤서 기자]

"하루빨리 답답한 마스크 벗고,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단체로 수능 접수 하려구요."

코로나19  백신 후순위로 밀려난 20대 대학생들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신 접종 방안을  스스로 강구하고  있어 화제다.

이들은 백신 조기 접종을 위해 다가오는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9월 모의평가에 원서를 내겠다고 정부를 향해 엄포했다.

이는 신속히 백신 물량을 확보해 일상을 회복한 다른 선진국과 달리,  정부가  수능 수험생 (졸업생·재수생 포함)을  백신 우선순위 대상자로  특정해 또 후순위로 밀린 데 대한 반감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9일 에듀인뉴스와 통화한 한 의료전문가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방역 수칙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것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며, " 과도하게  길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젊은층의 저항이자, 다른 우선 접종군과 달리 인센티브에서 제외된 데 따른 심리적 박탈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화이자 등 백신 물량이 늘어나면 잔여분 접종의 경우엔  20대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걸 정부에서 적극 알려야 한다"며 "세부 일정도 자세히 공개해 청년들의 백신 공백 불안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태는 각 대학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익명의 대학생들은 해당 게시판에 '우리도 응시 수수료 내고 수능 보면  백신 맞을 수 있다', '백신  빨리 맞고 해외여행 자유롭게  다니자' 등의 글로 백신을 맞고자  이같은 모험을  기꺼이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이에 교육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실상 시험 응시 당일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이른 바 '나이롱 수험생(가짜)'의 시험접수까지  막을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9일 언론에 따르면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응시자 본인의 자유를 보장해 줘야 하므로 '시험을 안 볼  사람은 접수하지 말라'고 강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정말 시험을 볼 의사가 있는 수험생들만 접수하게끔 유도하는 방법은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방역당국 홈페이지 캡쳐.
사진 방역당국 홈페이지 캡쳐.

한편, 백신 수급  가속화에 따른 접종 속도 또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일전에  발표한 대로 여름방학인 오는 7~8월 중 대입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