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고교 친구...조국 부부 재판서 "2009년 학술대회 조민 참석 안 해"
화면 속 여학생 복장 "한영외고 교복과 다르다"
정 교수 1심 재판부..."영상 속 여학생을 조 씨로 인정하기 어려워"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교 시절 친구들이 법정에서 조 씨가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속행 공판 1심에서 조 씨의 고교 재학 시절 친구인 박 모 씨와 장 모 씨 두 사람은 나란히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소환됐다.
두 사람 중 박 모 씨는 조 전 장관과 서울대 법학과 동기로 집안 사이 친분이 깊은 지인의 아들로 알려졌으며, 장 모 씨는 앞서 언론에 보도돼 유명세를 탄 장영표 교수의 아들이다.
장 교수는 논란의 불씨가 됐던 사건인 단국대 논문 제1 저자로 조 씨의 이름을 올려준 인물이기도 하다.
○학술 세미나에서... "조민 본적 없다" 공통 증언
조 씨의 고교 친구인 이들은 사실상 이날 조 씨에게 불리한 추가 증거를 제시한 셈이 됐다.
박 모 씨는 조 씨의 입시비리 사건의 주요 쟁점 사안으로 꼽히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2009년 5월 '동북아시아 사형제도'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 세미나에 조 씨가 참석했는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조민을)본 적이 없다. 세미나 동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와 닮았으나 조씨는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화면 속 여학생의 복장 역시 "한영외고 교복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모 씨 역시, 조 씨를 세미나에서 본 적이 있냐는 검찰의 거듭된 질문에 "저는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조씨가 학술대회 준비를 위해 한영외고 친구들과 인권동아리 활동 스터디를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런 것(스터디)이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 증인의 진술은 대체로 일치했다.
조 씨 측이 주장하고 있는 과거 전체 기간 인턴활동에 조 씨가 일절 전념한 사실이 없다는 것과 2009년 5월 주최된 학술대회에서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에 이들은 공통된 답변을 내놨다.
한편,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는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구체적인 경험을 언급하며 직접 신문에 나섰다.
정 교수는 "증인(박 모 씨)은 나를 선생님이라 불렀다"며 "세미나가 끝난 뒤 증인이 '선생님, 밥 좀 사주세요'라고 말해 방배동에서 저녁을 사줬다"며 기억이 나는지 물었다.
이에, 박 모 씨는 "(정 교수와)저녁을 먹은 경우가 몇번 있으나, 그 시점이 세미나 당일인지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이같은 박 모 씨의 답변에 당황한 정 교수는 "그날 우리 집에 와서 인권 관련 책도 빌려갔다. 한번만 더 기억해 달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1심 재판부, "영상 속 여학생을 조 씨로 인정하기 어려워"
조 전 장관은 2013년 6월 딸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할 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등을 허위로 발급·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 측은 딸 조 씨가 2009년 5월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하는 등 제대로 된 인턴활동을 마쳐 확인서를 발급받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 교수 1심 재판부는 영상 속 여학생을 조 씨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서울대 세미나 활동을 비롯한 조 씨의 모든 경력을 허위로 봤다.
조 전 장관 등의 재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에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