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학교는 배려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가? 정의로운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가?
[인성교육] 학교는 배려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가? 정의로운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가?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7.01.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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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심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원장

 

1. 학교의 인성교육 비전

학생들은 깨어있는 시간의 많은 부분을 학교에서 생활한다.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 교과 지식도 배우고, 기술도 익히지만 동시에 친구들과 사귀고, 학교 규칙을 지키며, 교사들의 가르침을 받게 된다.

학교에서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명시적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의식하지 못하거나 학교에서 의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지만, 부지불식간에 학생들은 사람들 간에 어떻게 처신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 상을 받고 칭찬을 듣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벌을 받는지 등 인성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관계 원리, 사회 규범이나 가치관을 습득하게 된다.

그런 만큼 학교생활의 과정 자체는 인성교육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학교에서 덕목을 주입하는 도덕교육은 교화(敎化, indoctrination)라고 매도하는 자율론적 도덕교육론이 득세하던 1970년대로, 도덕 판단의 발달 이론을 제시하여 새로운 도덕교육 논의를 불러일으켰던 콜버그(L. Kohlberg)는 일찍이 학교의 도덕적 분위기(moral atmosphere)가 학생들의 도덕 발달에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곧 학교장을 비롯한 교사, 학교 행정원, 학생들로 이루어지는 학교 공동체의 분위기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도덕 발달이 촉진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인성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학교의 분위기, 학교 운영의 중점, 학교의 비전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논의하고자 한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자 한다면, 먼저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우리 학교를 어떤 공동체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주로 학교장이 주도적으로 고민을 하겠지만, 꼭 학교장 혼자서 할 일은 아니다. 가능하면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뜻을 모아 우리 학교의 인성교육 비전을 수립한다면,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인성교육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 학교를 어떤 공동체로 만들어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인성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교육부의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에서도 ‘인성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위학교에서는 학교의 상황, 학교 관계자들의 요구, 학교장의 철학, 교육부나 교육청의 인성교육 중점 정책 등을 반영하여 다양하게 인성교육 비전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넬 나딩스(Nel Noddings)가 제안한 ‘배려(caring)의 공동체로서의 학교’와 콜버그(L. kohlberg)가 제안한 ‘정의로운 공동체(just community)로서의 학교’를 살펴보고, 우리가 학교 인성교육을 활성화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 학교를 어떤 공동체로 만들어 갈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2. 배려 공동체로서의 학교

‘배려’라는 덕목은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인성교육의 핵심 덕목 중의 하나로 제시할 만큼 오늘날 우리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인성 요소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실제로 교사와 학생들에게 오늘날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를 조사해보면 ‘배려’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다. 그만큼 배려는 오늘날 인성교육에서 강조되고 가르쳐지고 있는 덕목이라고 하겠다.

여기서는 이러한 ‘배려’를 중심으로 학교 공동체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상당히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나딩스의 입장을 살펴본다.

배려의 공동체로서 학교를 재구조화해야 한다는 나딩스는 전통적인 교과교육 중심의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오늘날 학교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자유교육은 학생들의 제한된 재능과 특성에 적합한 교육을 학교에서 실시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자유교육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반드시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는 교육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근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나딩스는 학생들이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배려를 제공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개인의 능력과 흥미와 일치되는 교육과정으로 교수 학습을 하고, 배려 실천기회를 제공하는 학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배려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구성원들 사이에 강한 신뢰를 토대로 형성된다. 나딩스는 학교 신뢰 형성을 위한 목적의 연속성, 장소의 연속성, 사람의 연속성 및 교육과정의 연속성을 제안한다.

목적의 연속성이란 학교는 ‘배려’라는 일관된 가치를 지향하며 모든 교육 활동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학교는 배려의 중심이다.

학교는 모든 학생들이 인간의 배려에 관한 근본적 이슈들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전문화된 배려의 영역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나딩스가 제안하는 하나의 교육 방법은 점심시간의 활용이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대인 관계적 추론을 연습할 수 있다.

마치 가정 내 식탁에서 가정, 학교, 공동체, 사회의 모든 주제가 대화의 내용이 될 수 있는 것과 같이 학생들은 학교 점심시간에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 성인과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한, 배려가 목적인 학교에서는 경쟁에 내몰린 아동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 해주어야 한다. 이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배려해주는 성인과 정기적인 대화를 의미한다.

