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증기기관과 기계의 발명으로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1차 산업혁명에 이어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발견과 혁신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자동화와 대량생산으로 대표되는 2차 산업혁명을 지나,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이루어낸 3차 산업혁명을 거쳐서 최근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이 결합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2016년 봄, 우리는 ‘알파고’로 대변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의 등장을 생생하게 본 바 있다.

이제 인류는 1차 산업혁명기에 직면했던 변화와 유사하게 새로운 사회 변동의 길목에 서 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직업은 사라질 것이며, 학교에서 우리가 배운 지식은 쓸모가 없어지는 시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매우 익숙한 담론이 되었다. 핵심역량은 이러한 사회변동기, 미래사회 학교 교육에 대한 해답이 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글은 핵심역량 신장을 위한 평가 방안에 대해 모색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이정우 외, 2016)1)를 소개하여 학교교육, 특히 교실수준에서의 학생평가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계 구성원들의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하였다.

1) 이 글은 글쓴이가 연구 책임자로 참여한 연구인 “핵심역량 신장을 위한 교실수업에서의 학생평가 방안: 의사소통 역량과 공동체 역량을 중심으로”(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16-10)에서 글쓴이가 작성한 일부 내용을 발췌한 후 요약 및 수정한 것임을 밝힙니다.

1. 핵심역량의 의미와 특징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이행은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과 삶의 양상에 변화를 야기하였다. 지식과 정보가 폭증하는 가운데 일상적이고 매뉴얼화된 과업은 줄어드는 반면 불확실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는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교육에서도 고정적인 세부 지식을 많이 암기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핵심적인 지식을 토대로 중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조직하며, 타인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역량은 이러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개인의 능력과 관련된 개념이다. 1959년 White가 “환경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능력으로, 길러지고 개발될 수 있다”라고 역량의 의미와 특성을 소개한 이래 역량은 다양한 연구자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되어 왔다.

특히 1990년대 중반 OECD의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는 성인에 대한 직업 교육 분야에 국한되던 역량 관련 논의를 개인이 성공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능력 차원으로 확대하였고, 이는 세계 각국에서 핵심역량을 교육과정 설계의 기초로 하기 위한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학자가 제시한 역량에 대한 정의들을 종합해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역량은 수행과 관련되어 있다. 역량은 이미 획득한 능력뿐 아니라 실제 수행 상황에서 가동되는 능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윤정일 외, 2007, p. 242). 이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넘어서 고등 사고 수준의 능력 및 인지, 정의, 심동적 영역 전반의 능력과 관련된 의미를 갖는다(백남진·온정덕, 2016, p. 44). 따라서 역량은 총체적이다.

역량은 지식, 기능, 가치/태도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태를 강조하는 개념이다(윤정일 외, 2007, p. 239).

역량의 수행성과 연관 지어 보면, 역량은 총체성뿐만 아니라 맥락성도 지니고 있다. 수행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맥락을 읽어 내고 상황에 적합하게 능력을 조정하여 적용하는 것이 성공적 수행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즉, 역량이란 사회적 환경이나 맥락과 결부된 인간의 능력이며, 사회적 맥락 내에 내재하여 있는 가치와 기준을 고려하여 발휘되는 능력이다(윤정일 외, 2007, p. 244). 이와 같은 수행성, 총체성, 맥락성이 역량의 본질적 속성이라면, 교육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시사점을 갖는 역량의 특성으로 학습 가능성과 발달적 성격을 들 수 있다.

역량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능력과는 구분되는, 경험에 의해 형성되고 학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며(윤정일 외, 2007, p. 245), 모든 학생이 동일한 수준에서 이러한 능력을 습득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초보 수준, 숙련 수준, 전문가 수준 등과 같이 다양한 수준으로 능력이 발현된다(백남진·온정덕, 2016, p. 45).

핵심역량은 “다양한 유형의 역량 중에서 삶의 여러 영역에 걸쳐 필요하거나 혹은 여러 영역에 걸쳐 전이가 가능한 역량(OECD, 20052); 이정우 외, 2013, p. 21에서 재인용)”을 의미한다.

따라서 핵심역량은 소수의 특정 영역 종사자들에게만 필요하거나 삶의 특정 영역에서만 중요하게 발휘되는 역량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며,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는 역량으로서 의미를 갖는다(OECD, 2005; 이정우 외, 2013, p. 21에서 재인용).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OECD의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 21세기 역량의 평가와 교수(Assessmentand Teaching of 21st Century Skills: ATC21S) 프로젝트 등 국제적 수준에서의 핵심역량 논의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이광우 등(2009), 이근호 등(2012)의 연구 등은 모두 다양한 핵심역량을 범주화하고 범주별 핵심역량을제시하고 있다.

