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시 모집...특성학과•보건계열 쏠림 지원 뚜렷 •청년들, 취업과 직결된 학과 선망한다는 반증

'인서울' 대부분 전문대 수시1차 경쟁률 7.1대1로 하락

지역별•학과별 경쟁률 큰 편차..."학령인구 급감과 맞물려 공급이 넉넉해진 4년제 선호한 탓"

전통 및 이색적...지방 전문 신설학과들, 전문대 전체 수시 경쟁률 상승에 기여•재취업 노린 만학도·성인 재직자도 늘어

전문대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사진=연합
전문대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사진=연합

[에듀인뉴스=황윤서 기자]

올해 수시 모집에서도 특성학과 및 보건계열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역별,학과별 전문대 정원 미달•쏠림 현상이 동시 나타나는 등 빈부(貧富)차도 극심했다.

7일 진학사가 발표한 지난 4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2022학년도 전국 대입 수시 1차  신입생 모집 원서접수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문대의 수시 경쟁률은 고3 학령인구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소폭 하락한 모양새를 보였지만 4년제 대학의 경우  전년보다 수시 지원 경쟁률이 상승했다.

서울지역 수시 1차 모집인원이 가장 증가한 전문대는 한양여대다. 전년도 849명보다 456명 증가한 1305명을 선발하면서 11.7대 1에서 7.5대 1로 경쟁률이 떨어졌다. 선발인원 증가폭이 큰 삼육보건대, 배화여대, 명지전문대 등도 경쟁률이 소폭 하락했다. 

반면, 동양미래대는 경쟁률 상승폭이 비교적 커 숨통을 텄다. 수시 1차 경쟁율은 5.3대 1에서 6.0대 1, 인덕대는 5.5대 1에서 6.0대 1로 소폭 상승했다. 또, 이 대학은 지난해 입시결과가 낮게 형성됐던 반도체전자공학과, 호텔관광학과 등의 경쟁률 오름 폭이 두드러졌다. 

인덕대 역시 특성화고 특별전형의 경쟁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일반고 특별전형 지원인원이 늘어나 5.5대 1에서 6.0대 1로 수시 1차 전체 경쟁률이 소폭 올랐다.

이처럼 같은 서울지역 전문대 계열이지만, 인덕대 및 동양미래대를 제외한 다수 전문대학의 경쟁률은 전년보다 훨씬 떨어짐에 따라 서울시 전문대학가는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선 서울지역 전문대 경쟁률 감소 현상이 학령인구 절벽에 따른 학생 수급 불안정성을 해결하고자 각 전문대가 수시 1차 모집인원을 동시에 늘린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교육 입시 관계자는 경쟁률 하락의 주요 원인을 "모집인원 증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20학년도 서울지역 전문대 수시 1차 모집 선발인원(정원내)은 6019명이었지만, 2021학년도 7202명으로 소폭 증가, 2022학년도에는 8609명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충북지역 전문대도 사정은 같았다. 359명을 모집한 충북도립대에 722명이 지원해 2.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전년(3.8대 1)보다 1.6대 1이 낮아진 수치다. 강동대도 평균 2.41대 1로 전년(4.4대 1)보다 1.99대 1이 하락했고, 충북보건과학대는 3.67대 1을 기록했으나 전년(4.49대 1)에 미치지 못했다.충청대(전년 3.43대 1)와 대원대(4.2대 1) 역시 평균 경쟁률이 전년보다 낮아진 3.04대 1과 3.54대 1로 집계됐다.

강원도 전문대 역시 전년 대비 하락하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같은 시기 강원지역 전문대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 마감 결과 도내 전문대 8곳의 평균 경쟁률(정원 내)은 2.66대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04대1보다 낮은 수치로, 충원모집 기간 빠져나가는 인원을 고려해 모집인원 대비 4배수가 지원해야 충원이 무난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원 미달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강원도 전문대 관계자 A씨는, 8일 에듀인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 전문대에 응시할 것으로 예상됐던 수험생 상당수가 4년제 대학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A 관계자는 "사실상 이번 수시모집 결과는 폭망"이라며, "도내 8곳 평균 전년 대비 하락해 1,623명 줄어들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학령인구 급감과 맞물려 공급이 넉넉해진 수도권 4년제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에 이런 (수시모집 인원 미달)사태가 벌어진 게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전문대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사진=연합
전문대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사진=연합

지방 전문대,신설 전문 실용학과들 덕에...치열한 각축전 펼쳐지기도


대구지역 전문대는 상황이 달랐다. 대구지역 유아교육과 특성화고 교과전형의 경우 2명 모집에 104명이 지원해 52대1의 최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보건계열인 간호학과 특성화고 교과전형의 경우 50대1, 간호학과 면접전형은 47.7대1 순으로 역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졌다.

특히, 최근 베이커리•카페산업 등 새로운 소비문화를 주도하며 각광받고 있는 신설 실용학과들은 완만한 경쟁률을 보이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구 영진전문대는 조리제과제빵과 특성화고 교과전형은 15.3대1, 펫케어과 특성화고 교과전형은11대1, 만화애니메이션과 일반고 교과전형은 8.7대1, 뷰티융합과 대학자체전형은 8.5대1의 높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대구보건대는 1894명 모집에 1만2576명이 지원해 평균 6.6대 1로 지난해 6.2대 1 보다 소폭 반등했다. 학과별로는 특성화고 전형에서 물리치료과 주간이 66대 1, 방사선과 주간 19.5대 1, 작업치료과 19대 1, 보건행정과 16대 1, 유아교육과 16대 1, 임상병리과 주간 15대 1의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대학 주요 관계자는 "기존과 같이 강세를 보인 유아교육과 및 보건계열인 간호학과, 물리치료과, 방사선과 치위생과 등과 뷰티코디네이션과, 반려동물보건관리과 등 직업군이 확실한 학과에 지원자가 쏠렸다"면서도 "학과별 지원율 편차 현상이 심화됐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관계자는 "최근 절벽현상을 보인 청년일자리 등 사회적 문제가 반영된 결과"라며 "취업이 잘 되는 즉, 취업과 직결된 학과를 선망하는 추세의 반증"이라고 이같이 언급했다.

