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영의 세계 속 이야기_in 네팔④] (4) 죽음의 문턱에서
[장도영의 세계 속 이야기_in 네팔④] (4) 죽음의 문턱에서
  • 장도영 기자
  • 승인 2021.08.1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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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것만 같은 우리의 현 상황들, “갇혀있는 기분을 느껴 많이 답답해요”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처럼 들리곤 한다. 그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세계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때로 우린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해외를 동경하기도 하는데 아마 반복되는 하루들에 지쳐 더욱 그런 생각이 크게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세계 속 이야기’라는 주제로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 장도영 기자로부터 여행을 통한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2015.02. 등반 초반 롯지(산장)에서 만난 독일인 친구와 두클라(4620m)에서 다시 만나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장도영)
2015.02. 등반 초반 롯지(산장)에서 만난 독일인 친구와 두클라(4620m)에서 다시 만나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장도영)

히말라야를 다녀온 후 주위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은 “고산지대에서 어땠어? 안 아팠어?”라는 것. 솔직히 말하자면 괜찮지 않았고 높이 올라갈수록 머리가 점점 더 쪼여오는 고통을 느끼고 숨을 쉬는 것이 쉽지 않아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아니 그저 버텨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등반 초반 처음 방문했던 롯지(산장)에서 독일인 친구를 만났었다. 일행은 따로 없었고 혼자서 왔는데 자꾸만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찍고 있길래 물었다.

‘저기 그렇게 많이 찍으면 좀 피곤하지 않아?’

“피곤하긴 한데 그래도 아버지에게 보여드릴 생각뿐이라 기쁜 마음이 더 크게 들어”

듣고 나서 무슨 소리지? 싶었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원래는 아버지와 함께 이곳에 방문하기로 계획이 잡혀있었는데 갑자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 외부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기가 대신 꼭 등반에 성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달해 힘을 드리고 싶다고..

‘나는 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너무 나만 신경 쓰고 살아오지 않았었나 반성을 하게 됐다.

서로 계획이 달라 다음날 인사를 하고 각자의 갈 길을 갔었는데 며칠 지나고 그 친구를 두클라(4620m)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것. 사실 일정이 다르면 마주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너무 신기했고 반가웠다.

이미 정상을 찍고 온 친구는 정말 쉽지 않다며, 올라가면서 고비가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아 등반을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절대 포기하지마 친구들”이란 메시지가 강렬하게 마음속으로 와닿았다.

여행을 하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외국인이더라도 ‘사람냄새’가 나는 친구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나도 그들에게 ‘그런 사람일까?’

좋은 에너지를 받은 만큼 우리 셋은 다시 힘차게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다.

 

2015.02. 등반 도중 고산병과 저체온증 증세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모습. 정말 아팠다. (사진=장도영)
2015.02. 등반 도중 고산병과 저체온증 증세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모습. 정말 아팠다. (사진=장도영)

고산병 그리고 저체온증 


3000m까지는 숨을 쉬는 게 조금 벅차고 머리가 쪼이는 것을 제외하곤 컨디션이 괜찮았다. 걱정했던 것보다 크게 아픈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고난 후에 마음이 해이해져 관리를 소홀히 했다.

그게 화근이었던 건지 4000m를 넘어서고 나서부터 고산병과 저체온증 증세가 시작됐다. 코플 푸는 과정에서 코피가 팍 터졌는데 평소 같으면 금방 멈출 것이 몇십 분이 지나도 계속 흘렀다.

그때부터 ‘아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때까지의 불편감과는 차원이 다른 고통이 나를 힘들게 했다. 머리는 터질 것 같이 아팠고 몸은 얼마나 껴입고 핫팩을 갖다 대더라도 살을 뚫고 들어오는 추위가 느껴진다고 말해야 할까.

상태가 안 좋아진 날 급하게 일정을 마무리하고 길루(가이드)와 빠상(포터), 누나들이 나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나를 돌봐줬다. 자신들도 많이 지치고 힘든 상태일 텐데 내가 내 몸을 관리 못해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많이 미안했다.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계속됐고 가만히 누워있는데도 숨을 쉬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오래된 베테랑 가이드의 말로는 이럴 경우 헬기를 불러 급하게 하산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생각해보라고 했다. 당시 한화로 2백만 원이 든다고 했다. “돈보다는 사람을 먼저 살리고 봐야지”라는 그 가이드의 말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다.

 

2015.02. 하산하는 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과 그 지점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설산. (사진=장도영)
2015.02. 하산하는 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과 그 지점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설산. (사진=장도영)

결국은 하산 


다음날 아침까지 상태가 호전이 되질 않자 길루와 빠상 그리고 누나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더니 일단 하루 정도는 하산을 해보고 상태가 괜찮아지면 다시 올라오고 아니면 아예 나는 등반 시작점으로 가서 대기를 하는 식으로 얘기가 됐다.

“히말라야는 선택받은 자만이 오를 수 있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 정말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쉽지만 포기를 하는 것이 맞다. 욕심을 부리다가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으니.

전화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에 내가 내려가서 하루 쉬고 다음날 오후까지 약속 장소로 오지 않으면 누나들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생각하지 않고 등반을 이어간다고 결정했다. 더 딜레이가 되면 누나들조차 아플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에.

결국은 당일 식량과 짐 그리고 돈을 나누고 아픈 사람이 혼자 하산하는 것은 위험하니 난 빠상과 함께 아래로 누나들은 길루와 함께 위로 서로의 길을 걸어갔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누나들에게 미안한 마음, 왜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에 대한 후회, 정말 이대로 끝인 것일까?,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다짐’까지.

내려가면서 설산을 지그시 바라봤다. 몸이 너무 아픈데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아.. 정말 이대로 포기하고 싶진 않은데’

여행과 관련된 사진, 영상이 궁금하다면』 ▶Instagram: @_dywhy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ehdud13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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