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에 있어서는 비교적 높은 위치를 점하지만,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에 있어서는 최하위 위치를 점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는 22개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염유식, 김경미, 이승원, 2016).

2009년부터 시작된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감은 2014년까지 6년간 최하위였으며, 2015년에는 19위였다가 2016년 다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란 주관적 행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학교생활 만족, 삶의 만족, 소속감, 어울림, 외로움, 건강상태에 대한 평정치를 통계적으로 지수화한 것이다.

한국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 지수는 82로 하위 3.6%(평균이 100이고 표준편차가 10인 분포)에 해당한다. 이 같은 결과는 행복감의 정도를 평가하는 데 포함된 일상적 삶의 영역에 대해 많은 한국 학생들이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학생들은 단순히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고통을 느끼는 경우의 비율도 높다. 염유식 등(2016)의 보고서에 제시된 다른 분석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아동청소년 중 약 20%가 자살 충동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 중 약 25%(전체 조사대상자의 약 5%)는 3번 이상의 자살 충동 경험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조사대상자들은 20명당 1명이 3번 이상의 자살 충동을 경험한다는것이다.

정신건강이란 정신적 질병 상태에 있지 않은 것만이 아니라 만족스럽고 긍정적인 또는 최적의 정신적, 심리적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김혜숙, 박선환, 박숙희, 신은영, 이주의, 정미경, 2000). 이와 같은 의미에서 염유식 등이 조사한 결과는 한국 학생들이 정신 건강에 관한 한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한국 학생들의 정신 건강 수준을 가늠해보고 그 함의를 논의해보고자 한다.

김동민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 학생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다른 OECD 국가들보다 취약한 원인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다시 염유식 등(2016)의 조사 보고서로 돌아가 보자. 이 조사 보고서에서는 행복지수가 산출되는 영역을 6개로 나누고, 각각의 행복지수를 산출하여 한국과 21개 OECD 국가를 비교하고 있다.

6개 영역은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 교육, 가족과 친구 관계, 행동과 생활양식, 그리고 주관적 행복이다. 이 중 주관적 행복과 가족과 친구 관계를 제외한 4개 영역에서 행복지수는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예컨대, 교육 영역에서의 행복지수는 PISA의 읽기, 수학, 과학 시험점수, 학교에 다니는 아동의 비율, 실업상태 청소년의 비율 등 객관적인 양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산출된다. 이렇게 산출된 각 영역별 행복지수는 한국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높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비율과 음주 및 흡연과 같은 위험 행위를 하는 비율로 정의되는 행동과 생활양식 영역에서 행복지수는 비교 대상 국가 중 한국이 1위였다. 영아사망률, 저체중아 비율, 예방접종 여부, 아동 사고사 비율로 정의되는 보건과 안전 영역과 교육 영역에서는 3위였다.

상대적 빈곤율, 미취업 가정의 아동 및 청소년 비율, 교육여건이 열악하거나 문화적으로 결핍이 심한 아동 및 청소년 비율로 정의되는 물질적 행복 영역 또한 3위로 나타났다. 요컨대, 이 결과는 객관적 수치로만 표현되는 지표를 통해 산출되는 행복영역에서 한국은 높은 행복지수를 보인다는 것이다.

염유식 등(2016)이 보고한 이 분석 결과는 사회의 제도를 통해 성취한 양적 지표로 대표되는 그동안의 성과와 주관적 행복감으로 대변되는 정신 건강 사이에 간극(gap)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간극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대략 3가지 유형의 개입이 시도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각 개입이 근거로 하고 있는 문제 진단의 타당성에 대한 검토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 정신건강에 관한 한 한국 학생들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잘못된 해결방안의 시도는 문제를 현재에 고착화 시키는데 기여할 뿐 아니라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양적 지표 성과와 주관적 행복감의 간극(gap)을 메우기 위한 3가지 개입은?

첫 번째 개입은 신체적으로 힘든 극기 훈련을 통해 학생들의 정신적 단련을 도모하여 그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개입방법이 근거하고 있는 주장에 따르면 이 간극의 원인은 학생 개개인의 나약성으로 귀인 된다.

물질적으로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개인의 의지 부족과 게으름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고민이나 어려움의 고백은 복에 겨운 투정쯤으로 취급되는 듯하다. 따라서 독립심과 불굴의 의지 개발, 그리고 게으름 극복을 위한 신체 단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개입은 학생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심리적 기술(skills)을 직접 가르쳐서 그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것이다. 이 개입방법이 근거한 주장에 따르면, 정서는 인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그 나름의 능력 요소이다.

