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번복 파문’. ..부산시교육청 특별감사 돌입

부산시교육청 ...언론보도 후, 늑장 대응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유족 보상 문제엔 함구

'닮은꼴 행정', 서울시교육청..."반년 새 두 번이나 합격자 번복"

특성화고 학생이 부산시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탈락한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시교육청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사진 연합뉴스
특성화고 학생이 부산시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탈락한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시교육청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사진 연합뉴스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부산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이 지난 26일 지방공무원 시험에서 탈락한 응시생 전원에게 ‘합격 축하’ 메시지를 띄우는 행정상 실수를 범했지만 사건 발생 3일을 넘긴 29일 늑장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응시생 중 한명인 특성화고 재학생(고3) A 군은 특성화고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시설직(건축)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26일 오전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A군은 앞서 부산시교육청 홈페이지 합격자 명단 공지에서 자신의 수험번호는 누락돼 불합격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망연자실한 심경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후 시험 결과 및 성적을 발표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NEIS)에 접속한 A군은 부산시교육청 측의 전산오류로 밝혀진 '최종합격 축하합니다'는 문구를 받았다. 

이 같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부산시교육청을 직접 방문한 A군은 결국 최종 불합격 통지를 받았고, 귀가한 후 이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A군은 부산시교육청의 '최종합격' 전산오류 문구를 사실로 착각하고, 최종 합격 안내 문구가 적힌 화면을 캡처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합격 사실을 전달했다. 

유족들은 28일 새벽 부산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시험에서 탈락한 A군에게 '합격 축하' 메시지를 띄워 오락가락 희망고문을 한 부산시교육청의 행정 실수가 이 같은 극단적 상황을 초래했다며 강한 울분을 토했다.


김석준 교육감, "뒤늦은 공식사과" 보상은 나몰라


부산시교육청은 사건 발생 이후 어떤 공식입장도 내지 않다가,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여론이 악화되자, 사건 발생 3일 만인 29일 늑장 자체 감사에 들어갔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특별감사로 해당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관련자를 문책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피해자 유족에 대한 보상에는 입을 닫았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이날 “지방공무원 최종합격자 발표과정에서 개인성적 열람사이트 운용에 오류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귀한 자녀를 잃은 부모님과 유족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또 “철저한 원인 규명과 관련자 엄중 문책은 물론 제도개선책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닮은꼴 행정..."서울시교육청, 반년간 두 번이나 같은 행정 실수 반복해"


시교육청의 합격 통보 번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행정상 실수로 이처럼 엇갈리고 번복되는 황당한 사례는 이미 앞서 두어 차례 발생했던 터였다.

이달 14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9급 1차 필기 공무원 시험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결시자 답안 처리 실수로 합격·불합격자 총 56명을 뒤바꿔 공고하는 물의를 일으켰다.

서울시교육청은 이튿날 당초 합격이라고 발표한 20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불합격 처리한 27명을 추가 합격 처리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56명 수험생 모두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서울 공립 중등교사 체육과 임용시험 1차 필기시험에서, 자가격리 응시자 결시 처리 문제로 9명의 합격과 불합격을 뒤바꿔 발표했다. 최근 반년 새 두 번이나 같은 행정 실수를 반복하자 시교육청의 공직기강이 해이론으로까지 번지며, 이는 급기야 교육감 책임론으로 확대됐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역시 이들 피해 수험생에 대한 구제나 보상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합격자 번복 사태에 대해서만 하급 실무자에게 책임을 물어 인사발령 불이익 조치를 내렸으며, 간부급 직원은 서면 경고 선에서 사태를 정리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합격 통보 번복 사고 책임자에 관해서는 문책 조차 회피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