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황그린 기자] 

問 喪
*물을 문(口-11, 7급)
*죽을 상(口-12, 3급)

‘효중은 그동안에도 네댓 사람의 문상을 받은 후 곧 몸을 돌려 빈소로 차려진 안방으로 들어갔다’(홍성원의 ‘육이오’)의 ‘문상’은? ➊文祥, ➋文象, ➌聞喪, ➍問喪. 답은 ➍번. 오늘은 ‘問喪’에 어떤 의미 힌트가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자. 차근차근 하나하나 찾아내 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자는 ‘묻다’(ask)가 본뜻이니 ‘입 구’(口)가 의미요소이자 부수로 쓰였고, ‘문 문’(門)은 발음요소이기에 의미와는 무관하니 무리하게 뜻과 연관지어 봤자 헛일이다. 

자의 篆書(전:서) 서체는 ‘죽을 망’(亡)과 ‘울 곡’(哭)이 합쳐진 것이었다. 隷書(예:서) 서체에서는 그 자형이 크게 달라져 의미 연관성을 알기 어렵게 됐다. ‘죽다’(die)가 본래 의미인데, ‘잃다’(lose)는 뜻으로도 쓰인다. 

問喪(문:상)은 ‘상주(喪主)를 위문(慰問)함’, 또는 그런 위문을 이른다. 이상 설명을 통하여, 한글은 읽기를 잘하게 하고, 한자는 생각을 잘하게 함을 여실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해가 안 되거나 이의가 있으면 jeonkj@skku.edu로 보내 주시기 바란다(좋은 의견에 대해서 후사하겠음).

아무튼, 죽은 후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자면 피땀으로 덕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살아서 영광 있고 죽어서 애달프니, 
 몸은 가고 없어도 명성이 남았도다.”
 生榮死哀, 
 身沒名顯  
 - 王勃
  (650-676. 27세에 溺死)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