부산 동의과학대학교. 사진=연합
부산 동의과학대학교. 사진=연합

전통 및 이색적 지방 신설학과들...전문대 전체 수시 경쟁률 끌어올려


전문 대학별로 최근 대거 유입된 이색•신설학과들은 전문대 전체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지역 전문대학은 보건 계열을 비롯한 신설 취업 유망학과가 여전히 강세를 이뤘다.

경남정보대학교는 부산지역 전문대학 중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1천924명 모집에 1만6천8명이 지원해 8.3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과는 물리치료과로, 특성화고 특별전형 6명 모집에 664명이 지원해 110.7 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성화고 특별전형에서 치위생과(65 대 1), 간호학과(63.4 대 1), 임상병리과(54.7 대 1), 작업치료과(20.9 대 1) 등도 경쟁률이 높았다. 공학계열 특성화고 특별전형에서는 전기과(13.7 대 1), 인테리어디자인과(12.0 대 1), 전자과(11.3 대 1)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신설학과인 반도체과와 반려동물케어과도 각각 8.7 대 1, 10.4 대 1을 기록했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사진 =연합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사진 =연합

부산과학기술대는 995명 모집에 5천707명(정원 내)이 지원해 5.74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치위생과 특성화고 전형이 6명 모집에 136명이 지원해 22.7 대 1 경쟁률을 보였고, 간호학과 특성화고 전형이 19명 모집에 303명이 지원해 15.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화학공학과 특성화고 전형(28.5 대 1), 경찰경호과 특성화고 전형(27.7 대 1), 기계과 일반고 전형(22.0 대 1), 재활운동건강과 특성화고 전형(22.0 대 1), 호텔조리제과제빵과 일반고 전형(19.3 대 1), 사회복지과 특성화고 전형(18.2 대 1), 전기공학과 특성화고 전형(18.4 대 1), 드론공간정보과 특성화고 전형(18.0 대 1) 등 4차 산업혁명•100세 시대 관련 학과도 약진했다.

동의과학대는 1천497명(정원 내) 모집에 1만2천88명이 지원해 8.07 대 1 경쟁률을 보여 지난해 6.21 대 1 보다 경쟁률이 상승했다. 최고 경쟁률은 물리치료과 특성화고 전형으로 3명 모집에 470명이 지원해 156.7 대 1을 기록했다. 간호학과 일반고 전형은 85명 모집에 1천691명이 지원해 19.9 대 1 경쟁률을 보였고, 방사선과 특성화고 전형이 10명 모집에 298명이 지원해 29.8 대 1로 집계됐다.

계명문화대 2021학년도 수시 1차 면접 모습. 사진=연합
계명문화대 2021학년도 수시 1차 면접 모습. 사진=연합

대구지역 전문대의 경우,  대구보건대는 전체 1894명 모집에 1만2576명이 지원해 6.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학과별로는 정원 내 특성화고 전형에서 물리치료과 주간이 66대1, 방사선과 주간 19.5대1, 작업치료과 19대1, 보건행정과 16대1, 유아교육과 16대1, 임상병리과 주간 15대1의 경쟁률을 각각 나타냈다. 일반고 전형에서는 간호학과가 1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원 외 대학졸업자 전형에서는 물리치료과 야간이 40대1, 주간 29대1, 간호학과 11.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아울러, 대구지역 전문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학력유턴 현상도 계속됐다. 취업을 목적으로 대구지역 전문대 해당학과 재입학을 희망하는 대졸이상 학력자가 849명이나 몰린 것이다. 만학도·성인재직자전형에서는 간호학과가 37.3대1, 물리치료과 야간 24대1, 농어촌전형에 치위생과 14대1, 임상병리과 10대1의 경쟁률을 각각 나타냈다.

영진전문대는 조리제과제빵과 특성화고 교과전형 15.3대 1, 펫케어과 특성화고 교과전형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영남이공대의 경우 반려동물케어과 9.4대 1, 패션라이브커머스과 7.71대 1, 노인요양시설창업과 7.47대 1 등이었다.

계명문화대학교는 경쟁율이 지난해 보다 상승했다. 전체 1825명 모집에 7213명이 지원해 3.9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7대1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간호학과로 정원내 92명 모집에 1640명이 지원해 17.8대1의 경쟁률을 경신했다.

전문대 수시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사진=연합
전문대 수시 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사진=연합

대구지역 한 전문대 교수는 "꾸준한 인기를 끌어 온 간호학과와 물리치료과, 치위생과, 방사선과 등의 보건계열 및 유아교육과, 뷰티코디네이션과, 반려동물보건관리과 등 직업군이 확실한 학과에 지원자가 몰리는 등 학과별 지원자 편차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이는 청년일자리 등을 고려한 사회적 문제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대 수시모집은 1차와 2차로 각각 나눠 진행한다. 수시 1차는 지난 4일 원서접수를 마감했으며, 수시 2차는 11월8일부터 22일까지 원서를 접수 받는다. 총 6회로 지원횟수가 제한되는 4년제 일반대와 달리 전문대 수시모집은 횟수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