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명사들이 생각하는 교사의 학급 교육 과정 구성 방안 ②

도영호 의왕초등학교 교사

경상남도교육청은 수업 중심의 학교 문화를 조성하여 학교 교육력을 높이고, 교육현장의 수업연구 활동 지원과 수업 중심의 교단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2013년부터 ‘수업명사’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수업명사’는 10년 이상의 수업지도 경력과 수업연구교사 발표대회에서 1등급을 2회 이상 받은 교사를 교육감이 임명한다.

교육청은 이렇게 임명한 관내 초등 수업명사 108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1월 23일~24일 경남 고성군 경남교육종합복지관에서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 역량 강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본지는 이 워크숍에서 김성현 벌교초등학교 교사 등이 발표한 ‘교사의 학급 교육 과정 구성 방안’ 2편을 소개한다.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를 위한 방안

1. 시작말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말할 때 누군가 이야기했다.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린다.” 단순하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이러한 쓰디쓴 평가는 교육현장으로 하여금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게 하였다. 전국 어디서나 같은 내용과 방법으로 가르치는 폐해를 막기 위하여 교육과정의 혁신이 시작되었다.

교육과정 및 재구성에 관한 연수가 강화되었고 교사에게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하였으며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선발하였다.

배움중심수업을 필두로 프로젝트 학습(PBL), 하브루타, 체험 중심 수업, 비쥬얼 씽킹, 마인드맵 등 다양한 수업 문화, 수업 방법, 학습 방법 등이 개발되었고 적용되었다.

단위 학교 및 학급에서는 지역 환경, 학교 특성,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도 일반화되는 추세이다. 노력의 결과는 어떠한가? 사실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다. 듣고 외우는 부분, 즉 학습과 수업에 대한 부분에만 집중해왔고 평가에 대한 연구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평가는 학생이 배움을 통해 확실하게 ‘이해(understanding)’했는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가 계획하고 실시한 교육과정의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시험보고’ 에 해당하는 평가방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정중심수시평가, 교사별 평가를 강조·확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필평가가 가장 큰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행평가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관찰, 예체능 실기평가 등 한정적인 부분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준거도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필평가 위주의 시스템은 여전히 학생의 개인차를 변별해 내고,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인 개인의 역량을 판단하는 데 목적을 두게 된다.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내용 ‘이해’ 수준은 물론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배움중심수업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기존의 평가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학습의 전이를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궁금증에 쉽사리 대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가 분절적으로 계획되고 운영되는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평가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인하여 교육과정-수업-평가가 각자 다르게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무엇을 아는가?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측정에서 평가로, 결과가 아닌 배움의 과정으로, 수업과 평가를 하나로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가 그 해결방안이라는 전제하에 하나의 방법으로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에 대한 고찰을 하기로 한다.

2.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의 기대 효과

교육과정은 교과 및 학교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사가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선정하고 조직한 교육의 청사진이다.

수업은 효과적인 교수전략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학생들과 교감하는 소통의 장이다. 평가는 학생이 인지적, 정의적, 심동적 영역에서 교육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수업과의 연계 하에 학습의 ‘이해’를 끊임없이 지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는 우리 교육 현실의 문제를 극복하고 학교는 교육의 장이라는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합과 자율 중심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가 성공적으로 실행 된다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학생 중심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둘째, 배움 중심 수업이 용이해진다. 셋째, 학생이 수업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넷째, 교과 내용과 학생의 경험 통합이 용이해진다.

다섯째, 과정 중심 평가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여섯째,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역량이 신장된다. 일곱째, 학교가 교육과정 중심 조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3.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를 위한 노력 :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

교육과정-수업-평가의 필요성에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체화를 이루어내는가?

이 질문에는 수없이 다양한 의견과 고민, 토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는 백워드 설 계를 통한 평가혁신 및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 이해란 무엇인가?
백워드 설계를 설명하기 전에 UbD(Understanding by Design)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는 ‘이해’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고자 한다.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위해서는 결국 학생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방법을 통해 평가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해(understanding)’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이해에 대한 의미를 ‘깨달음’, ‘잘 알아서 받아들임’, ‘무슨 뜻인지 아는 것’ 정도로 사용하고 있다.

까닭은 블룸(Bloom)이 제시한 교육목표분류 중 지적영역의 6단계가 큰 역할을 하였다. 지식, 이해, 응용, 분석, 종합, 평가의 6단계의 분류는 후학들에 의하여 기억하기, 이해하기, 응용하기, 분석하기, 평가하기, 창조하기로 수정되었는데 이 교육목표분류에서의 이해하기(understanding)는 활용이나 전이(transfer)를 포함하지 않는다.

