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고교진학전략 '마이스터고등학교'

<서울로봇고 실습실에서 실습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제공=서울로봇고>

장병철 서울로봇고등학교 교사

마이스터고등학교의 공식 명칭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90조 제1항 제10호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정의되어 있다. 마이스터고는 ‘전문적인 직업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이다.

유망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분석에 기초하여 유망 분야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산업수요 조사를 통한 영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는 특수목적고등학교이다.

마이스터고는 최고의 기술 중심 교육으로 예비 마이스터를 양성하는 학교로서 졸업 후 관련 분야 우수 기업 취업, 직장 생활과 병행 가능한 대학교육 기회 제공 및 직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선취업 후진학 기회제공을 특징으로 한다. 더불어 남학생의 경우 관련분야 경험과 기술을 살린 군복무 기회도 제공한다.

마이스터고의 특징

마이스터고의 일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이스터고는 교장공모제를 통하여 교육전문가, 현장 전문 기술인, 전문 경영인 등을 학교장으로 모시어 학교장의 책임 있는 학교운영을 지향한다.

둘째, 현장 마이스터를 교원으로 모시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운영을 통해 산업수요 맞춤형 실습 교육을 실행한다.

셋째, 다양한 해외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해외취업이 가능하도록 현지 외국인 교사 등을 초빙하여 실무 외국어교육을 제공한다.

넷째, 특수목적고등학교답게 학생중심 수업의 실현과 교사와 학생간의 원활한 상호 작용을 위해 1학급당 학생 인원을 20명으로 구성하며, 실습시간에는 업무에 맞는 시설·기자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마이스터고는 우수한 역량을 갖춘 마이스터의 교육을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교육활동 지원을 한다.

첫째, 마이스터고 입학생들은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가 면제되며, 우수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별도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둘째, 대부분의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학교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전국단위의 모집을 실시하며, 학생들의 집중식 교육을 위해 기숙사를 제공한다.

셋째, 해외 직업전문학교 연수,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세계화 사업 등과 연계하여 학생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넷째, 마이스터고 학생의 성장 경로인 ‘Career Path’를 구축·지원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마이스
터고에 입학하여 졸업할 때까지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마이스터 인증제’를 통해 우수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역량을 길어 준다.

다섯째, 마이스터고 마다 각각의 지정분야에 맞는 기업체와의 MOU를 체결하고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현장맞춤형 마이스터를 육성한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취업이 확정된 학생은 최대 4년간 입영을 연기할 수있고, 군 복무 시 특기분야에 근무할 수 있다. 또한 서울로봇고, 동아마이스터고와 같이 군과 협약을 맺은 마이스터 고등학교에서 군 특성화 과정을 이수할 시 전문 부사관으로 군복무를 하며 자신의 전문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서 3년 이상 근무 시 취업자 전형을 통해 대학을 진학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계약학과, 사내대학 등 취업 후 직장에 근무하면서 전문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제공된다.

2016년 4월 현재 마이스터고는 전국에 총 47개교가 있다. 각각의 마이스터 고등학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유망분야에 따라 지정분야를 가지고 있다. 지정분야는 기계, 뉴미디어, 전자, 로봇, 항공 등 총 25개 분야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유망 분야를 선정하므로 지역에 따라 조선, 석유 화학이나 말(馬) 산업 같은 특별한 분야도 존재한다. 또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프로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비롯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요즘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마이스터고도 대전과 대구에 지정되어 있다.