따라서 정서교육을 통해 인지 교육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게 되면 학생 개개인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학습 동기를 고양하는 등 최적의 심리상태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지 능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하도록 교육하는 데 필요한 교육요소로 정서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김창대, 1996). 이때 인지 교과와는 별도로 정서교육을 위한 교육내용이 존재한다고 본다.

김창대는 이런 교육내용이 가지는 성격으로 다음 3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는 타인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지적 과정에 정서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자신의 정서에 대해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의 습득은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 형성 및 유지, 지적 작업과 성취에 대한 의미 발견,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의 발견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 결과, 만족스러운 대인관계, 우수한 학업 성취도, 그리고 진로정체감 형성과 같은 정신건강 증진에 직접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입시 지향적 교육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책적, 제도적, 관행적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그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것이다. 이 개입방법이 근거한 주장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의 낮은 주관적 행복감은 개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학입시라는 하나의 좁은 문을 향해 내몰리는 상황에 기인한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장은 사회적 출세를 위한 기본 요건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 대학은 서열화되어 있고 사람들은 가능한 상위의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한다. 졸업 후 출세에 보다 유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대학에 입학하는 지가 중요해진다. 바로 여기서 경쟁이 생겨난다. 여기에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에 대한 공포가 더해지면 경쟁의 강도는 더욱 거세진다. 상위권 대학을 졸업할수록 사회적 배제의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여기서 사회적 배제란 경제적 결핍에 초점을 둔 빈곤뿐 아니라 비경제적 요소들(교육, 건강, 주거, 문화, 정치 등)을 포괄하는 결핍상황을 지칭한다(김안나, 2007). 사교육 열풍은 출세에 대한 희망과 사회적 배제에 대한 공포가 결합된 경쟁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에게 사교육을 제외한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학생들에게 사교육은 ‘강요’되지만, 왜 입시 학원이어야 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빨리 벗어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의 주관적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길은 사교육 열풍을 완화하거나 잠재우는 것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선행학습금지법’ 제정이나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시험문제 출제하기’ 와 같은 것이 처방으로 제시된다.

한국 학생의 낮은 주관적 행복감과 정신 건강의 증진을 위한 처방은?

이상 대략 기술한 한국 학생의 낮은 주관적 행복감이라는 증상에 대한 세 가지 진단과 처방 중 어느 것이 보다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주관적 행복감을 측정하는 세부요소의 점수를 검토하여 보자.

행복 영역 중 비교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주관적 행복 영역에는 6개의 세부요소(학교생활 만족, 삶의 만족, 소속감, 어울림, 외로움, 건강상태)가 있다. 이 6개의 세부요소 각각의 점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째, 한국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한국(43.7)이나 다른 비교국가(평균 28.9) 모두에서 학교생활 만족도는 절대적으로 매우 낮다.

둘째, 건강상태, 소속감, 어울림, 외로움에서 한국은 비교 국가의 평균에 비해 다소 높거나 낮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 건강상태를 제외하면 소속감, 어울림, 외로움이 대인관계와 관련한 요소들이고, 학생들의 대인관계 대부분이 학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에서의 전반적 생활에 있어서는 OECD 비교 국가의 학생들과 그 만족도에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다소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삶의 만족도에서 한국(73.2)은 비교 국가의 평균(85.2)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한국 학생들의 생활 대부분이 학교와 학원으로 대표되는 사교육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삶의 만족도란 이런 삶 속에서 경험하는 바와 그에 대한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강요되고 있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삶에 대한 낮은 만족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가지 특징을 종합하면, 결국 한국 학생들의 낮은 주관적 행복감은 삶에서 경험하고 있는 바를 자신의 진로 목표, 나아가 삶의 목표와 의미 있게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데 기인한 것이라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이 타당하다고 보고, 앞서 제시한 세 유형의 문제 진단 및 처방의 타당성에 대하여 평가해 보자. 먼저 개개인의 나약성을 문제의 원인으로 보는 첫 번째 진단은 제일 먼저 배제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의미 발견은 개개인의 나약성과는 큰 관련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두 번째 와 세 번째 진단 및 처방은 주관적 행복감의 6개 세부요소에 대한 점수 해석에 근접한다.