하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등장하는 ‘이해’는 기존의 이해와는 차원이 다르다. 여기서의 이해는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이해는 물론 수행능력과 학습의 전이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때문에 2015 개정 교육과정 및 UbD에서의 이해를 정의하자면 ‘학습자가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맥락 속에서 의미를 파악하고 새로운 상황 속에서 유연하게 적용하여 내면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긴스(Wiggins)와 맥타이(McTighe)는 이해를 설명, 해석, 적용, 관점가지기, 공감, 자기지식의 여섯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백워드 설계에서의 ‘이해’는 이들을 종합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이해를 위한 수업설계 :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백워드 설계 (backward design)를 제시한다.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고 평가가 곧 수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백워드 설계에서의 단원 설계의 주의점 및 단원 설계 방법을 알아봄으로써 기존의 수업설계 및 평가방법과 어떤 차이점이 있으며 왜 의미가 깊은지 살펴보도록 한다.

1) 백워드 설계
백워드 설계는 위긴스와 맥타이에 의해 구성된 UbD-이해중심교육과정의 단원설계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3단계의 단원 설계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 1단계 : 학습 목표 설정 및 기대하는 학습결과 확인 ‘이 단원에서 어떤 핵심원리를 배우고 학습 후 학생들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 2단계 : 다양한 이해의 증거 결정하기(평가 및 준거결정)  ‘어떠한 평가와 평가 결과를 통해 단원 목표가 달성된 것을 확인할 것인가?’
• 3단계 : 학습활동 계획 및 계열화 ‘어떠한 수업, 활동, 경험을 통해 학습 목표에 도달하고 평가에 성공적이게 할 것인가?’

 백워드 설계는 교사들이 단원을 설계하거나 수업활동들을 계획하기 전 단계에서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배움의 증거(평가)들을 먼저 결정함으로써 내용과 평가, 수업의 일관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온정덕, 2011).

이 설계 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과정의 설계가 ‘목표-평가-수업’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단원의 학습목표에 이어 목표 달성의 증거가 되는 평가를 먼저 계획함으로써 보다 더 목표 지향적인 수업 설계가 가능해진다.

가) 백워드 설계 1단계 : 교육목표 설정 및 기대하는 학습결과 확인 백워드 설계의 1단계는 학습하는 단원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이 끝났을 때 학생들이 도달해야 할 위치를 확인하는 단계이다.

1단계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으면 전체적인 수업과 평가가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방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1단계를 신중하고 구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첫째, 국가 수준에서 제시하는 성취 기준 및 단원의 목표를 바탕으로 빅아이디어(big idea)를 선정한다. 빅아이디어는 과목의 핵심이 되는 개념 및 원리로 그 과목에서 얻게 되는 탐구의 결과이고, 전문적으로 사고하고 인식하 는 방식이다. 이는 단원의 핵심개념이나 일반화된 지식 등으로 드러나게 된다.

둘째, 기대하는 학습결과를 확인한다. 효율적인 교육 설계의 핵심은 교사의 수업을 통해 학생이 학습한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고려하여 구성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교육의 목표는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교육과정의 교사용 지도서에는 앎, 함, 됨으로 표기되어 제시되어 있는 드레이크(Drake)의 KDB(Know-Do-Be) 이론에 따라 살펴본다.

KDB 이론이란 주제에 따라 관련 교육과정 내용을 스캔하고 클러스팅한 다음 주제를 중심으로 모여진 교과의 표준 내용들을 지식(Know)과 기능(Do), 인성(Be)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결핍된 부분을 보완하여 최종적으로 통합단원을 구성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갖추기 바라는 인성 및 상태(to be)’를 확인하고 그것을 위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to do)’과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to know)’을 내용 요소와 기능의 특성을 고려하여 균형있게 찾아내는 것이다.

셋째, 핵심 질문을 구성한다. 핵심 질문에는 빅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서 구성되어야 한다. 핵심 질문은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작이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해답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아니라 교과나 교육과정의 중심에 놓이거나 학생의 심층적인 학습을 유발할 수 있는 질문을 의미한다.

