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담학교 전경>

대구예담학교는 예술·체육 진로를 희망하는 일반계고 학생들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국내 최초 예술교육 위탁 전담기관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2016년까지 총 200명의 일반계고 학생이 이 학교에서 예술 교육을 수료하고 새로운 꿈을 찾아 떠났다. 이 학교는 2017년 정식으로 위탁형 예술·체육 중점 각종학교로 전환되었으며, 총 400명의 일반계고 학생이 입교해 더욱 전문적인 예술 교육을 받고 있다.

취재 지성배 기자

대구예담학교는?

2014년 대구시교육청은 일반계고 학생들이 가진 예술·체육의 재능을 키워주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새로운 형태의 학교 모델인 ‘예술·체육 전문교육 위탁기관’으로 대구예담학교를 설립했다. 2017년에는 예술학교로서의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공모제를 통해 트롬본을 전공한 고희전 교장을 초대 교장으로 선임했다.

학교 설립에 앞장선 이혜정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고등학교에 진학 후 예술·체육에 소질을 발견한 학생들이 많다”며 “이 학생들이 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예술 교육을 위탁해서 가르칠 수 있는 전문학교를 구상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전일제형과 방과후형 운영 방식

대구예담학교의 교육과정은 전일제형과 방과후형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일제형은 일반고 3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일반교과와 예술·체육 심화 과목 그리고 창의적체험활동으로 편성되어 있고 주당 34시간 교육한다. 학생들은 애초 입학했던 일반계고 소속이지만 대구예담학교에 전적으로 위탁되어 교육을 받는다. 주로 실용음악, 뮤지컬, 클래식, 미술 등의 예술 교과를 배우며 2017년에는 200명을 선발했다.

방과후형은 일반고 2, 3학년 학생 총 200명이 대상이며, 예술·체육 심화 과목을 주당 2회(6시간, 수요일, 토요일) 교육한다. 학생들은 학적을 둔 학교에서 일반교과 수업을 마치고 방과후활동 시간에 대구예담학교로 이동하여 희망하는 수업을 들으며 자신의 꿈과 끼를 키워간다.

수료생 전원의 대학 진학을 목표로

대구예담학교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지난 2014년 63.8%에서 2016년 77.4%까지 상승했다. 진학자의 84.2%는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학교 교육과정의 우수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고희전 교장은 이러한 진학률 상승의 원동력을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는 것에서 찾는다.

“학생들이 속해 있는 일반계고는 입시에 치중해 일반교과 수업이 주를 이루고 예술·체육 관련 수업은 적습니다. 그러나 예담학교는 다릅니다. 음악을 예로 들면 저희는 예고나 예대, 사교육에서나 배울 수 있는 앙상블, 화성학, 기초건반, 연주 등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이 모여 합주를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습니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수업을 위주로 구성해 진행하다 보니 학교는 늘 시끌벅적하다.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삼삼오오 짝을 이뤄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연습하거나 토론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생들이 열정적이다. 학교 자체 만족도 조사 결과를 봐도 97%의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대구예담학교는 2017년 대구시 달서구 본리동의 폐교인 본리중학교를 리모델링해 이전하고 총 62개 교에서 401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성적에 맞춰서 혹은 꿈을 찾지 못해서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들로, 학교 부적응 학생이라고 낙인까지 찍힌 아이들과 학교가 가기 싫었던 아이들, 일반고를 다니며 꿈이 바뀌거나 새로 생긴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 교장은 아이들이 교실에서 잠을 자는 문제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적성과 흥미와는 상관없는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당국에 있다고 설명한다.

“학교까지 오는 데 2시간이 걸리는 학생도 있습니다. 버스를 세 번 갈아타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이러한 수고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오는 학생들의 표정은 매우 밝습니다.”

이처럼 신나는 교육, 열정이 지속된다면 대구예담학교의 모든 수료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