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통계연구본부장

21세기에 들어와서 미래 사회 교육의 키워드가 ‘지식’에서 ‘역량’으로 바뀌면서 교육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의 개념이 한층 강화되었다. 

더불어 우리나라 교육이 미래를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는지, 학생들과 국민들의 역량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하는 교육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서는 최신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의 현재 역량 수준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중학생의 역량 수준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역량 수준은 100을 기준으로 73.8로 나타났다. 지적역량 수준이 93.3으로 가장 높았고, 대인관계역량(77.2), 정신역 량(75.0), 진로역량(71.3), 신체역량(61.6), 시민역량(60.3)으로 나타났다. 지적역량은 뛰어나나 다른 영역의 역량은 보통 또는 보통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영역별로 중학생들의 역량 수준을 살펴보면 학습역량(98.4), 영양(88.5), 체격(87.2)은 매우 높으나, 사회참여 역량(33.8), 체력(40.6), 진로준비행동역량 (51.7), 규칙준수역량(52.9)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 고등학생의 역량 수준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역량 수준은 100점 기준으로 70.3으로 나타났다. 지적역량 수준이 80.9로 가장 높았고, 대인관계역량(77.6), 진 로역량(74.8), 정신역량(70.6), 시민역량(61.8), 신체역량(58.3)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고등학생들의 역량 수준이 보통 또는 보통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영역별로 중학생들의 역량 수준을 살펴보면 학습역량(95.2), 영양(87.4), 체격(85.7)은 매우 높으나, 체력(35.7), 사회 참여 역량(36.3), 규칙준수역량(55.0), 정 보역량(59.8)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 대학생 역량 수준

2013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역량 수준은 100점 기준으로 69.1로 나타났다. 대인관계역량이 84.2로 가장 높았고, 학업역량(69.9), 시민역량(65.8), 진로・직업 역량(64.5), 자기관리 역량 (64.5)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볼때, 대학생들의 역량 수준이 보통 또는 보통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영역별로 대학생들의 역량 수준을 살펴보면, 공감력(86.2), 의사소통력 (86.0), 갈등해결력(83.0)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직업수행역량 (47.7), 신체건강(49.1), 국제적 역량(55.8), 사회참여역량(56.2)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계열별로 대학생의 역량을 살펴볼 때, 의약계열이 학업역량(73.5), 진로・직업역량(70.1), 시민역량(67.1)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인문계열의 경우에는 시민역량을 제외한 모든 영역(자기관리역량 62.3, 학업역량 69.0, 진로・직업역량 62.2, 대인관계역량 82.3)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역량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학생들의 역량을 비교하여 보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수도권 학생과 비수도권 학생들의 역량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학 업역량(70.3)과 대인관계역량(84.0), 시민역량(64.7)의 세 개 영역에서 더 높게 나타났고,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자기 관리역량(64.2), 진로・직업역량(65.9)의 두 개 영역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4. 성인 역량 수준

2013년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 따르면, 한국의 16~65세 인구의 역량 수준은 OECD 국가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의 16~65세 인구 언어능력 평균은 273 점, 수리능력 평균은 269점,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력은 34%인데 반해, 한국의 16~65세 언어능력 평균은 273점으로 OECD 평균과 동일하고, 수리능력 평균은 263점,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력은 30%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았다.

5. 역량 통계가 주는 시사점

지금까지 통계자료를 기초로 우리나라 학생들과 성인의 역량 수준을 살펴 보았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역량 수준은 나이가 많아 지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일한 척도를 기준으로 조사한 자료가 아니라 해석에 유의하여야 하지만, 대체적으로 대학생의 역량이 중고등학생보다 낮은 수준이고, 성인들의 역량 수준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우리 교육이 여전히 지식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고,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다면적인 역량을 키우는 데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시사하여 준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적 역량’과 다른 역량간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지적 역량이 우수하다는 점은 OECD-PISA 조사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적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그 외의 다른 역량은 보통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역량과 시민역량의 수준은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공통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시민역량은 글로벌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매우 필요하고도 중요한 역량이다.

이러한 시민역량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미래 글로벌 사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역할을 기대할 때 매우 걱정되는 부분이다. 셋째, 우리나라 학생들의 역량 수준에서 주요 변인간 격차가 매우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들과 대학생들의 역량에서 여남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별(수도권/비수도권)로 대학생들의 역량 수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지역 별로 학생들의 역량 수준이 균질하다는 점은 균형 발전 차원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넷째, 성인들의 역량 수준이 우려를 낳고 있다. OECD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들 가운데 대학교육을 이수한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그들이 갖고 있는 역량 수준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은 많이 받았으나, 그것이 역량 개발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의 목표와 지향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 교육이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충실히 개발하고 있는지 자체 점검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