이러한 질문들은 학생들의 탐구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고차원적 사고를 가능케 한다. 때문에 핵심 질문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 열린(open-ended) 질문이다.
• 더 많은 질문과 생생한 토의 및 새로운 이해를 유발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 깊이 생각하게 하는(thought-provoking) 것이어야 한다.
• 학생들로 하여금 대안을 고려하고 증거를 검토하며 그들의 아이디어를 지지하고 대답을 정당화할 것을 요구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 참여와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흥미로운(engaging) 것이어야 한다.
• 빅아이디어와 수업에 대해 지속적인 재사고(rethinking)를 자극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 이전의 학습과 개인의 경험을 의미 있게 연결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나) 백워드 설계 2단계 : 다양한 이해의 증거 결정하기 
2단계는 1단계에서 설정한 목표에 대한 학생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를 계획하는 단계이다. 일반적으로 교수-학습활동을 계획하고 평가를 계획한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평가를 우선하여 고려한다는 점에서 다른 설계 방법과 차별화되는 백워드 설계의 가장 핵심적인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단원에서 요구하는 결과를 성취하였는가? 핵심 원리나 빅아이디어를 이해하는가? 이해의 증거로써 무엇을 결정할 것인가? 등을 고민해야 한다. 평가는 학생 배움의 ‘이해’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앞에서도 이해에 관하여 이야기했지만 이해의 여섯 가지 측면은 이해의 수행 관점을 명시적으로 구체화하여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해의 여섯 가지 측면은 수행에 대한 ‘이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여섯 가지 측면은 평가의 지표가 되며, 목표 설정에도 활용될 수 있다.

2단계 다양한 ‘이해의 증거 결정하기’에서 실천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행 과제를 결정해야 한다.

수행 과제는 학습자들이 배움의 내용 을 이해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도록 위긴스와 맥타이(2005)가 제안한 GRASPS 모델을 활용하여 설계한다.

GRASPS는 Goal(목표), Role(역할), Audience(청중), Situation(상황), Performance(실행), Standards(기준)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수행과제 설계에 포함하여야 하는 요소를 의미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행 과제는 학생들에게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인 청중이나 대상을 고려하면서 교사가 특정한 역할과 기준에 따라 수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온정덕, 2011).

둘째, GRASPS를 통해 수행 과제를 결정한 후에는 학생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이해의 증거(평가)를 계획해야 한다.

여기서 다른 증거는 수행 과제로 평가되지 않는 단원의 목표들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관찰, 토의·토론, 체크리스트, 대화, 선다형, 논술·서술형, 퀴즈, 검사, 비공식적 점검 등 다양한 평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평가의 준거를 결정하고, 수행 결과를 평가하는 루브릭(Rubric)을 만들어야 한다. 객관적이고 정당한 평가는 학생들의 ‘이해’를 평가하기 위한 적절한 준거가 필요하다.

적절한 준거는 단지 평가 과제의 표면적 특징에서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1단계 목표와 이해의 여섯 측면을 고려하여 마련되어야 한다.

평가 준거를 설정하고 나면 그에 따른 평가기준체계를 수립하고 평가 기준체제에 따라 점수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필요하다(박미자, 2008).

다) 백워드 설계 3단계 : 학습활동 계획 및 계열화
3단계는 교육목표 설정 및 기대하는 학습결과 확인하기(1단계), 다양한 이해의 증거 결정하기(2단계)에서 계획하고 결정한 내용에 근거하여 학습 경험과 수업을 계획하는 단계이다. 백워드 설계는 1단계, 2단계, 3단계가 서로 일관성과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3단계에서는 1단계의 KDB와 2단계의 평가계획에 따라 학습활동을 세분화하여 조직함으로써 목표-수업-평가의 일체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어떤 지식과 기술이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하고 교사가 의도한 결과를 달성하도록 하는가?

어떤 활동이 단원에서 요구하는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갖추도록 하는가? 어떤 것이 가르쳐지고 지도되어야 하며, 이것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쳐질 수 있는가?

어떤 자료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가? 등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3단계는 단원의 재구성 및 단원지도의 로드맵이 구성되는 단계로서 학생들이 단원의 성취기준을 달성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고, 새로운 지식으로의 전이까지 도달하게 이끌어주는 단계이다.

학생들이 학습활동에서 흥미 있고 즐겁게 참여만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행에서 실제로 빅아이디어를 경험하게 하여 지적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백워드 설계에서는 ‘WHERETO’의 요소를 고려하여 활동을 계획하고 점검하게 된다.

2) 위긴스 & 맥타이의 설계 템플릿
위긴스와 맥타이(2004)는 워크북을 통해서 백워드 설계에 근거하여 실제 단원을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설계 템플릿을 구안하였다. 백워드 설계의 1, 2, 3단계의 구체적 적용 형태는 템플릿에 구현된다.

3) 백워드 설계에서 조심해야 할 것 : 쌍둥이 죄악(twin sins)

UbD에 의한 백워드 설계는 ‘쌍둥이 죄악’을 범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경계 한다. 위긴스 & 맥타이는 활동 중심 수업(activity-focused TEACHing)과 진도빼기 수업(coverage-focused TEACHing)을 ‘쌍둥이 죄악’으로 규정하고 단원 수업설계시 주의를 당부한다.