<서울로봇고 학생들이 실습실에서 실습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로봇고>

서울로봇고등학교, 전국유일의 로봇분야 마이스터고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한 미래 기대산업인 로봇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으므로 로봇 분야 전국 유일의 마이스터고인 서울로봇고등학교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서울로봇고는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인 로봇산업의 기반을 담당할 기술인 양성을 위해 2012년 마이스터고로 지정되었다. 로봇 분야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해 로봇분야의 마이스터로 육성하는 전국 유일의 로봇분야 마이스터고로서, ‘글로벌 로봇 마이스터 양성’을 학교 교육목표로 삼아 학교는 ‘학생을 중심으로’, ‘교육은 인성을 중심으로’, ‘학습은 로봇을 중심으로’, ‘취업은자격을 근간으로’라는 학교 교육방침을 가지고 덕과 재를 겸비한 로봇인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울로봇고는 다른 특성화고등학교나 마이스터고와 달리 ‘첨단로봇과’라는 단일학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로봇분야가 첨단이면서 동시에 융합분야이므로 분야를 세분화해서는 산업수요에 맞는 융합형 마이스터를 육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장실무에 적합한 지식과 역량을 갖춘 현장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산업체 전문가와 교수를 포함한 연구자, 로봇산업협회 전문가들이 모여 직무를분석해 첨단로봇과 교육과정을 구성하였고, 현재 이 교육과정에 따라 로봇 기술인을 양성하고 있다.

서울로봇고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단일학과 체제를 유지하며 동시에 로봇분야 내에서도 학생의 적성과 흥미를 살려 3학년 때 3개 과정의 전공심화 트랙을 구성하고 있다. 서울로봇고의 교육과정 중 특징적인 것은 ‘단일학과 3코스제’ 이외에도 3학년 교과인 ‘캡스톤 설계’를 들 수 있다. 캡스톤 설계는학생들이 3년 동안 배운 모든 지식을 이용하고 동시에 외부 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업에서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 맞추어 자신만의 로봇을 설계부터 제작까지, 즉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제작하는 교과이다. 주당 단위수가 12~16단위에 이를 만큼 중요하고 비중 있는 교과이다. 이 교과를 통해 학생들은 입학하기 전부터 꿈꿔온 로봇의 구체적인 모습을 직접 구현하여 실력과 자신감 모두를 기르게 된다.

<서울로봇고 학생이 실습실에서 진지하게 실습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로봇고>

마이스터고 성공 진학 가이드

마이스터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취업 후진학을 지향한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결심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 모두 모험을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첫 입학생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47개 마이스터고가 개교하는 동안 입학경쟁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많은 졸업생들이 자신이 꿈꿔온 기업체에 입사하였다.

마이스터고는 전국에 있는 다른 유형의 특수목적고등학교인 과학고, 체고, 예술고와 같이 입시를 진행한다. 전국의 마이스터고는 각 학교 분야와 지역적 특성에 따라 전형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구분되며, 특별전형에는 많은 학교가 지
정분야에 맞는 특기와 적성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마이스터 인재전형’을 실시하고 있고 ‘사회적 배려자에 대한 전형’도 다양하게 실시한다. 일반전형은 특별전형보다 교과성적을 포함한 중학교 학습상황이 좀 더 비중 있게 평가된다.

특별전형이든 일반전형이든 전형구분과 세부 사항에 관계없이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무엇보다도 자신의 원하는 진로와 분야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마이스터고에 입학한다는 것은 졸업 후 바로 원하는 분야에서 기술인으로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많은 마이스터고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마이스터고 전형에서 마이스터 적성 및 소양 검사와 심층면접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마이스터 적성 및 소양검사를 단순한 지식검사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각 마이스터고마다 지정분야에 필요한 내용을 적성 및 소양검사 담아 평가한다.

서울로봇고의 경우에도 로봇분야에서 필요한 적성과 기초 역량을 적성 및 소양검사에서 평가하고 있다. 더불어 심층면접에서도 학생이 해당 분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노력해 왔는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마이스터고는 25개 분야 27개교가 있다. 따라서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려 할 때 단순히 다른 사람의 평가에 따라 ‘어느 학교가 좋다’는 식의 선택은 입학전형과 합격 후 학교 적응에 큰 어려움을 낳을 수 있다. 자신의 관심분야는 자동차인데 단순히 학교가 좋다는 이유로 바이오 공학과 관련 있는 마이스터고로 진학한다면 입학전형을 통과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입학 후 대부분의 전공교과를 학습하는 것도 즐겁지 않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졸업 후 해당 분야의 좋은 직장에 취업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이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적성과 진로 그리고 미래 계획에 대해 충분하고 진지한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선취업 후진학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마이스터고의 설립취지가 영 마이스터의 육성이며 고졸취업의 확대이다. 이 부분이 마이스터고에 입학할때 정량적으로 명확하게 측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를 전형에 활용하는 많은 학교에서 이 부분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영 마이스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많은 재원과 노력이 투입된다. 만일 마이스터고에 입학한 후 전공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의 학교로 바로 진학하겠다거나 취업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마이스터고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본인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졸업 후 바로 자신이 선택한 산업영역에서 영 마이스터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자세와 함께 산업현장에서 일하면서 전문지식과 기술연마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셋째, 인성이 실력이며 가장 중요한 역량이다. 대부분의 마이스터고의 입학요강을 보면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에 관계없이 교과 성적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성실한 학습 노력으로 좋은 교과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한두 과목 잘하지 못하는 것이 있거나 한두 학기 성적이 낮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교과 성적은 전체적으로 반영하는 학교가 대부분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지정 분야와 관련된 교과에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또한 교과 성적은 서열화 되어있는 등수가 아닌 성취 평점을 이용하므로 이점을 잘 고려할 필요도 있겠다.

