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 학생들의 정서발달과 교육 ①영유아
[기획] 한국 학생들의 정서발달과 교육 ①영유아
  • 한치원 기자
  • 승인 2016.08.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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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전남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우리 학생들의 경쟁 중심 교육 현실은 정서 함양을 위한 기회를 박탈해 인격 형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에듀인뉴스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정서발달을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정서발달을 위한 교육담론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편집자 주>  

유아의 건전한 정서발달을 위해 유념해야 할 것들

영유아기는 태내에서부터 만들어진 1,000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 뉴런(neuron)에 신경 교세포(glia)의 지시로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형성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 과정에서 자극을 받으며 강화, 퇴화, 소실되고 구조와 기능이 활성화된다.

감각 운동을 비롯하여 언어와 사고 기능까지 골고루 발달할 수 있도록 유아기의 뇌의 각 방은 불을 골고루 켜주어야 한다. 뇌 발달에는 순서가 있어 감정의 뇌가 활짝 열려야 기억의 뇌도 열리게 된다.

분별력 있는 성인과 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 유아의 건전한 정서발달을 위하여 유념해야할 사항들에 대해 짚어본다.

김영옥 전남대 유아교육과 교수

감정의 뇌 먼저 열려야

높은 곳에 올라가 시내 야경을 내려다본다. 환한 불이 밝혀져 있는 건물들을 유심히 내려다보면 각기 다른 색의 불빛이 각기 다른 밝기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방은 점점 어두워지지만 어떤 부분은 반짝이며 어떤 곳은 더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또 어떤 장소는 컴컴하여 분간되지 않는다. 인간의 뇌가 활성화되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만 3세 이전까지는 뇌의 뇌간, 대뇌변연계, 대뇌피질의 영역 구축과 신경세포 회로가 만들어지고 기본적인 감각과 운동 관련 부위의 발달이 크게 이루어진다. 만 3-6세는 인간성과 도덕성을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되고 만 6세 이후부터 언어기능, 연상 사고 등을 담당하는 측두엽과 두정엽 부위가 주로 발달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아기에는 감각 운동을 비롯하여 언어와 사고 기능까지 골고루 발달할수 있도록 뇌의 각 방은 사각지대 없이 편중되지 않게 불을 골고루 켜주어야한다. 또한 뇌 발달에는 순서가 있어 감정의 뇌가 활짝 열려야 기억의 뇌도 열리게 된다.

긍정적인 자극을 통해 정서를 담당하는 대뇌변연계를 활성화시키고 이와 밀접하게 연결된 고등사고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활성화시켜 기억회로가 확장되고 정보 유통량이 증가하게 되므로 감정의 뇌는 인간 발달의 기본이 되는 전선을 깔아 놓는 것이기도 하다. 유아기 건전한 감정의 발달은 전 생애 발달과 성장에 있어 씨앗과 모종이되는 셈이다.

정서의 수면 아래 건강한 하류 흘러야

유아와 양육자 사이에 형성되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 즉, 애착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생후 6개월경까지 이루어지는 최초의 관계 맺기는 앞으로 그것들이 사랑의 능력을 형성하는 방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생후 1년~2세까지는 먹고 자고 배설하는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며 안정감과 신뢰감을 갖게 된다. 이는 다음 단계의 성격, 자아 형성,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기반이다. 1세 반이 되면 분노, 부끄러움, 공포 등을 짜증으로 표현하고 떼쓰기도 나타난다. ‘싫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제1 반항기이다. 부드럽게 받아주고 조금씩 통제하는 동안 다른 사람의 뜻과 타협하게 된다. 자존감 형성의 중요한 시기이다.

만 3세가 되면 성인에게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정서가 나타나며 질투와 저항심이 절정을 이룬다. ‘Terrible Two, Trouble Three' (무시시한 2세, 문젯거리 3세)는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만 4세는 이러한 감정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의욕적으로 활동한다.

화를 다른 방향으로 해소하는 것을 배우고 도덕성도 발달하기 시작한다. 만 5세는 지적 욕구가 강하고 상상력과 창조력을 적극 동원하게 된다. 이러한 특징들을 수용하고 극복하면서 신뢰감과 자아감이 강해지고 만 6세에 초등학교를 가면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근면성으로 전환되어진다.

유아는 위와 같은 성장의 과정을 겪으면서 또래나 교사 또는 다른 성인들과의 관계를 시작하며 유치원은 유아가 가지고 있는 정서와 심리, 감정을 드러내고 표출하며 부딪치는 첫 무대이다.