그럼 첫 번째 죄악으로 규정된 활동 중심 수업부터 살펴보자. 활동 중심 수업이란 교육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장려되고 있는 수업이다. 활동 중심 수업은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통해 학생의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UbD에서는 이를 죄악으로 규정했다. 현재 진행되는 대부분의 체험, 경험(handson) 중심의 수업은 활동 그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집중력과 사고를 발달시키는 활동(minds-on)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활동 중심 수업은 학습에서의 요점이 무엇이고 경험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빅아이디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수업 당시에는 즐겁고 행복하지만 수업을 마치고 났을 때 학생의 ‘이해’로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때문에 단순 활동 중심의 수업은 조심하고 경계해야하는 것이다. 활동 중심 수업이라도 단원 목표 달성을 위한 빅아이디어와 핵심 질문에 부합하는 활동이 중심이 된다면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활동 중심 수업을 통해 핵심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에 따라 가치 있는 활동과 경계해야 할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죄악의 다른 하나는 진도 빼기 수업이다. 단위 학교, 학급마다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 학교 수업은 교사가 교과서의 내용을 빠짐없이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수업은 남이 만든 것(교과서)을 어떤 기준(교육과정)으로 만들었는지 누구를 대상(지역별 학생)으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없이 가르치게 된다.

그렇다 보니 학생의 실생활과 연계 없는 가르침이 일어나게 되고 진도에 의존하게 되어 많은 시간을 교과서의 방대한 내용에 관한 설명에 빼앗기게 된다.

이러한 수업에서는 학생과의 질문, 대화 등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학생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 생략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 빅아이디어이다.

빅아이디어를 활용한 수업은 교과서 내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지식들의 핵심 원리(개념)를 찾아내어 그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업이 끝난 후 또는 시간이 흐른 뒤에 각각의 지식은 다 잊더라도 빅아이디어와 일반화된 지식은 남는 수업을 하자는 것이다.

4. 맺음말

백워드 설계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 수업을 구조화하고 실행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며, 교사의 전문성은 결국 교육과정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백워드 설계는 국가에서 제공되는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따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는 결과를 바탕으로 역순으로 생각하며 단원 내용을 재구성하는 단계를 거친다.

즉, 성취기준에 맞는 학생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수행 과제와 기타 증거를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단원의 목표와 계획된 평가에 일치되도록 학습 경험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과정 재구성 단계를 거치면서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고려하게 되며, 이를 통해 교사는 의도된 교육과정과 실제 진행될 교육과정의 차이를 줄여나가며 학생의 ‘이해’를 돕게 된다.

백워드 설계는 빅아이디어,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수행과제, WHERETO 요소 등 중요한 내용들을 잘 융합하면서 단원의 내용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백워드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교육과정에서 평가를 고려하는 시기이다.

교육과정의 단원 개발 단계에서부터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평가를 고려해서 수업 활동을 구성하는 것, 그 순서의 변화가 수업과 평가를 일체화하게 하고 연계성을 갖고 진행되게 한다.

기존의 교육과정과 같이 평가를 마지막 단계에서 고려하게 되면 수업과 평가가 분절적으로 구성되며 내용이 다른 경우도 나타난다.

교육과정 운영 시간이 부족할 경우 평가가 형식적이거나 생략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평가를 고려하는 시기의 변화는 결국 교육과정의 중심에 평가를 가져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평가 방법의 차이이다. 기존의 정답 위주의 지필평가가 아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수행과제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GRASPS를 통한 수행 과제는 수업 속에서 평가를, 평가 속에서 수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으며 학생이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을 실생활에서 적용할 기회 를 제공해 준다.

즉, 학생의 ‘이해’와 ‘전이’를 확인하기에 알맞은 평가 방법이다. 이러한 평가 시기와 방법의 변화는 수업 활동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수업 활동 및 학생의 학습 경험에서 혁신해야 할 요소들이 드러나고 수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백워드 설계를 소개 하였다.

백워드 설계를 꼭 사용하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분절적으로 구성하는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수업과 평가가 연계되고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하자는 것이고 학생의 ‘이해’를 도울 수 있고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수행중심평 가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수업혁신을 위한 현장에서의 노력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수행평가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교육발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교 교육의 혁신은 결국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중요할 것이다. 결과를 확인할 방법은 평가이며, 평가 혁신을 통해서 우리의 교육은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를 통해 수업 속에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평가가 배움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루브릭이나 채점 기준은 공개되어야 한다. 백워드 설계가 아니더라도 배움의 ‘이해’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를 실시하고 그것을 통해 교육과정-수업-평가가 일체화된다면 비로소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는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