두 번째 진단과 세 번째 진단 모두 근본적으로 현실에 대한 의미발견의 부재를 문제의 원인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단에 따른 처방은 다르다. 두 번째 진단에 따른 처방은 학생들이 최적의 심리상태에 이르도록 필요한 심리적 기술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기술을 배우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증진되어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런 효과를 가져올 심리적 기술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김창대(1990, p. 349)는 ‘자신의 정서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 평가하고 이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장 근본이 되는 심리 기술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능력을 바탕으로 타인을 공감하고, 자신의 흥미를 끄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며, 과제를 해결하는데 적절한 정서 상태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된 학생 개인은 상황에 대한 자신의 정서적 반응을 알아차려서 그 의미를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 이 주장의 기대이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삶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과 그 삶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삶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면 그 이전의 정서적 반응이 부정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삶에 대한 생각은 기존의 반복되는 삶에 대한 부정과 대안적인 삶의 가능성 탐색으로 나아갈 것이다. 대안적인 삶의 가능성 탐색은 바라는 삶을 살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로 기존 삶의 방식을 포기하려는 시도로 이어지기도 할 것이다. 이런 시도는 일차적으로 현재 상태의 삶을 유지하기 원하는 부모의 압력과 조우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갈등이 생겨나고, 이는 곧 삶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삶의 의미 발견이 삶에 대한 만족으로 귀결되려면 새로운 삶을 선택하려는 시도에 대한 환경적 반작용의 강도를 약화시켜야 할 것이다. 결국, 삶에 대한 만족은 일상적인 삶에 대한 의미 발견과 더불어 환경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가능한 일이 된다. 그러므로 학생의 행복한 삶을 위해 심리적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처방은 학생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타당성이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진단에 따르면,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시도에 대한 환경적 반작용의 근본적인 성격은 사회적 배제에 대한 공포다. 사회적 출세에 대한 갈망도 근본적으로는 고통스러운 사회적 배제나 그 가능성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일 수 있다. 말하자면, 부모 세대의 열망과 공포가 반복적인 삶에 대한 의미 발견과 새로운 삶에 대한 가능성 탐색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진단에 따른 논리적인 처방은 부모 세대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배제 및 사회적 배제에 대한 공포를 완화시키려는 노력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진단에 따라 지금까지 시도된 처방은 근본 원인이 아니라 표면적 증상에 불과한 사교육 열풍을 완화하려는 것이었다. 교육열을 연구하는 교육 사회학자들은 사교육 열풍을 입시 지향적 교육열이 가지고 온 한 가지 결과로 본다(이종각, 2003). 이들은 교육열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

그러나 정상적인 교육열이 입시 지향적으로 왜곡된 데는 부모 세대의 욕망과 사회적 배제에 대한 공포가 작용하고 있다고 파악한다(이민경, 2007, 2008). 이런 관점에 따르면 사교육 열풍이란 가장 표면적 수준의 증상(symptom)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교육 열풍을 완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 하려는 노력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시도되었다는 것을 알고있다. 동시에 우리는 사교육에 관한 한 근본적인 변화를 목격한 적이 없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새로운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보여준 사교육 시장과 부모들의 적응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그에 따라 다시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신분석적 비유를 따르자면, 이런상황은 곧 증상대치(symptom substitution)라 할 수 있다. 증상대치란 하나의 증상을 치료해도 곧 다른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억압된 욕망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교육 열풍이라는 증상에 대한 지금까지의 치료는 완전한 치료라고 할 수 없다. 여전히 입시지향적인 교육열이 남아 있고, 그 이면에 작용하는 부모의 열망과 공포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에서 세 번째 진단은 올바른 처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아마도 올바른 처방은 부의 양극화 완화, 인권보호, 소수자 및 약자 배려 등 사회적 정의의 실현 노력과 고용기회의 확대 및 안정, 의료보험 확대, 재취업 기회의 제공 등 경제적 사회안전망 강화와 같은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방향의 개입은 부모의 현재 삶에 대한 불만과 자식의 미래에 대한 공포 수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입시 지향적 교육열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 결과, 학생들이 스스로와 세상을 탐색하고, 삶을 계획하는 데 장애가 없는 최소한의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 오면, 학생들에게 스스로에 대해 잘 알게 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선택하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학생들의 정신 건강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염유식 등(2016)의 조사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그 함의를 논의하였다. 이 논의를 통해 도달한 결론은 결국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감 또는 정신 건강의 증진은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부문의 전반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노력의 근본적인 방향은 사회의 생존경쟁에서 밀린 사람도 호흡하고 살 수 있는 여유 공간의 확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라면 사회적 배제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약할 것이고, 따라서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초점을 둔 교육열이 부각되지도 않을 것이다. 교육은 바로 이러한 여유 공간이 확보된 가운데 학생의 행복 또는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상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논의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는 전적으로 필자의 무지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