정서는 연령이나 발달에 따라 조금씩 분화되고 성숙해지며 때로는 울음이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또 불만에 찰 때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 불만이나 공격적 태도가 일상의 범위를 넘어 빨간불이 켜졌을 때이다. 화가 나서 참지 못하고 불만을 폭발하며 심한 공격을 하거나 남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아이들이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간과하기에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이며 모든 불만을 폭언과 울음으로 대항하는 정도가 도를 넘는 광경 역시 자주 목격된다.

다른 친구가 블록을 쌓거나 모래 놀이를 하고 있을 때 방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과격하게 공격하고 순식간에 파괴하고, 그 이유를 물으면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그저 미웠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화가 난 것에사로 잡혀있는 나머지 자신의 행동과 결과에 대하여 뉘우침이 없고 지나가면서 자기를 건드린 것이 이유이기도 하다.

또 또래 관계나 교사와의 상호작용 장면에 대하여 유아는 분하고 억울하다고 참지 못하고 식식거리는 것은 물론 맥락 없이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부모에게 사건을 전달한다.

안타까운 것은 자녀를 안정시켜야 할 부모가 아이보다 더 흥분하고 심지어는 원장이나 교사에게 항의하는 일도 잦아졌다.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손해를 따지고 화나서 대드는 모습도 아이나 다를 바 없다.

유치원, 어린이집 분쟁 건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관련 있다. 법적 분쟁으로 발전한 일들은 유아들의 매우 사소한 다툼에서 출발하는데 당사자 간의 충분한 대화도 없이 그저 법으로 해결해야겠다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으니 소통이 되지 않으며 어느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불을 지르거나 부모가 사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형제끼리 격분하여 창문으로 뛰어내려 사망하고 층간소음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고현장이 겹쳐 떠오른다.

유아의 극단적 정서 표출의 조짐이나 증후들은 궁극적으로 지혜로운 교육적 처방이 필요하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욕구불만의 감정들을 스스로 조절하고 사회가 용납하는 방법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방치된 어린 시절에 쌓인 분노가 범죄의 뿌리가 된다고 한다. 부정적 감정의문제도 가래로 막기 전에 호미로 막을 수 있도록 긍정적인 감정을 키워나가며 훈련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정서의 수면 아래 흐르는 심리적 하류들은 삶의 규칙과 체계들이 내공으로 축적되어 형성된 것이다. 그 하류들이 맑고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지켜보며 관찰과 개입의 경중을 조율해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

바람직한 정서발달을 위한 제안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온유한 인성과 품성을 갖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좋은 감정과 정서는 도덕적 가치의 안내를 받고 함께 훈련되고 체계화될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유아의 건전한 정서발달을 위하여 유념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 긍정적인 자아와 자신감 북돋우기

유아는 자신이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수행하고 또 인정받을 때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따라서 교사와 부모는 유아가 스스로 활동을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여 마음의 안정과 기쁨을 누리게 하며 필요할 때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을 대신해주거나 배울 기회를 빼앗지 않는지 유의해야 한다. 스스로 한 일의 결과에 대한 지나친 평가나 엄한 책임 추궁보다는 도와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정받으며 의지할 사람이 있을 때 유아는 타인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고 또한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안정되고 수용적인 환경을 마련하여 차츰 혼자서하도록 격려해 줄 때 점점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과업에도 도전하게 된다.

소학(小學)에는 물 뿌리고 쓸며, 응대하고 대접하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예절을 강조하고 반드시 어릴 적에 이를 배우고 익히도록 하고 있다 .습관이 지혜와 함께 자라고 교화는 마음과 함께 이루어져 그 배운 것과 실천이 서로 어우러지게 한다는 것이다.

청결은 정돈과 질서를 의미하여 물건을 정리정돈하며 사람은 제자리에 가도록 한다. 즉, 질서 개념이 이루어진다. 질서는 줄을 서는 것만이 아니라 물건을 아무 데나 놓거나 함부로 버리지 않으며 사람을 대하는데도 조절하고 참는 등 감정과 절제 개념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해서 청결, 질서, 절제는 자연스럽게 예절의 총체를 이룬다.

규칙 지키기, 장난감 치우기, 정리정돈이나 기본생활습관과 관련된 작은 일들을 시작하는 것은 자아감 형성에 유익하다. 정리정돈을 어려워하면 해당 그림이나 사진을 붙여 분류를 쉽게 하는 방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작은 일에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낄 때 구체적으로 칭찬함으로써 좋은 행동들은 더욱 촉진된다.

▶ 스스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 기르기

유아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양하게 표출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느낌과 생각을 조망할 기회를 갖게 되고 정서 조절 능력의 기초를 배양할 수 있다.

