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남호초등학교 교사

4차 산업혁명시대는 우리의 삶의 방식의 변화는 물론 사회 전반의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우리 교육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또 우리 교육은 그에 상응한 대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디지털 혁명과 우리 교육의 관계는 어떤지 등을 조명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스마트교육과 관련한 바람직한 담론 형성과 대안 제시를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여섯 번째 순서로 김현진 남호초등학교 교사가 제안한 내용을 싣는다.<편집자 주>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이 발표된 지 만 5년이 지났다. 그동안 300여 개 이상의 스마트교육 및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가 운영되었고, 선도 교원을 양성하여 각 시·도교육청과 정보원, 단위 학교 등에서 관련 연수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SNS, 클라우드, 각종 어플 등을 활용하여 21세기 학습자 역량 신장을 위한 교류 학습, 프로젝트 학습, 온라인 협업 학습 등의 다양한 수업 사례가 개발되었다. 이로 인해 VDT 증후군1)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였으나 스마트교육을 수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활발하였다.

1) VDT 증후군(Video Display Terminal Syndrome)이란 PC나 스마트기기를 오랜 시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건강 문제를 말하며, 눈의 피로와 시력   저하, 목과 허리 등의 통증, 만성적인 피로감, 짜증, 초조 등의 복합적 증상을 말한다.

그러나 스마트교육 정책이 지속되지 못하면서 현장의 관심은 SW교육으로 옮겨 갔으며 특히, KBS 다큐멘터리 ‘거꾸로 교실의 마법’ 방영 이후 Flipped Classroom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016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시발된 4차 산업 혁명2)으로의 예측은 클라우드(Cloud)의 빅데이터(BigData)를 활용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 대결,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과 지도 서비스를 결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의 세계적인 열풍으로 인해 가시화되는 듯하다.

2)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를 계기로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해 교육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었고,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핵심 역량 교육으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2017년부터 적용될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역량 교육과정 반영,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등학교 디지털교과서 국·검정 구분안」 고시3)로 인해 스마트교육 추진을 위한 기회가 되는 듯하다.

3)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사회, 과학, 영어 3종이 디지털교과서로 개발되고, 고등학교는 검정 5종 영어 교과서가 디지털교과서로 개발된다.

이하에서는 5년간의 스마트교육을 진단해보고, 학교 현장에서 스마트교육이 확대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김현진 남호초등학교 교사

스마트교육(Smart Education)의 진단과 대안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은 7가지의 중점과제를 제시하였지만, 그 핵심은 디지털교과서의 개발 및 적용, 학교 인프라 구축을 통한 온라인 수업․평가 활성화를 위한 교원 실천 역량 강화로 정리할 수 있다.

스마트교육 도입 초기, 외부의 우려는 학교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예산의 투입이었고, 현장에서의 우려는 스마트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콘텐츠의 부재를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학교와 선도 교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업 사례 개발과 연구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이 모든 우려를 반영한 듯, 스마트교육이라는 용어는 지워지고 디지털교과서만 정책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면서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 운영 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스마트기기 사용을 전제로 개발된 디지털교과서 활용 수업시 스마트기기의 어플이나 도구 사용을 자제하고 디지털 교과서의 콘텐츠와 기능만 활용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변인은 통제하고 디지털교과서만의 효과성 측정을 위한 방안이었다고 짐작해 본다. 스마트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무선 AP, 스마트기기, 충전함, TV나 전자칠판 등의 디스플레이 장치, 미러링 장비 등의 구입을 위한 예산이 소요된다.

급당 25명을 기준으로 학생 모두에게 60만 원 상당의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100만 원 상당의 무선 AP를 2대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학급당 약 2,00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스마트교육의 효과성을 증명하기도 전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점은 ‘농산 어촌 ICT 지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학교에 스마트기기 및 무선인 터넷망 구축 사업이 계속 진행 중이고,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과 제주특별자 치도교육청4)의 스마트교육 환경 구축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4)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13년부터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 187개교에 1학급의 스마트교육 환경을 구축하였고,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은 2012년부터 시동지역을 시작으로 2014년 9월 읍면지역까지 모든 학교에 스마트스쿨시스템을 완비하였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스마트 교육 환경 구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대안은 바로 BYOD(Bring Your Own Device) 기반의 스마트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BYOD’ 란 Bring Your Own Device의 약자로, 개인 소유의 IT 기기를 업무나 학습에 활용한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다.

파티 초대장에 BYOB(Bring Your Own Beverage), 즉 ‘당신이 마실 음료(술)는 직접 가져오세요’라는 말에서 유래되었으며, ‘Bring Your Own Technology (BYOT)’, ‘Bring Your Own Phone (BYOP)’, 또는 ‘Bring Your Own PC (BYOPC)’라고도 불린다.

즉, 학교에서의 BYOD란 학생들이 각 가정이나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기기를 가져와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의 69.1%인 434만여 명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초등학생도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들이 등교하면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게 하거나 교사 책상에 스마트폰을 보관하게 하기보다는 이를 수업에 적극 활용한다면 막대한 예산의 투입없이 스마트 교육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학생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교사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기기와 컴퓨터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게다가 올여름에 개발된 스마트폰용 디지털교과서 뷰어5)는 BYOD 기반의 스마트교육 환경 구축에 더욱 설득력을 더한다.

5) 2016년 7월 ‘디지털교과서 for phone’이라는 스마트폰용 디지털교과서 뷰어가 개발되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디지털교과서로 학습할 수 있다.