이로써 학생들은 자신이 교과 성적으로 평가받는 존재가 아니라, 존경받을만한 삶을 살 수 있는 존재이자 공동체에 헌신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나딩스에 따르면, 교사와 학생의 연속성을 위해 교사들은 학생들의 상호 동의에 근거하여 3년 또는 그 이상을 함께 지내야 한다. 교사는 학생에게 자신을 인간으로서 배려하고 있는 제3의 존재가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

나딩스는 교육과정 안에서의 연속성에 대해 상당히 파격적인 주장을 한다. 그는 다양한 전문 교과목들에 관한 프로그램 제안을 통해서 인간의 모든 역량에 대한 배려와 존경이 필요하다고 보고, 보편적 교육과정 안에 포함된 전문 과목들은 배려의 주제를 중심으로 조직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는 팀을 이루어 건강관리, 성, 자녀 양육, 가정 살림, 운전자 교육, 안전, 영양, 약물, 환경 문제 및 최근 주제들에 대해 학생들과 대인관계 추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대인관계 추론은 문학과 역사에 의존한다. 단, 문학과 역사는 배려의 주제를 중심으로 탐구한다. 가드너(H. Gardner)의 다중지능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삼고,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흥미를 고려하여 4개의 프로그램 및 프로그램 간 결합을 제안한다.

4개의 프로그램은 언어/수학 프로그램, 기술 프로그램, 예술 프로그램, 대인관계 프로그램이다. 나딩스의 이러한 배려교육론은 그의 배려윤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딩스(1984)는 그의 책에서 여성윤리로서의 배려윤리, 관계적 윤리로서의 배려윤리를 주장하였다.

나딩스는 배려윤리의 토대가 되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서로를 정서적으로 인식하는 개인들의 연결이나 결합’ 또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느끼는 일련의 만남’으로 정의하고 있다(박병춘, 1999).

배려 관계는 배려자와 피배려자와의 관계를 말한다. 나딩스는 이러한 배려 관계의 원형으로서 어머니와 자식 간의 배려 관계를 들고 있다.

배려는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고 완성된다. 배려는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여성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배려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윤리학적 논의는 관계윤리학이라고 불릴 수 있다. 배려 관계에 기초한 배려윤리학은 인간은 관계 안에서 정의된다는 관계 존재론(relational ontology)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관계존재론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끊임없이 관계 안으로 들어가려는 존재이다. 그리고 개인은 하나의 개체로서가 아니라 자아가 놓여 있는 관계들에 의해서 실제로 정의되는 것이다.

이러한 배려 관계를 이상으로 하는 관계윤리는 여성이 남성보다 이러한 정향을 더 자주 채택한다는 점에서 여성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개인주의 윤리에서 행위를 도덕적 규칙 또는 원리와의 일치 여부나 행위가 산출한 결과의 유용성에 의해서 판단하는 것과는 달리 관계윤리에서 행위는 관계를 통해서 판단된다.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사람의 반응이 행위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처럼 관계윤리에서는 행위의 도덕성을, 전통적 윤리학에서 보편화가능성의 원리에 비추어 판단하는 것과는 달리, 진정한 타인에 대한 감응과 우리가 놓여 있는 관계를 통해서 검증하게 된다. 나딩스의 관계윤리는 전통적인 원리 중심의 윤리학에서 강조했던 도덕적 의무를 중시하지 않는다.

칸트가 도덕원리에 일치하려는 의무감에서 나온 행위만을 도덕적 행위로 보았던 것에 비해 관계윤리에서는 사랑과 자연적 성향에서 나온 행위를 도덕적 행위로 보고 있다. 관계윤리는 자연적 배려에 근거하고 이에 의존해서 행위를 판단한다.

칸트가 감정을 멀리하고 의무감에서 행위를 하라고 규정한 것과는 달리 관계윤리에서는 자연적 배려를 자극하기 위한 의무감을 요구한다.

그리고 배려를 실천할 때 우리가 느끼는 기쁨이 배려를 유지하게 해주고 배려에 헌신하게 해준다고 본다. 나딩스는 배려윤리의 교육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모델링: 모든 도덕 교육에서 그렇듯이, 배려에서도 모델링은 중요한 방법이다. 교사는 배려하는 사람으로서의 모범을 학생들에게 보여야 한다.