각 범주는 핵심역량이 작동되는 영역을 개인과 사회로 구분하고 있으며, 학습이나 사고력과 관련된 범주가 별도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예컨대, OECD DeSeCo 프로젝트의 ‘자율적으로 행동하기’, 이광우 등(2009)의 개인적 역량, 이근호 등(2012)의 인성 역량, Soland 등(2013; 이상하 외, 2014, p. 18에서 재인용)의 개인 내 역량이 개인적 역량이라면, ‘사회적 이질 집단에서 소통하기’, ‘세상에서 사는 방법’, ‘사회적 역량’, ‘개인 간 역량’은 사회적 역량이라 할 수 있다. 학습이나 사고력과 관련된 범주는 ‘사고방식’, ‘학습역량’, ‘지적역량’, ‘인지역량’ 등으로 표현되었다.

2.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핵심역량, 그리고 학생평가의 변화

2015년 고시되었으며, 올해 초등학교 1, 2학년에 적용되기 시작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처음으로 총론을 통해 핵심역량을 명시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명시된 핵심역량과 그 의미는 <표 2>와 같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의 핵심역량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것으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학습하고, 일하고, 공헌하는 데 필요한 능력”(한혜정 외, 2015, p. 89)이며,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구현하기 위해 교과 교육을 포함한 학교 교육 전 과정을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하는”(교육부, 2015, p. 2) 것으로 정의된다.

한혜정 등(2016)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은 “학생들이 각 교과학습을 통하여 교과역량을 충실히 습득하는 동안 공통으로 습득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며 “기존의 교과교육이 사회와 삶의 관계 속에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으로 개선되기 위한 교과교육의 방향 역할”을 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한혜정 외, 2016, pp. 13-14).

이러한 해석은 교과를 통해 핵심역량을 평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핵심역량의 함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은 핵심역량을 명시했다는 특징 외에도 학생평가 관련 항목에서 몇 가지 큰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과정 중심의 평가’를 강조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실 차원에서의 평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 ‘평가 결과를 활용’, ‘교육목표-교육내용-교수·학습 및 평가의 일관성 강화’ 등을 교육과정 구성 방향에서부터 강조하여 평가를 단지 학업성취도를 확인하는 수단 이상의, 교육과정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있다.

둘째, 평가를 통한 학생의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는 교사의 수업 질 개선 차원에서 평가에 접근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를 포함하여 평가 결과를 통한 학생의 성장, 즉 “학생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평가, 교사의 수업을 “지속해서 성찰하고 개선”하는 평가(교육부, 2015, p. 13, p. 34)를 강조하고 있다. 이역시 과정 중심의 평가 강조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셋째, 평가의 방법 면에서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 수행평가의 비중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이전의 교육과정에 비해 더욱 명시적으로 “서술형과 논술형 평가 및 수행평가의 비중을 확대한다”(교육부, 2015, p. 34)고 제시하였다.

넷째,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의 균형 있는 평가를 강조하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이전까지 정의적 영역의 평가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처음으로 정의적 영역에서의 평가를 강조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의 변화는 핵심역량 신장을 위한 평가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역량은 수행성과 맥락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과정 중심의 평가, 수행평가가 적절하다.

또한 역량이 지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개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회적인 평가를 통한 학업성취도의 확인뿐만 아니라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평가가 중시된다.

역량이 지식, 기능, 가치/태도의 총체적 구성물이라는 점에서, 인지적 영역뿐만 아니라 정의적 영역에 대한 균형 있는 평가도 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평가 원칙과 방향을 교과수업을 통해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3. 핵심역량 신장을 위한 교실 수준에서의 학생평가, 어떻게 할 것인가

교실에서의 학생평가는 학기 초 평가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평가를 시행한 후 채점을 하고 채점 결과를 통해서 학생의 수준을 판단하며, 그 결과를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학생평가의 절차는 핵심역량 평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핵심역량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존의 평가 절차나 방향은 다소 수정될 것이다.

맥락성, 총체성, 수행성이라는 핵심역량의 속성을 고려하면 교실 수준에서의 핵심역량 평가는 지필 평가보다는 수행 평가가, 양적 평가보다는 질적 평가가 더 적합하다. 또한 학생의 핵심역량 신장을 염두에 둔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학습의 과정으로 평가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교사는 학생들의 수행을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학생들의 핵심역량 성장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다. 수행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질적 기록은 학생들의 강·약점 및 오개념을 파악하는 것을 쉽게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학생과 학부모들과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같은 대략적인 평가 방향의 설정과 더불어 핵심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 절차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역량의 속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역량은 그 특성상 교육의 결과로 학습자의 수행을 강조한다는 사실은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학습자의 수행으로부터 교수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 방식을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백워드 설계의 대표적 주창자인 Wiggins와 McTighe는 학교 수준에서의 백워드 설계는 바라는 결과(Desired results)를 기술하는 1단계, 평가 결과를 통해서 증거를 결정하는 2단계, 학습경험과 교수활동을 계획하는 3단계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Wiggins & McTighe, 2005).

