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과 현장] 청소년 자살예방 대책
[교육정책과 현장] 청소년 자살예방 대책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7.01.0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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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실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자살의 원인과 자살사망에 이르는 기전을 밝혀내고 이를 기반으로 자살예방 전략을 실행하는 일련의 자살예방 대책들은 그동안 국가와 사회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자살사망이 개인에게 가장 불행한 사건이지만, 동시에 한 사람의 자살로 주변 가족과 지인 6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할 만큼 부정적인 파급력이 클뿐더러 청소년 자살은 부모 형제 및 또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결과가 훨씬 넓고 강력하다.

이에 국제보건기구(WHO)는 정신건강 실행계획(Mental Health Action Plan) 2013~2020에서 자살예방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하였고 청소년과 같이 자살사고와 자해에 가장 민감한 연령층과 자살취약군에 역점을 두어 국가 차원의 종합적 자살예방 전략이 개발되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 제정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등 자살 예방의 법적 기반과 적극적인 보건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망률이 높은 성인과 노인층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은 보건정책 영역보다는 교육부 중심의 학교기반 학생 예방정책이 자살예방 대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 체계를 활용한 자살 및 정신건강 증진 전략들은 2000년대 전후부터 해외 많은 국가에서 중요성과 효율성이 강조되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최근 십여 년 사이에 학생들의 정신건강 선별검사, 평가 개입 및 위기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다.

교육기관인 학교가 정신건강 영역에서도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아동·청소년의 대부분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집이나 지역사회보다 심리행동 문제가 드러나기 쉬우며, 인적 자원이 많고, 지원 체계를 활용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자살예방 정책과 정신건강 문제 개입에 있어서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교육부는 2016년 학생자살 예방 대책으로서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교육 강화, 자살징후 조기발견 시스템 구축, 전문기관 연계·치유지원 시스템 구축, 교원 전문성 제고 및 학교 관리역량 강화, 범국민적 생명존중 문화조성, 과학적 자살예방 정책 수립을 위한 근거 기반 접근의 6대 중점 추진 과제를 선정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 자살예방 전략들을 각 영역별 세부 추진과제로 정하여 이를 보완 강화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였다.

청소년 자살에 대하여 알려진 사실들 

국내 자살률이 2015년 10만 명당 26.5명으로 발표되어 수년간 OECD 국가 중에서 여전히 자살률 1위를 유지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있다. 한편, 십 대 청소년 자살률은 4.2(2015년)명으로 OECD 국가들에서 평균 자살률보다 약간 높은 순위에 속한다.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청소년 자살률이 상위권에 있지 않으므로 긍정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2014년을 제외하고 2009년 이후부터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점에서 국내 청소년의 자살문제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살 행동은 성별에 따른 특성 차이가 있다. 자살시도는 여자에서 많으나, 실제 자살로 인한 사망은 남자가 2~3배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다르게 국내 여자 청소년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뉴질랜드에 이어 2위로 높게 나타났고(2015, 자살과 학생정신 건강 연구소), 2014년 3.4명에서 2015년 3.8명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남자 청소년 자살률 평균 5.2에 비하여 낮은 수치이지만, 외국의 통계와 비교할 때 성별 차이가 적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국내 여자 청소년들의 자살위험성과 관련된 심리사회적 요인들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청소년 자살예방 전략이 실효성을 얻으려면 자살 사망과 관련된 자료를 구축하고 분석함으로써 관련 요인들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2015년 학생 자살 사망 사안에 대한 학교 보고서 자료를 기반으로 자살 관련 요인을 분석한 자료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2016년 자살과 학생정신건강 연구소).

학생들은 학기 초나 시험 기간 등 적응과 학업 스트레스가 증가할 시기에 자살이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방학 기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학업 및 학교 적응 상태가 자살에 중요한 촉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살 방법은 치명도가 높은 투신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층 빌딩과 아파트 주거 문화 중심의 국내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접근성이 비교적 쉬운 자살 방법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망 학생의 약 60%에서 우울감, 성적 및 가정 내 갈등과 같은 고민이 있었다. 또한, 흡연, 음주, 가출 등의 행동문제가 약 17%에서 있었고, 약 20%에서 학교 출결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부적응적 상태에 있었다고 보고되었다.

이를 볼 때 청소년 자살 행동 모델 이론에서 자살 행동에 이르기 전에 우울 증상과 충동 공격성 상태를 거치게 된다는 설명과 유사하게, 우리나라 학생 청소년 자살에 우울 증상과 문제행동 등으로 표현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충동/공격성 심리가 중요한 위험요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망 전 약 50%에서는 자살 암시를 한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부모보다는 또래 친구에게 알리는 경우가 조금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가족과 교사보다 또래 집단이 청소년 시기에는 중요한 소통의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자살예방 대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국내 학교기반 자살예방 정책은 최근 1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기본적인 자살예방 체계를 수립하고 위기 단계별 전략들을 제시하는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한편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자살을 줄이는데 실제 효과가 있으려면 이제까지 구축한 체계를 기반으로 향후에는 근거 중심의 타당성 있는 전략을 검증하고 개발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즉, 국내 사회문화에 근거한 자살 위험 및 보호요인을 파악하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효과와 근거가 검증되었는지 기준을 제시하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청소년 자살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함께 하도록 협력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들이 더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한 사람이 자살하기까지 과정은 생물학적, 심리사회적인 요인들이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시기마다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었으며, 개인마다 특별한 상황이 있으므로 매우 복합적인 자살 원인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자살 관련 자료들을 분석하여 우리 청소년의 특성을 설명하는 자살 경로를 파악함으로써 결정적인 자살 유발 요인들을 줄이고 보호 환경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해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은 아직 발달과정에 있으므로 외부 및 내면의 스트레스에 긍정적인 대처 전략으로 대응하고 자신을 보호하기에는 아직 미숙한 상태에 있다.

이러한 취약성을 수용하고 지지해줄 가족과 부모 역할의 중요성은 늘어나고 있으나 실제 청소년이 체감하는 가족의 지지적인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

경쟁과 학업 위주의 스트레스와 학교 적응 과정의 문제도 정신건강에 취약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에게는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취약한 청소년들은 오히려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를 주저하고 점차 가족과 학교 등 보호 환경과 소통이 줄어들고 심리적인 고립과 절망 상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자살 청소년 특성을 살펴볼 때 학교와 우리 사회가 자살로부터 청소년을 구하기 위하여 자살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학생의 자살 사망이 증가하는 시기에 취약 학생에 대한 관심을 증진하고, 자살 경고 신호에 잘 대처하기 위하여 평소 자살 게이트키퍼 훈련 등을 강화해야 하며, 자살 방법 접근성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울 증상과 학교 부적응적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관련 정신건강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줄 방안 마련 및 가장 중요한 지지체계인 가족과 부모의 지원 강화를 통하여 청소년의 건강한 심리사회적 발달을 지원하고 자살의 보호 체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제안들은 국가와 사회 전체의 관심과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자살한 한 생명도 너무 많다’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 조성을 위한 각자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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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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