대화: 열린 대화를 한다. 그러한 대화는 계속 심화되는 자기-이해에의 초대이다. 이는 논쟁에서 이기려는 ‘전쟁’ 모형의 토론이 아니다. 내 입장이 논리적으로, 윤리적으로 옳다고 상대방에게 정당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배려의 실행: 학생들은 직접 배려의 행위를 실행해봄으로써 배려를 더 잘 배울 수있다. 학생들끼리 협동 작업을 통해서 그리고 지역사회의 봉사 활동을 통해서 배려의 실행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인정(confirmation): 다른 사람을 인정해 줌으로써 그가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다. 배려받는 사람이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지를 잘 알만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3. 정의로운 공동체로서의 학교 

다음은 학교는 정의(justice)라는 원칙에 의해 운영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콜버그의 이론과 실험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실 시기적으로 콜버그는 나딩스보다 앞서 자신의 도덕발달이론을 제시하여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나딩스의 여성윤리 혹은 배려윤리라는 주장도 콜버그의 발달이론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공동체(just community) 접근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전기(前期) 콜버그의 입장인 인지발달 접근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다.

도덕 교육에 대한 전기 콜버그의 입장은 3수준 6단계의 도덕성 발달 단계 모형에 입각하여, 가설적 딜레마에 대한 토론을 통해 그들의 도덕성 발달을 한 단계 더 높은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도덕성 발달을 자극・촉진하는 것이다.

콜 버그의 제자 블랫(M. M. Blatt)의 실험 연구에 의해 효과가 입증된 이른바 ‘+1 전략’은 학생들을 자신의 현 단계보다 바로 윗 단계의 도덕적 판단에 노출 시킴으로써 인지 갈등과 역할 채택을 통한 도덕성 발달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발달 접근법을 통해 콜버그는 기존의 덕목주의와 행동주의 교육이론에 내재된 도덕적 상대주의와 교화의 위험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이같은 가설적 딜레마 접근은 소위 ‘심리학자의 오류(psychologist’s fallacy)’를 범했음을 콜버그는 자인한다.

즉 콜버그는 가설적 딜레마 토론 수업이 실생활 문제를 다루기 어렵고 도덕적 판단과 행동을 일치시키지 못하며, 도덕성의 형식(추론)과 내용을 결합시키지 못하고, 개인과 집단을 분리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이러한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스라엘 키부츠 방문을 계기로 정의로운 공동체적 접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당시 미국 사회는 공동체나 공동선에 대해 냉담하고 개인적 이익 관심이나 행복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시민이 많았다. 콜버그는 이러한 부정적인 도덕 현상을 극복하고자 정의로운 공동체 실험학교(Cluster School)를 운영하게 되었다.

콜버그가 운영했던 정의로운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교의 도덕적 분위기(moral atmosphere)와 잠재적 교육과정의 중요성 자각에서 출발했다.

도덕적 분위기는 도덕적 행동을 결정짓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행위의 내용만이 아니라 형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의 정의 추론 단계가 아무리 높아도 그가 속한 집단 규범이 낮으면 실제 행동은 집단 규범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따라서 콜버그는 개인의 도덕추론 능력의 신장 못지않게 학교나 학급의 도덕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콜버그가 말하는 도덕적 분위기는 생태(ecology), 환경(millieu), 사회 시스템(social system), 문화(culture)라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생태란 학교의 물리적 자본, 즉 규모, 외관, 설비 등을 말하고, 환경이란 학교 구성원의 급여, 고용의 안정성, 교육 수준 등을 말하며 사회시스템이란 학교의 조직, 운영, 교수 프로그램 등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문화란 학교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규범, 가치, 의미조직을 의미한다. 즉, 문화란 ‘공동체에 널리 퍼진 지적, 도덕적, 그리고 미적 표준과 의사소통의 의미가 포함된 공유된 관념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를 현대 공교육에서는 우연적으로 존재하는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의도적으로 재건설하여 명시적 교육과정과 잠재적 교육 과정 사이의 불일치를 최소화하고자 하며, 정의(justice)의 원리에 충실한 학교 공동체가 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콜버그는 이러한 입장에서 실제로 정의로운 공동체 실험학교(Cluster School)를 운영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목표: 콜버그는 도덕 발달의 실제 목표를 플라톤적 이상주의인 제6단계로부터 합리적 자유주의인 제5단계로 단축했다.

더 나아가 콜버그는 시민 교육으로서의 도덕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정의로운 공동체’ 접근의 도덕교육에서는 정의의 목표와 개념을 제4단계 수준으로 단축하였다.

 정의로운 공동체 학교의 교육목표는 ‘새로운 단계 4’를 지향하며, 단순한 법질서 준수뿐 아니라 참여와 배려, 도덕적 역할 이행과 책임감 등을 발달시켜 학생들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에 대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도덕적으로 헌신하도록 하는 데 궁극 목적이 있다. 