4살 때 마시멜로를 참았다가 먹은 아이가 바로 먹어 버린 아이보다 더 잘 적응하고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보다 자신감과 책임감이 있는 청소년으로 성장했다는 서양의 만족지연(delay of gratification)실험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혼사의 중신아비가 그 마을 서당 훈장을 찾아가 예비 신랑의 어릴 적 떡 거리 행실을 은밀히 물었다 한다. 어릴 때 훈장이 돌아올 때까지 참았다 두 개 먹는 아이는 소수였으며, 앞날이 촉망되는 학동으로 여기는관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신을 다독거리며 격려하고 인내하는 자기 동기화를 강조하였다.

감정을 조절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단시일 내에 이루기 어려우므로 지속적인 연습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분이 나쁘거나 화나는 감정을 다루고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벌을 주거나 무조건 참도록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감정을 자신이 인식하도록 하여 그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며 수용하는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만나거나 화가 나서 마음의 평정을 잃었을 때 긍정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법으로 가능한 한 빨리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필요하고 중요하다. 감정조절이 관건이다. 소위 화를 다스리고 조율하는 능력을 배우고 키우는 것이다.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은 어른을 통해서 배우게 되므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때 어른의 기분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격한 순간을 달래고 가라앉히며 대안적인 일을 찾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찰흙 주무르기, 만들기, 그림 그리기, 노래 부르기, 산책하기, 운동하기 등 기분을 전환하여 생산적인 방법으로 다가가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이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 타인과 절충하고 협동하는 방법 배우는 기회

유아는 자아가 형성되는 만 1세 반~2세경에는 ‘싫어’라는 말을 반복하고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만 2세가 지나면서 점차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고 조절하는 연습의 기회를 가진다.

친구와 함께 놀이하는 시간은 친근감을 느끼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는 기회이다. 개별 또는 그룹으로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발달과 연령에 맞는 놀잇감을 제공하여 놀이의 즐거움을 알고 지속하도록 도와주는 일이 필요하다.

『공감의 진화』라는 책에서 저자는 ‘공감’과 ‘협동능력’ 덕분에 나약한 생물종에 불과했던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였다고 지적한다. 공감이 다분히 지적·사상적인 반면, 감정 이입은 육체적·본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공감이 나란히 서게 하는 동류의식과 같은 것이라면 감정 이입은 동일시와 같이 결합되는 특징이 있다. 공감과 감정 이입은 이와 같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동기와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협동 활동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규칙에 대한 개념과 자율적으로 규칙을 지키게 하는 동기가 된다. 또한, 타인을 존중하고 바람직한 방법으로 자신을 조절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해 보는 경험, 작은 생각이 모여 큰 것을 완성하는 경험, 또래나 다양한 연령끼리 일을 해내는 경험을 장려한다.

귀찮고 번거로운 일을 내가 혼자 할 때는 힘들고 결과도 미미하지만 다른사람과 또는 여럿이 함께하면 쉽고 즐거우며 결과도 더 만족스럽다는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각자 그리거나 만든 것을 함께 모아 큰 꽃밭을 만들어보거나 각자 잡지에서 오린 음식을 모아 생일상을 차려보는 활동 등을 통하여 협동의 기쁨을 느껴보아야 나중에 큰 공간에서 주제를 의논하고 토의하며 함께 구성하는 일도 가능하다. 그 과정에 함께 구성하기(co-constructing)나 비계 설정하기(scaffolding)와 같은 보다 전문적인 교사의 개입도 의미가 있다.

사전활동과 후속 활동을 연결하고 시기, 연령, 학급 크기와 환경조건에 맞는 활동 및 교실 관리의 다양한 양식에 맞는 방법을 고안하는 실천적 지식이 필요하다.

▶ 좋은 모델을 보고 안목 넓히기

바람직한 모델, 좋은 예와 본보기를 보여 주는 일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생각, 행동과 태도 및 분위기는 물론, 도서와 다양한 매체 환경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미국 뉴햄프셔(New Hampshire) 주 프랑코니아 주립공원에 있는 ‘큰 바위 얼굴’ 이야기는 언젠가 성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을 믿으며 희망을 품고 모델을 그리던 소년이 자라서 바로 예언의 주인공인 성자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래전 ‘비겁하게 죽어다오’라는 글이 있었다(1982, 5, 23. 조선일보 선우휘칼럼). 두 소년이 자라 한 사람은 재판관이 되고 한 사람은 사형수가 되었다. 사형 전날 친구에게 찾아간 재판관은 광장에서 처형될 때 아이들에게 의적의 모습을 보이지 말고 도둑질을 진정 참회하며 잘못을 뉘우쳐달라고 부탁한다. 살려달라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며 도둑질은 나쁘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보고 배우며 따라 하게 하라는 교훈이다.

