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것만 같은 우리의 현 상황들, “갇혀있는 기분을 느껴 많이 답답해요”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처럼 들리곤 한다. 그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세계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때로 우린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해외를 동경하기도 하는데 아마 반복되는 하루들에 지쳐 더욱 그런 생각이 크게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세계 속 이야기’라는 주제로 해외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 장도영 기자로부터 여행을 통한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2015.02. 카트만두에 도착하고 바라본 경비행기와 하늘(위) 그리고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매연(아래). 공기가 정말로 안 좋다. (사진=장도영)
2015.02. 카트만두에 도착하고 바라본 경비행기와 하늘(위) 그리고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매연(아래). 공기가 정말로 안 좋다. (사진=장도영)

카트만두로 향하는 경비행기 안에서 이제 더 이상 힘든 일정은 없다는 사실 때문인지 그동안의 긴장이 다 풀려 시끄러움 속에서도 숙면을 취했다. 탑승객들이 움직이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이미 공항에 도착해있었다.

히말라야는 산소가 부족하긴 했어도 공기가 맑았다면 카트만두는 먼지로 뒤덮인 곳인 것처럼 탁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불편한 게 있었는데 바로 사람보다 차가 먼저인 환경.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계란 말인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무질서 그 자체였다. 한눈파는 순간 차에 치이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했다.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해 짐을 먼저 풀었다. 참고로 산에 있을 때는 양치를 제외하곤 씻지 못하기 때문(물이 닿는 순간 고산병과 저체온증이 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물티슈로만 찝찝한 기분을 없앴다.

그래서 씻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드디어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따듯한 물을 틀고 등반으로 인해 쌓인 피로를 싹 비워내듯 온몸을 구석구석 닦아내는데 한국에 있을 땐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사함’이란 감정을 느꼈다. 이래서 어려운 것을 체험해봐야 자신이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이 나온 것일까.

평범한 일상 속에선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2015.02. 씻은 후 잠을 푹 자고 밖(왼쪽)으로 나갔다. 그동안 굶주렸던 한식(오른쪽)을 먹기 위해서. (사진=장도영)
2015.02. 씻은 후 잠을 푹 자고 밖(왼쪽)으로 나갔다. 그동안 굶주렸던 한식(오른쪽)을 먹기 위해서. (사진=장도영)

네팔에서의 힐링


샤워를 한 후 개운함, 충분한 산소, 편안한 침대까지 잠을 푹 자기에 완벽한 준비가 됐다고나 할까. 그대로 3시간 정도 잠을 잤다. 얼마 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뜬 것인지.. 에너지가 다시 되돌아온 것만 같았다.

우리는 등반을 하면서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기 때문에 곧바로 한식당으로 향했다. 카트만두에는 의외로 한식당이 많아 골라서 먹는 재미가 있다. 배가 너무 고픈 상태라 후기는 제대로 보지 않고 숙소 근처에 있는 곳으로 갔다.

불고기와 제육볶음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밑반찬까지 나오는 걸 보고 ‘한국이랑 큰 차이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퀄리티가 훌륭했다. 따듯함 밥에 고기와 반찬을 올려서 먹고 찌개를 한입 입에 넣는데 그동안 스트레스 받았던 게 한 번에 없어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너무 좋았다.

밥을 먹으니 해가 저물어 멀리 돌아다니진 못했고 시내 주변을 걸었다. 상점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었고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조용해졌다. 그러곤 가만히 앉아 현지인들의 밤을 멍하니 지켜봤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은 참 환경이 좋은 나라였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들의 삶을 평가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살아가는 곳에 대한 감사함을 가져야겠다는 다짐 정도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2015.02. 숙소 옥상에서 바라본 카트만두의 흔한 풍경(위)과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스와암부나트(아래)의 동전을 던지고 기도하는 장소. (사진=장도영)
2015.02. 숙소 옥상에서 바라본 카트만두의 흔한 풍경(위)과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스와암부나트(아래)의 동전을 던지고 기도하는 장소. (사진=장도영)

라스트 카트만두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남았던 날, 이날은 함께 돌아다니지 않고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나는 먼저 일찍 일어나 숙소 옥상에 올라가 아침 풍경을 바라봤다. 공기는 역시 좋지 않았고 허름한 집들이 모여있었지만 햇빛이 비쳐주는 모습이 나름 운치 있었다.

조식을 간단히 먹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마지막 날인 만큼 큰 목적을 두지 말고 발길이 닿는 대로 가보자’ 생각했다. 가끔은 우연히 만난 곳들이 더 좋게 와닿을 때가 있으니 위험하지 않은 곳이라면 한 번쯤은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염없이 계속 걷고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보였다. 계단이 엄청 많았고 모두 위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이름은 ‘스와암부나트’ 네팔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자 불교 사원이었다.

나름 체력이 좋았던 나도 땀을 흘리면서 힘들게 올라갈 정도로 경사도 높고 계단이 끝이 없다고나 할까. 올라가면서 원숭이가 보였는데 정상에 도착하니 그 수가 셀 수 없이 많았다. ‘원숭이 사원’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간혹 손에든 물건을 가져가거나 공격하는 사나운 애들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서 천천히 감상하는데 이제 떠난다고 생각하니 처음 네팔에 와서 지금까지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번 여행을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원하는 것을 이뤘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것들이 참 많았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그때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들도 물론 좋지만 해외에서의 도전을 추진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자고.

내 모든 여행을 통틀어 시발점은 바로 당시 했던 ‘생각과 다짐’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때론 낯선 곳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주는 좋은 영향이 있으니 자신만의 스타일에 따라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다 보면 분명 자신도 모르는 ‘나’를 발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묘미이지 않을까?

 

2015.02.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카트만두의 ‘작은 별’ 술집(위). 안주가 맛있었고 일하는 직원들(아래)의 해맑은 웃음이 보기 좋았다. (사진=장도영)
2015.02.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카트만두의 ‘작은 별’ 술집(위). 안주가 맛있었고 일하는 직원들(아래)의 해맑은 웃음이 보기 좋았다. (사진=장도영)

『여행과 관련된 사진, 영상이 궁금하다면』 ▶Instagram: @_dywhy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
장도영 기자, 장도영은 기자이자 작가로서 현재까지 저서 ‘나도 몰랐어, 내가 해낼 줄(2020), 평범한 일상, 그리고 따듯함(2021)’ 총 2권의 책을 출간했다. 과거 10년 동안 현역 배구선수로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다’라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픈 소망을 가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