세부적 교육 목표로는 첫째, 도덕적 논의에의 참여를 통하여 학생들의 도덕적 토론 수준을 고양하는 것, 둘째, 민주적 규칙 제정과 공동체의 집단 연대감 형성을 통하여 도덕 문화를 창출하는 것, 셋째, 학생과 교사 모두가 도덕적 제도와 결정에 따라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의로운 공동체 학교에서 ‘도덕교육을 받은 사람’의 이상(ideal)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치우침 없이 자신의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이며 공동체에 능동적인 참여를 통하여 도덕적으로 헌신하는 사람이다.

또한 정의의 원리를 나와 타인, 그리고 공동체의 원리로 받아들이며 공동체에 대한 애착이 곧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의무감으로 나타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운영의 기본 원리: 정의로운 공동체 접근의 기본 원리는 ‘참여 민주주의’이다. 참여(직접) 민주주의는 공동체에 참여를 촉진할 뿐 아니라 공동체 의식을 형성시켜 준다. 콜버그가 볼 때 학생들의 사생활 중심주의 극복은 학교 운영 및 지역사회 활동의 참여를 통해 시민의식을 길러줌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정의로운 공동체 학교의 특징은 민주주의와 공정성을 특징으로 하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평등한 관계 및 공정성 확보를 전제로 하며, 둘째 학생들에게 권리가 부여되는 만큼 큰 책임감이 부여되며, 개인적 책임감과 함께 집단적 책임감도 강조된다.

그리고 사회적 계약 관계 형성은 문제 해결에 있어 교사와 학생이 모두 동의하는 원리와 규칙에 따르는 것을 의미하며, 다양한 구성원 간 갈등은 평등한 관계에서 조정되고 중재되는 능력에 의해 확립된다.  

교육과정: 정의로운 공동체 학교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의도적인 설정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기구를 통하여 규칙을 제정하고 수정하면서 학교를 운영하였다.

교사의 역할: 정의로운 공동체 접근에서 교사는 정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지지적 접근(advocacy approach)을 통해 특정한 내용을 지지 또는 옹호할 수 있다.

실제의 생활 속에서 교사는 과정의 촉진자(facilitator) 또는 소크라테스적 질문자 이상의 역할을 이행해야 한다.

예컨대 도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는 도덕적 결정의 옳은 답을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이 교화와 다른 점은 교사 역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있고, 지지가 주입이 되지 않기 위해 교실 또는 학교에 반드시 참여민주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의로운 공동체 접근의 이상적 교사상으로 콜버그가 제시하는 실제 인물이 있다. 콜버그는 키브츠 청년들의 지도자이자 교사인 마드리히의 역할과 실제적인 영향력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주장했던 촉진자로서의 도덕교사상에 대한 수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대안을 도덕적 촉진자, 옹호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마드리히로부터 찾았다.

마드리히는 집단 연대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이들에게 임의적인 규칙을 부과하거나 바람직한 행위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드리히의 역할은 단순한 지위나 권력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민주적 관점에서 자신의 권위를 행사함으로써 뒤르껭이 주장한 교사가 지니고 있던 교화와 주입의 위험성으로부터는 벗어날 수 있었다.

4. 인성친화적 학교문화 형성을 위하여

이상으로 배려 공동체로서의 학교와 정의로운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살펴보았다. 나딩스와 콜버그는 각기 자신의 이론을 기반으로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학교의 모습을 그려내었는데, 그것은 상당히 혁신적인 것이었다.

특히, 콜버그는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지만 실험학교까지 운영했었고, 초기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도 했었다. 이러한 예를 살펴보면, 기존의 학교가 어떤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철저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요청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론들은 우리 교육의 실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딩스가 말한 배려라는 가치는 우리 인성교육에서도 크게 강조되고 있고, 학교 공동체에서 교사-학생 간, 학생상호 간의 배려가 많이 강조되고 있으며, 경쟁 풍토의 완화라든가 교사와 학생 간의 대화가 강조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콜버그의 정의로운 공동체 접근은 ‘학생자치법정’ 등으로 구체화되어 학교 현장에서 적용되기도 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에 이러한 자치법정 등은 권장되고 있으며, 최소한 학교의 규칙 제정에 학생들을 참여시켜 콜버그가 말하는 ‘계약 정신’을 살리도록 권장되고 있다.

나딩스와 콜버그의 접근은 우리가 학교 교육에서 인성교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도덕적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우리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역학을 성찰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의 학교 환경과 문화를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학교에서 배려의 공동체를 추구할 것인지, 정의로운 공동체를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제3의 가치를 지향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런데 무엇을 선택하던지 간에 나딩스와 콜버그의 접근은 학교 인성 교육이 덕목 한두 가지를 강조한다고 해서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인성교육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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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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