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대안]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 직업교육 4.0'
[진단과 대안]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미래 직업교육 4.0'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7.06.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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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

 

 

Ⅰ. 들어가며

우리나라는 광복 70년, 특히 지난 반세기 동안 경이적인 경제 개발을 이루어 왔고, 이러한 발전을 이룩하는 데 직업교육이 커다란 한 축을 담당하면서 기여해 왔다.

그 결과, 최근 동남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 직업교육체제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벤치마킹하여 자국의 산업인력 양성 정책에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우수성을 인정받은 우리나라의 직업교육체제도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 고령사회의 도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등으로 인하여 다양한 도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등으로 대표되는 ICT 산업과 제조업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급속한 변화가 예상된다.

예를 들면 다보스 포럼에서 밝힌 것처럼 4차 산업혁명으로 현존하는 직종 중 710만 개가 사라지고 다시 200만 개가 생겨나, 결국 510만 개의 직종이 없어지는 직업 구조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단순 반복에 의존하는 직업은 사라지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숙련 직업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정책과 ‘직업교육훈련 4.0’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조업 혁신 3.0’ 정책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독일과 달리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뿐만 아니라 급속한 저출산 고령사회로의 전환 등으로 인하여 다른 국가들보다 더 빠른 사회 변화가 예상되며, 이는 직업교육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Ⅱ. 현 직업교육이 당면한 문제들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평생직업교육 체제로의 개편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현 직업교육이 당면한 문제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빠른 수용자(Fast Follower)’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해당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보다는 해당 분야의 기존 기능과 기술을 익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둘째, ‘실패하지 않도록 정답을 알려 주는 직업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는 ‘실패=학습’이 아닌 오직 ‘정답=성공’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정답만을 알려줄 뿐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은 미흡한 실정이다.

셋째, 직업교육 정책 수립, 집행 및 모니터링은 현재 학교와 기업의 변화를 목표로 수행하고 있어, 개별 학생이나 개별 근로자의 요구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개별 학생이나 개별 근로자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차별화된 수준별 정책 수립 및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넷째, 산업구조 및 직업구조의 급속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학과들을 집중적으로 개설 운영하거나, 개별 집단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경직된 학사제도를 운용하는 등 참여 주체들의 변화 요구를 신속 유연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전통산업 방식의 직업교육 거버넌스를 유지하고 있다.

다섯째, 현 직업교육에서는 지식 전달 및 단순 기능 숙련 중심의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여섯째, 직업교육기관은 주로 학령인구 대상의 직업교육을 하고 있어서 대상 계층이 다양하지 못한 실정이다.

일곱째,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사회,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등 사회적·문화적·경제적 변화로 다양한 역할 수행에 관한 요구가 대두되고 있지만,

직업교육기관은 ‘단순히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의 개념에 머물고 있다.

여덟째, 학교 중심의 직업교육만으로는 학생들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취업역량을 향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아홉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일자리가 다수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과의 상호 인정 자격보다는 국내 자격 또는 일자리에 기반을 둔 직업교육 프로그램들이 주로 운영되고 있다.

Ⅲ. 직업교육의 변천과 미래 직업교육

과거부터 미래까지의 직업교육 단계를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먼저 직업교육 1.0 시대의 특징은 직업교육이 ‘학교 중심의 산업 인력을 양성하여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완성교육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였다.

직업교육 2.0 시대에는 직업교육이 평생교육 관점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졌다. 직업교육 3.0 시대의 특징은 산업체 요구와 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능력 중심 교육이 이루어졌고, 이를 위하여 산업체의 구체적인 요구 역량인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학습모듈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아직 직업교육 3.0 시대가 안착하기도 전에,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정보기술의 실용화로 인하여 최근 직업교육 4.0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하여 독일은 2015년 경제부와 교육과학부 주도로 산업 분야에서 맞춤형, 신속·유연, 수익 모델 등을 강조한 독일의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논의는 독일과 같이 제조업이 강조되는 우리나라도 피해 갈 수 없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미래 직업교육 4.0의 주요 특징을 제시하면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유연한 개인 맞춤형 직업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직업교육 4.0에서 추구해야 할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 [그림 2]와 같다.

첫째, ‘빠른 수용자’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이 아니라 ‘리더 및 선도자(Rule Setter)’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으로 전환하고,

둘째, ‘실패하지 않도록 정답을 알려 주는 직업교육’에서 ‘실패를 학습으로 연계하여 정답을 찾아가는 직업교육’으로 전환하며,

셋째, ‘학교, 기업 중심의 직업교육’에서 ‘학생, 교사(수), 근로자 중심의 직업교육’으로 전환하고,

넷째, ‘전통산업시대의 일방적, 고정적 직업교육’에서 ‘융합산업시대의 협력적이고 신속 유연한 직업교육’으로 전환하며,

다섯째, ‘지식과 숙련 중심 직업교육’에서 ‘역량과 성과 중심의 직업교육’으로 전환하고,

여섯째, ‘학령인구 대상의 직업교육’에서 ‘학령인구를 포함한 성인, 근로자, 고령자 대상의 직업교육’으로의 전환하며,

일곱째, ‘학습 장소로서의 직업교육기관’에서 ‘학습과 일자리 그리고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장소로서의 직업교육기관’으로 전환하고,

