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통계연구본부장

교육의 목적은 학생을 전인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다. 학생들이 신체적, 지적, 도덕적 측면에서 조화롭게 성장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여기서는 한국의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달하고 있는지 통계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학생들의 지적 발달

○ 학력(學力) 수준

OECD에서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 비교조사(PISA)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 나라의 경우 2003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 문제해결력 1위를 차지하였다.

2006년 읽기와 수학의 순위가 크게 상승하여 1위를 차지하였고, 과학의 경우 6단계 하락하여 7위를 차지하였다. 2009년에는 읽기 2위, 수학 3위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과학의 경우 3단계 상승하여 4위를 차지하였다.

2012년에는 읽기 3위, 수학 3위, 과학 5위로 나타나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력(學力)은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학습시간

학력이 높은 만큼 공부하는 시간도 많다. 한국, 미국, 일본 청소년들(15세 ~24세)의 생활시간을 비교한 결과 한국 청소년의 경우 여가 및 기타 34.29%, 학습 32.62%, 수면 30.38%, 그 외 스포츠, 참여 및 봉사활동과 일에 생활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청소년의 경우 여가 및 기타 47.12%, 수면 41.49%, 학습 10.16%, 그 외 스포츠, 참여 및 봉사활동 및 일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청소년의 경우 여가 및 기타 43.12%, 수면 32.50%, 학습 22.29%, 그 외 스포츠, 참여 및 봉사활동과 일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청소년의 경우, 일본 청소년에 비하여 학습시간이 많고, 미국 청소년과 비교할 때에는 압도적으로 학습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교육 참여율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습시간이 많은 것에는 사교육이 큰 영향을 미친다. 연령별로 사교육 참여율을 살펴본 결과 0세 영아의 16.9%, 1세 영아의 40.0%, 2세 영아의 70.2%, 3세 유아의 80.7%, 4세 유아의 89.6%, 5세 유아의 91.1%가 사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생의 2014년도 사교육 참여율은 68.6%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7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사교육 참여율은 최근 5년 동안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1.1%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69.1%, 고등학생 49.5%로서 상급학교일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 학생의 신체적·정신적 성장과 발달

○ 체력

우리나라 학생들의 체격조건은 좋아지고 있다. 특히 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체력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체력 검사 중 하나인 ‘오래달리기’ 결과를 살펴보면 남자의 경우 2000년 7분 50초에서 2014년에는 8분 7초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경우에도 2000년 7분 30초가 걸리던 것이 2014년 7분 53초를 기록하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오래달리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체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 정신건강(심리치료)

우리나라 학생들의 정신 건강은 조금씩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7년간 (2007~2013년)의 심사 결정 자료를 이용하여 20세 이하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ADHD(과다활동성 주의력결핍 장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진료 인원은 2007년 4만8천 명에서 2013년 6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진료비는 2007년 138억 원에 서 2013년 236억 원으로 7년간 약 98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독 현상

한국 학생의 IT 관련 기기(컴퓨터, 스마트폰) 중독 수준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학생들의 IT 관련 기기 중독 수준이 매우 심각하거나(26.7%), 심각한 편(54.8%)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생 학부모의 경우에도 매우 심각하거나(38.4%), 심각한 편(60.8%)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81.5%, 초·중·고 학부모의 88.2%가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3. 학생들의 인성·도덕성 발달

○ 인성·도덕성 수준

한국 학생의 인성 및 도덕성 수준은 대체로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한국 학생의 인성 및 도덕성 수준을 높다(5%), 보통이다(31.9%), 낮다(61.3%)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생 학부모의 경우에도 높다(7.3%), 보통이다(36.8%), 낮다(55.3%)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들의 61.3%, 초·중·고 학부모의 55.3%가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 및 도덕성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 인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

학생들의 인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1순위 요소를 조사한 결과, 설문 응답자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학생의 경우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 33.4%, 폭력적인 또래문화 25.2%,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 13.0%, 잘못된 어른들의 모습 11.5% 나타났으며 학부모도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 27.6%,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과 폭력적인 또래 문화가 각각 18.5%, 유해한 매체 16.8%로 나타나 비슷한 인식 수준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교사는 부모님의 잘못된 교육관 45.6%,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 21.0%, 경쟁적 사회풍토 17.3%로 응답하였다.

4. 결과 해석

지금까지 통계데이터를 기초로 우리나라 학생들이 신체적, 지적, 도덕적 측면에서 조화롭게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지적 발달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시간이 월등히 많고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 비율도 세계적으로 높고, 공부를 많이 하면서 학업 성취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력(學歷)과 학력(學力)면에서 우수하다. 둘째, 우리나라 학생들의 신체적·정서적 발달과정을 살펴볼 때 우려를 낳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하지만 운동은 많이 하지 않아 체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있다.

공부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고 심리적 부적응도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건강한 신체적·정서적 발달을 도모하는 것이 한국 교육의 향후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셋째,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성 및 도덕성 발달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과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인성 및 도덕성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인성 및 도덕성 수준이 낮은 핵심 이유를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들은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 풍토, 학부모의 잘못된 교육관이라고 보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학생들은 공부를 많이 하여 학력은 우수하나, 즉 지적 측면의 발달은 양호하지만 신체적·정서적 발달과 인성·도덕성 발달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서 편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학생들의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균형과 조화가 새로운 교육적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2005년 OECD는 미래사회를 전망 하면서 학생들이 지적 역량, 자율적 역량, 공동체적 역량을 조화롭게 갖출 때 미래 사회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처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