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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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장도영 기자] 

"미안하다 못난 부모들이라서, 너희들이 사는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지 못해서….'(현장실습생 故 김동준 엄마 강석경)

현장실습에 나갔던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반복되는 비극 앞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2017년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숨진 이민호 군, 회사에서 직원에게 폭행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장 실습생 고(故) 김동준(당시 18세) 군의 부모 등 특성화고 현장실습 피해자 가족 모임이 20일 오후 여수시청 앞에 마련된 故 홍정운 군의 추모 헌화소를 방문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홍 군의 부모를 만나 위로했다.

이민호 군의 아버지 이상영 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너무 힘들었다"며 "교육부와 노동부를 쫓아다니며 현장실습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는데 4년 전과 똑같다"고 한탄했다.

이씨를 비롯한 피해자 가족들은 추모 헌화소 앞에서 입장문을 내어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50년 넘은 산업화 시대의 유물인 저임금 노동력 착취, 취업을 미끼로 한 죽음의 현장실습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실습 폐지는 안 된다'는 입장에 대해 유가족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가족모임은 이어 "학교, 교육청, 교육부는 학생들이 행복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부는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공정한 취업 기회를 줘야 한다"며 "직업계고 학생들이 위험한 현장실습 대신에 학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고, 정부가 인증한 안전한 일자리에서 일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가족모임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과 취업 적합 업체 인증 도입 등 '전국 동시 고졸 취업 기간 설정 직업계고 정상화 방안'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여수의 한 특성화고 3학년이던 홍정운 군은 지난 6일 현장실습을 나간 요트에서 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 물에 빠져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