좋은 모델을 선망의 대상으로 접하게 할 때 모델이 이루어낸 빛나는 성취는 인내의 결과임이 조명되어야 한다. 그가 오늘날 얻게 된 지위, 명예 또는 보상에 대하여 그리고 미래에 누리게 될 영광뿐만 아니라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 오기까지 그가 뿌린 땀과 노력에 대하여 주목해야 한다. 지치거나 위기에 처해있을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 인내의 과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

유아는 좋은 모델을 보고 안목을 넓혀감으로써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은 사람과 부딪쳐야 하고 자연과 만나야 한다. 다양한 사람과 자연을 보고 들은 것이 많으면 안목이 넓어지고 편협하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생활의 많은 사연과 역사가 만들어져야 공감능력이 생기고 타인을 배려하며 삶이 풍요롭다. 최고의 스승인 자연과 생명의 경이로움에 눈뜨고 자연에 숨겨진 신비함과 만나는 일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 바른 가치를 세우고 내면화하기

호기심, 긍정적 자아와 자신감 같은 감정과 정서는 도덕적으로 바른 가치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지향점의 안내를 받아 함께 훈련되고 생활의 틀로 체계화될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부정적 호기심이 아닌 긍정적 호기심, 이기심이 아닌 자신감, 자신의 유능성을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것도 따뜻한 성인의 사랑과 도덕적 안내 덕택이다.

여성 법철학자이며 윤리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의 ‘감정의 격동’(조형준역, 새물결 2015)은 법이라는 것이 사회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감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감성은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배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깊게 경청해야할 것이라고 함으로써 감정의 힘을 세련되게 논증하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유아는 주변의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히고 해결해 보려고 궁리하는 가운데 나름대로 선택, 판단,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갈등이나 가치의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생각을 해보며 탐구적 발문과 대화를 통하여 바람직한 가치에 다가갈 수 있다.

토의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명료화하게 되고 갈등상황에서 문제를 파악하게 된다. 이러한 합리적 사고의 과정에 감성이 발휘되며 동시에 책임감도 기르게 된다. 좋은 감정과 정서를 도덕으로 안내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 즉, 양분과 기술 및 경험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아는 생산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와 자극이 주어짐에 따라 자신의 좋은 감각을 연습하고 판단해보며 책임감을 느껴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양심(good sense)과 같은 성향을 지원하고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친절, 사랑, 봉사 등의 가치를 실현하고 덕(德)을 쌓는 일도 결국 마음으로 내 것을 내주는 것이다. 수평과 수직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에 마음(心)이 받치고 있으며 이를 행(行)함으로써 실천적 도덕을 지향한다.

분별력 있는 성인과 사회로 거듭나야

정서가 발달하고 성숙한다는 것은 분별력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분별력 없음이다. 인간 심성을 파헤친 프로이드(Freud)는 유아는 처음에 ‘갖고 놓지 않으려는’ 욕심으로부터 점차 이것을 분별하여 내보낼 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어린이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가지는 소유물이 배설물이며 차츰 버려야하는 것을 안다. 성인이 바깥으로 나가 자기 것으로 소유하는 것이 돈이나 월급이다. 분별력이라는 것은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떠나 보내야하는 것을 안다는 것이며 역시 자기 수입의 사회적 환원도 도덕적 건강을 좌우한다고 하였다.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이 복락원(regained paradise)이 되는 이치도 과욕으로부터 제자리로 돌아오는 맥락과 같다고 하였다.

어린아이의 감성을 만나보면 인간의 원초적 감정이 보인다. 이 원초적 감정을 어떻게 마음을 여는 대화로 순화하고 길들여 건전하게 자라도록 할 것인가?

잘못된 마음, 과욕과 공격, 격분과 일탈 등으로부터 회복하려는 사고와 행동, 연습과 훈련의 노력을 하는 구성원이 많을 때 건강한 사회가 된다.

유아기 바람직한 정서의 발달을 위해서는 건강한 교육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정부와 학교, 진정한 교육으로 끊임없이 거듭나며 바른 가치관으로 모델이 되는 교사와 부모가 있어야 한다. 절도와 바른 안목을 가진 사회 구성원과 분위기의 질은 한국 유아의 정서를 안정되고 분별력 있는 질 높은 수준으로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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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원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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