마이스터고 입학 시 교과 성적과 대등하게 고려하는 것이 인성이다. 물론 인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전형에 반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마이스터고들이 인성의 정량적 평가를 위해 출석과 봉사활동 시간을 성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심층면접에서는 근래 강조되고 있는 NCS식 질문을 통해 학생의 인성과 영 마이스터로서의 자세를 평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성과 자세 부분은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진학지도를 하는 교사와 학부모님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마이스터고는 졸업 후 취업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마이스터고 진학을 위한 인성과 자세부분의 평가는 세부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마이스터고 졸업 후 취업을 하는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전공역량과 더불어 경우에 따라서는 전공역량에 앞서 인성과 자세를 강조하고 이 부분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는다. ‘비인부전 부재승덕(非人不傳 不才勝德)’이라는 말이 있다. 필자가 마이스터고에 근무하면서 취업을 위해만나본 많은 기업체 담당자들은 이 말이 기업체에서 기술인재를 채용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로봇고등학교 전경, 사진제공=서울로봇고>

입학설명회는 5월부터 10월 사이에 3~4회 시행

이 세 가지 점이 마이스터고 진학을 위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외에 추가로 구체적인 것을 언급하자면, 일단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기로 했다면 구체적인 분야를 먼저 정하기를 권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세 요소 중 첫 번째 해당하는 것으로 적성에 맞는 분야 선택을 먼저 해야 좋은 전략을 짤 수 있다. 적성과 흥미에 맞는 분야를 선정했다면 구체적인 학교를 선정하라. 서울로봇고등학교,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등과 같이 분야 내 유일한 마이스터고도 있지만, 기계, 전자, 자동차, 에너지 등의 분야는 다수의 마이스터고가 있으며 대부분의 마이스터고는 전국단위 선발을 하므로 본인 의지에 따라 적성과 흥미에 맞는 마이스터고로 진학할 수 있다.

그리고 각 학교가 실시하는 입학설명회에 반드시 참석하고 여러 번 참석하기를 바란다. 입학설명회에서는 입학요강에 없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학요강에 있는 정보를 설명하는 정도라면 입학요강만 봐도 된다. 통상 입학설명회는 5월부터 10월 사이에 3회 또는 4회 시행된다. 더불어 입학설명회에 참석할시 학교 시설을 꼭 확인하기를 권한다. 많은 학교들이 입학설명회 때 실습시설을 공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서울로봇고의 경우 입학설명회 참석자를 대상으로 전공실습실 투어도 진행했다. 학교에 따라서는 별도로 학교 투어를 신청할수 도 있고 요청하는 경우 소규모로 실습장을 공개하기도 한다. 또한 학교에서 중학교 학생 및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오픈랩 행사를 실시한다. 서울로봇고도 자율 학기나, 특별활동을 통해 학교를 방문한 학생들에게 로봇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끝으로 다양한 매스컴과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를 권고한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해당 학교에서 실시한 다양한 외부활동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학교가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이스터 지원센터 홈페이지(http://www.meister.go.kr/)를 이용하면 전체 마이스터고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는 것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며 쉽지 않은 선택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본인 마음의 소리를 따라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고 적성과 흥미를 살려 즐겁게 노력한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선생님들의 현명한 선택하고 행복한 커리어 패스를 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