 

<교사 개인 디바이스 활용 수업>
<컴퓨터실 활용 수업>
<학생 디바이스 활용 수업>

그러나 BYOD 기반의 스마트교육을 전개하기 위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학생들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교과, 단원, 학습 주제, 학습 활동에 따라 스마트폰 활용 형태를 2인 1디 바이스나 4인 1디바이스 형태로 조직하여 운영하는 교사의 역량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요금제가 데이터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현재 학교에는 무선 인터넷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고, 보안성 문제로 인하여 가격이 저렴한 무선 공유기 사용도 어렵다.

무선 공유기 사용을 위해서는 무선컨트롤러, wIPS 등을 별도로 설치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무선랜 구축을 위한 예산의 투입이 어렵다면, 저렴한 무선 공유기 사용을 위하여 관계 법령 개정을 통한 무선랜 보안 지침의 완화가 필요하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통신회사와의 협정을 통해 일반 무선 인터넷망과 분리되어 보안이 강화된 기업 전용 LTE같이 학교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학교 전용 LTE 구축이나 학교 내 WI-FI 존의 설치가 시도되면 좋을 것이다.

스마트교육 실천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제한에 있다. 각 학교가 속한 교육청에 따라 어떤 지역은 자유롭게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또 다른 지역은 아예 접근이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 어떤 지역은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3개월마다 상용 클라우드 해제 신청 공문을 발송해야 하는 지역도 있다.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정책을 시․도교육청에 일임할 것이 아니라 교육부 차원에서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교사 실천 역량 강화를 위한 방향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스마트교육 환경을 조성한 연구학교나 그 외 학교도 스마트교육 실천을 위한 교사가 없거나 스마트교육을 실천하던 교사가 전근을 가버리면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스마트교육 실천을 위한 교사의 역량 강화 역시 환경 조성과 더불어 중요한 과제이다.

우선, 교원 양성 기관인 교대와 사대에 스마트교육 관련 연구자의 의무 선발이 필요하다. 컴퓨터교육 전공자나 교육공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각 교과와 관련된 스마트교육 연구자의 충원과 더불어 학교 현장에서 스마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현장 교사의 스마트 교육 관련 강좌의 개설로 예비 교원에 대한 스마트교육에 대한 경험 및 노출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현장 교원에 대한 연수 방향이다. 현재는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 정보원에서 ICT 및 스마트교육 관련 역량 강화 연수가 진행되고 있다.

그마저도 스마트교육에 대한 연수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정보원 이외의 교육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신규 교사 추수연수, 1정 연수, 교과 관련 연수, 교감 및 교장 자격 연수에 스마트교육과 관련된 연수 시간이 필수 교육과정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

특히, 스마트교육 환경 조성과 실천을 위해서는 관리자의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자에 대한 스마트교육 연수가 선행되어야 하겠다.

스마트교육 실천가로서의 반성

연구학교와 선도교원, 그리고 스마트교육을 실천해 온 많은 교사들에 의해 다양한 스마트교육 수업 사례가 실천되고 개발되었다. 화상 통화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지역의 학급이나 전문가와 수업하는 교류학습, SNS 및 온라인 소통 도구를 통한 토의․토론 수업을 포함한 온라인 협업 학습, 증강현실을 통한 다양한 가상 체험 학습, 마인드맵, 인포그래픽, 보고서, 동영상 등을 산출물로 하는 프로젝트 학습 등을 전개하였다.

스마트교육 실천은 쉽지 않다. 교사는 수업을 전개하기 위해 교과, 단원, 학습목표뿐만 아니라 교실 환경, 학습자 실태, 수업 모형 및 전략, 학습 활동, 평가 방법 등의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그런데 스마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덧붙여 스마트교육 환경, 신장시키고자 하는 핵심 역량, 스마트기기 사용법, 스마트기기 활용 형태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스마트교육 수업 사례에 대해서는 비판이 많다. ‘학생들의 스마트기기 사용법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기하지만 너무 어려울 것 같다’같은 반응이 많다. 이는 수업 참관자의 스마트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일수도 있지만, 스마트교육 실천가의 문제일 수 있다.

수업 설계 시 스마트기기 사용이나 도구 사용에 치중하거나 학습 목표 도달이나 수업 전략의 고민보다는 새롭고 신기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인정받으려고 하는 문제이기도 한다. 스마트교육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가 항상 새로울 필요는 없고, 교육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교육 개념에 대한 재정의 필요

4차 산업혁명의 대두와 함께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 대결, 포켓몬고의 세계적 열풍,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역량 중심 교육과정 반영과 디지털교과서의 보급 확대는 스마트교육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 충분하다.

이와 함께 앞에서 제시한 BYOD 기반의 스마트교육 환경 조성을 위한 무선인터넷망 확보 방안과 교원 실천 역량 강화 방향은 스마트교육 실천을 위한 포석이 될 것이다.

교과부(2011)는 스마트교육을 21세기 학습자 역량강화를 위한 지능형 맞춤 학습체제로 교육환경, 교육내용, 교육 방법 및 평가 등 교육체제를 혁신하는 동력이라고 정의하였다.

학자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스마트교육을 진화된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새로운 학습 내용과 학습 방법, 학습 평가 시스템이라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기술의 진화와 함께 미래교육의 방법들로 제시되고 있는 AR, VR, 인공지능, lOT, SW 교육, 3D 프린팅의 등장은 스마트교육을 위협하고 있는 듯 보인다.

스마트교육에 모두 품어내기에는 스마트라는 용어에서 오는 의미가 너무 강하다. 해프닝이기도 했지만, (사)스마트교육학회와 거꾸로교실을 실천하는 미래교실네트워크와의 스마트교육과 Flipped Classroom의 범주에 대한 페이스북간의 언쟁이 있기도 했다. 스마트교육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스마트교육에 대한 범위와 재개념이 선행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