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국중길 기자]  

急  速
*급할 급(心-9, 6급) 
*빠를 속(辶-11, 6급)

‘선거 관계 재판은 급속을 요한다’의 ‘급속’이란 한글 표기 한자어는 수박 같다. 겉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표의문자로 ‘急速’이라 써서 속을 파헤쳐 봐야 그 뜻이 손에 잡힐 듯 명확해진다.

急자가 원래는 ‘及 + 心’의 구조였는데, 약 2000년 전에 지금의 모양으로 변화되어 본래의 구조를 알기 힘들게 됐다. 급할 때는 마음부터 두근거리기 때문인지 ‘마음 심’(心)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나머지 즉 及(미칠 급)은 발음요소다. ‘급하다’(impatient) ‘급히’(immediately) 등으로도 쓰인다. 

速자는 길을 가는 것이 ‘빠름’(quick)을 뜻하는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束(묶을 속)은 발음요소다. ‘빨리’(quickly)라는 부사적 의미로도 많이 쓰인다. 

急速은 ‘몹시 급(急)하고 빠름[速]’을 이른다. 이렇듯 낱낱 한자의 뜻을 알면 낱말 뜻은 식은 죽 먹기요, 땅 짚고 헤엄치기다. 그런데 세월의 급속함은 찬탄하기보다 한탄하는 이가 많았다. 일찍이 도연명이 지은 ‘음주’(飮酒)란 제목의 시 세 수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남은 삶이 이제 얼마나 되랴, 
 번개인 듯 번쩍 흘러가겠구나!”
 一生復能幾,일생부능기 

倏如流電驚.숙여류전경
  - 陶淵明(365-427).

 

● 글쓴이: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