즉, 백워드 설계는 평가를 출발점으로 하여 교수·학습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수행의 결과에 해당하는 역량을 중심으로 교수·학습을 설계한다.

즉, 핵심역량과 관련된 학생의 행동이나 수행을 진술하고, 이를 이끌어내는 과제와 상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계획하는 것이 핵심역량의 평가에 적절한 절차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교실 수준에서 핵심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절차를 [그림 1]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1단계는 ‘핵심역량 분석 및 평가 계획’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교사가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관련된 핵심역량을 찾아낸다.

2단계는 ‘핵심역량 관련 기대 결과 진술’ 단계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수업을 통해서 학생이 핵심역량을 갖추었을 때 나타나는 특성을 진술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핵심역량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접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3단계는 ‘수행평가 및 교실 활동 과제 명세화’ 단계이다. 수행평가 및 교실 활동에서의 과제를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산출물, 채점 기준,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교육정보, 참고문헌 등을 자세하게 항목화한다.

4단계에서는 3단계를 토대로 실제로 ‘수행평가 및 교실 활동 과제를 수행’하고, 학생의 산출물과 반응을 수집한다.

5단계는 ‘결과 분석 및 피드백’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의 수행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핵심역량을 갖추었을때 기대되는 특성을 나타내는지 판단하게 된다. 또한 분석 결과를 학생에게 피드백하여 학생의 핵심역량 신장을 위해 과제를 새롭게 제시하거나 평가를 다시 할 수 있다.

4단계와 5단계에서는 교수·학습을 통한 평가가 시행된다. 학생이 만족할 만한 증거를 제공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4단계와 5단계를 실시할 수 있다. 또한 5단계에서의 증거를 토대로 1, 2, 3단계를 수정할 수 있다. 이는 학생에 대한 피드백뿐만 아니라 평가 절차 및 교수·학습에 대한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역량 평가의 방향과 [그림 1]에서 제시한 절차 및 고려 사항을 종합하여 평가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지침으로 정리하면 [그림 2]와 같다.

한편, 단계별로 세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핵심역량 평가가 기존의 일반적인 수행평가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특히 과제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역량의 수행성, 총체성, 맥락성, 그리고 핵심역량이 대두하는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면, 핵심역량 평가를 위해서는 특히 수행 과제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실제성 있는 과제’,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복잡하고 수준 높은 과제’, ‘다양한 맥락에서 학생들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과제’,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잘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과제’, ‘실제로 관찰과 평가를 할 수 있는 과제’가 될 필요가 있다(이근호 외, 2013, pp. 268-269; Lai & Viering, 2012, p. 1).

또한 핵심역량은 1회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핵심역량 신장을 위한 평가에서는 평가 결과를 누적적으로 기록하는 방안에 대해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핵심역량 성장 과정 기록지’를 작성함으로써 개별 학생들의 핵심역량이 어떻게 신장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수 있는 자료를 학생 및 학부모에게 제공하면 학생들의 강약점을 파악하여핵심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앞으로의 과제

그간 핵심역량과 관련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교실 수준에서 이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므로, 교육과정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교실 수준에서 핵심역량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연구가 다양하게 마련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교실 수업에서의 학생평가가 핵심역량의 신장을 위한 것으로 의미 있게 변화되기 위해서는 현장 적합성이 높은 평가 방안을 마련하고 다양한 평가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 방안을 교실 수업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이 갖춰지지 않으면 핵심역량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정우 외(2016)의 연구에서 시행한 면담과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사들은 핵심역량 평가의 실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다양한 예시 자료의 개발과 보급뿐만 아니라 교사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평가 결과의 기록과 관련된 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핵심역량 신장을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통해 학생의 핵심역량 발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수정하여 핵심역량을 누적 기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학생들의 핵심역량 발달 상황을 기록하는 누적 기록지를 신설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물론, 이는 교사의 업무 부담이나 평가 결과 누적 기록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 등이 예상되므로 충분한 연구를 통해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으면서도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한편, 핵심역량 중심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핵심역량은 모든 교과를 통해 함양될 수 있지만, 모든 핵심역량이 교과별 성취기준마다 함양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사회과의 특정 성취기준은 정보처리 역량을 함양하는 데 적합하지만 심미적 감성 역량을 함양하는 데는 적절하지 않을수 있다.

따라서 핵심역량이 교과를 통해 제대로 함양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두 가지 측면-즉, 핵심역량을 반영한 교과역량이 실제 교과 성취기준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교과 교육과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하며, 각 교과의 특성에 적합한 핵심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차기 교육과정이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재구조화되고, 핵심역량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되기 위해서는 교과의 성격과 목표에 부합하는 핵심역량이 무엇이며, 그 핵심역량을 교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교과 교육과정이 어떻게 개정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연구가 충실히 이루어지고, 총론과 교과 간 충분한 합의를 토대로 교육과정 개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