여덟째, ‘학교 교육과정 중심의 직업교육’에서 ‘학교 교육과정과 체계화된 학교 밖 학습경험을 인정하는 직업교육’으로 전환하며, 마지막으로 ‘국내 인정 자격 중심 직업교육’에서 ‘국내 및 국외 상호 인정 자격 중심의 직업교육’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Ⅳ. 미래 직업교육을 위한 6대 추진 전략

이러한 미래 직업교육 4.0의 기본 방향을 실현하기 위하여, 새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직업교육 관련 6대 추진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우수한 직업교육의 기회를 받고, 개인이 가진 능력을 차별 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통한 또 다른 성공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 직업교육은 모든 국민이 직업에 관한 편견을 없애고, 학력이나 학벌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합리를 해소하는 좋은 기제의 역할을 할 것이며, 가계의 큰 부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먼저 능력과 직업에 대한 전 국민의 올바른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직업관과 편견없는 직업윤리를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학력에 따른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근무 환경과 복지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와 기업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도록 기업에서는 필요로 하는 명확한 직무를 제시하고, 근로자가 학벌이나 학력에 의해 제약받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인사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직업교육 4.0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학교와 학교 밖의 학습경험을 체계화하고, 전이 가능한 역량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 고령사회를 대비한 직업교육 4.0에서는 국가에서 요구하는 산업 인력을 양성·제공하는 역할로부터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신속하고 유연한 개인 또는 개별 기업 맞춤형 직업교육’으로 전환될 것이다.

‘직업교육 4.0’ 시대에 따라서 학생들에게 개별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이 요구됨과 동시에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 창의적 사고력, 건전한 직업의식 등이 요구된다.

교육 장소 또한 확대되어 학교 밖에서의 학습 경험도 정규 교육과정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수·학습 방법으로 가상 체험 도구, 3D 프린터 등의 교육 현장 적용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강의법보다는 프로젝트나 시뮬레이션, 토론 학습 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그동안 이러닝(E-learning)의 직업교육 효과가 제한적으로 인식되었지만, 미래 직업교육에서는 가상 체험 도구,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수업 진행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고숙련 인력 양성을 위한 ‘학교·기업 협력 평생직업교육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고숙련 일자리가 확대되어 저숙련 일자리와 고숙련 일자리 간의 양극화가 커질 것이다. 따라서 현 학교 중심의 평생직업교육체제를 ‘한국형 국가역량체계(KQF)’에 기반을 둔 ‘학교·기업 협력의 평생직업교육체제’로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시장과 인력을 활용하는 노동시장 간의 원활한 전이(School-to-work, work-to-school transition)가 이루어질 수 있는 ‘평생직업교육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직업계 교원 양성 및 연수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미래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가?’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역량 중심 직업교육이 강조됨에 따라 교원의 현장 경험과 직무 수행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교과 교원 양성 대학뿐만 아니라 재교육 기관에서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교원 양성 및 연수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전문교과 교원 자격증도 NCS 기반 자격 종목과 긴밀하게 연계하여 운영해야 한다.

한편, 4차 산업혁명에서는 학생들의 직업기초능력, 학습 민첩성, 직업윤리 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므로, 특성화고 보통교과 교사나 대학의 교양교과 교수들이 학생들의 전이 가능한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전문교과(전공교과)와 보통교과(교양교과) 간에 통합 수업을 위해 교사들 간 또는 교수들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 미래 직업교육 4.0에서는 국가와 기업(사회) 협력형 직업교육 거버넌스로 전환되어야 한다.

과거 중앙부처형 직업교육 거버넌스와 국가 주도형 직업교육 거버넌스 하에 직업교육은 기업이 요구하는 우수 산업 인력을 양성하고, 사회적 약자의 사회계층 이동 경로 임무를 수행하여 왔지만,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사회 등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반교육과 달리 직업교육에 관한 부정적 인식, 직업교육 현장의 적극적 참여 부족, 직업교육 재정 확보의 어려움과 질 관리 시스템 미흡 등 직업교육이 당면한 문제들을 고려할 때,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합리적인 직업교육 거버넌스 유형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이다.

미래 직업교육 거버넌스는 과거 중앙부처형이나 국가 주도형에서 벗어나 ‘융합산업시대에 적합한 협력적이면서도 신속 유연한 직업교육 거버넌스’로 구축되어야 한다.

여섯째, 급변하는 직업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교육과정 개편을 통하여 신속하고 유연한 학사제도를 구축하여 운영해야 한다.

신속하고 유연한 학사제도를 구축하는 방안으로는 수업 연한을 개편하는 방안과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방안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주로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학사제도 유연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중등 직업교육 단계에서는 직업교육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하되 직무 숙련 기간(1∼3년 과정)에 따라 학과를 개설하여 학점제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안으로, 학점 이수에 따른 조기 졸업 및 졸업 유예(유급) 등을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1학년 과정에서 ‘진로 심화 탐색 및 체험 학기제’, ‘인성교육 학기제’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고등 직업교육 단계에서는 기존 대학 학사제도를 한 대학 내에서 다양한 직무교육에 기반을 둔 대학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근로자들이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을 갖출 수 있도록 고등 직업교육기관도 전직 대비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거나, 고령자 대상의 직업교육을 운영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상의 6대 추진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미래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 교육체제가 마련될 것이다. 이는 2만 달러에 머물고 있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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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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