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감 경험 못 한 친구들 많아"…경남교육청, 회복 지원사업 공모 나서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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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지금은 다같이 모여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잖아요. 오히려 학교가 아이들 단체활동이나 공동체 생활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죠."

지난달부터 전면등교를 시작한 경남 통영 한 중학교 교사는 코로나19로 바뀐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곳은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업시간은 물론이고 쉬는시간에도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꼼꼼히 점검한다.

방역 도우미와 교사들은 쉬는시간에도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는지, 3∼4명 이상 뭉쳐서 놀지는 않는지 등을 살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체육대회나 축제 같은 오프라인 행사는 꿈도 못 꾸는 처지가 됐다.

해당 교사는 "하교하고 난 뒤에는 애들끼리 뭉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긴 하겠지만 학교에서는 그런 기회가 줄었다"며 "지금은 애들이 같은 공간에 조금이라도 뭉쳐 있는다 싶으면 (감염 우려 탓에) 떨어지라고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식시간에도 애들이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해야 하는데, 지금은 떨어져서 앉는데다 대화도 사실상 못하게 막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해와 올해 1학기 전면 원격수업 또는 3분의 1·2 등교를 하다가 지난달부터 전면등교를 하는 김해 한 중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학교 교사는 "지금 3학년은 그래도 1학년 때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과 더불어 지냈지만, 1·2학년들은 그렇지 않다"며 "코로나19로 접촉 자체가 불가하니까 교류 시간이 줄었고, 서로 마주하면서, 눈빛을 마주치면서 느끼는 친밀감 같은 감정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친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사회성이 많이 결여돼 있다고 느낀다"며 "학급 안에서 관계성을 회복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당국도 이런 현실을 고려해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차단된 학생들의 관계와 사회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경남도교육청은 교육부가 내려보낸 교육회복 특별교부금 사업비를 활용해 학생들의 사회성 결손 회복을 돕는 공모 사업을 실시한다.

일선 학교들은 학급 단체 사진 공모전, 롤링 페이퍼 쓰기, 반 친구들과 함께 비누를 만들고 선물하기 등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해당 사업에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학생 간 관계성을 회복해나갈 수 있는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1일 "학교 안에서 엄격한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한다면 아이들의 사회성이나 정신건강 관련 문제들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단계적 일상 회복(워드 코로나)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 학교에서도 순차적으로 사회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