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황그린 기자]

 溶 媒
*녹을 용(水-13, 2급) 
*맺어줄 매(女-12, 3급)

 

‘어떤 액체에 물질을 녹여서 용액을 만들 때 그 액체를 가리킴’이라 정의하는 화학 용어 ‘용매’의 뜻을 확실하게 알자면, ‘溶媒’라 쓴 다음에 그 속뜻을 헤쳐봐야 한다. 한자를 잘 알면 화학 과목 공부도 잘 할 수 있다. 

자는 ‘물이 질펀하다’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容(얼굴 용)은 발음요소다. 후에 ‘녹이다’(melt)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자는 ‘중매인’(a matchmaker)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여자 여’(女)가 의미요소로 쓰인 것은 왜일까? 예나 지금이나 여자가 중매를 많이 섰기 때문인 듯. 某(아무 모)가 발음요소였음은 煤(그을음 매)도 마찬가지다. 후에 ‘맺어주다’(act as a broker)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溶媒는 ‘녹여서[溶] 맺어줌[媒]’이 속뜻이다. 화학에서는 용매가, 인생에서는 중매가 중요하다.

 

그런데 
“마음이 서로 다르면

중매가 어렵고, 
 정이 깊지 않으면

쉽게 끊어진다.”
 心不同兮媒勞, 
 恩不甚兮輕絶 
  - ‘楚辭’․九歌․湘君.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