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찬 경희대학교 교수

교육 분야에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명제가 있다. 교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교육정책에서 교원정책 분야는 가장 논란이 뜨거운 분야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측면도 있지만, 교원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 명확하지 못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에듀인뉴스는 교원정책을 진단하는 기획시리즈를 준비했다.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구하기도 하고, 좌담과 토론도 진행한다. 교원정책 담론을 형성하는 데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편집자 주> 

Ⅰ. 머리말

지난 8월 3일 각 시·도교육청이 ‘공립교사 임용시험 예고안’을 발표하면서 교원 선발 인원을 둘러싼 심각한 갈등이 나타났다.

특히 초등의 경우 지난해 5,549명 선발에서 올해 3,321명 선발 예정으로 40.2%가 감소했으며, 서울교육청 초등교사의 경우에도 지난해 846명을 선발했지만 올해는 105명만을 뽑기로 예정해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경향신문, 2017.08.04).

이에 따라 선발인원의 증원을 요구하는 교육대학교 측의 반발과 저항이 거센 상황이다.1)

1) 각 시·도교육청은 반발 여론을 의식하여 2017년 9월 14일 초등교원 최종 선발 인원을 사전 예고했던 인원보다 767명 증가한 4,088명으로 확정하여 고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원은 지난 해 선발 인원보다 32%가 감소한 인원이다. 서울교육청의 경우는 사전 예고 시보다 280명이 증가한 385명을 선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경향신문, 2017.9.15).

이로 인해 교원선발 인원을 둘러싼 상당한 공방이 예상되며, 교원 수급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Ⅱ. 투입 요인 : 교원양성기관에 입학하는 학생들

우리나라 교원양성 기관은 초등교원양성기관과 중등교원양성기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중 초등의 경우에는 사범학교(1945년~1961년)를 시작으로 2년제 교육대학(1961년~1980년)을 거쳐 4년제 교육대학(1981년~현재)의 형태를 갖추었다. 현재는 교육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제주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13개 대학에서 목적형 체제를 통해 초등교원을 양성하고 있다.

그리고 중등의 경우에는 1960년대 이전 2년제 초급사범대학, 4년제 사범대학에서 각각 중·고등학교의 교사가 양성되었고, 1950년대 중반부터는 일반대학에 교직과정 설치, 1980년대 이후 사범대학, 일반대학 교육과, 일반대학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등에서 개방형 체제를 통해 교원을 양성하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7).

2017년 기준으로 교원양성기관의 현황을 보면 다음의 <표 1>과 같다.

먼저, 초등교사양성기관은 13개 교이며, 입학정원은 3,848명이다. 그리고 중등교사양성기관의 경우에는 사범대학 46개 교, 일반대학 교육과 15개 교, 일반대학 교직과정 152개교, 교육대학원 108개 교에서 교원을 양성하고 있는데, 각각의 입학정원은 사범대학 9,500명, 일반대학 교육과 784명, 일반대학 교직과정 8390명, 교육대학원 1만3887명 등으로 총 3만2561명이다.

교육대학원의 경우에는 현직교사 재교육 과정의 인원도 포함되어 있으나 현재의 승인 정원은 양성이 가능한 정원이다. 종합하면 현재 초등의 경우는 약 3,800여 명이, 중등의 경우는 약 3만 2,000여 명이 교원양성기관에 입학하고 있다.

초등의 경우에는 목적형 체제로 양성하고 있으며 교원 수요에 따라 지속해서 양성 인원을 조절해 왔으며 최근에는 대체로 양성 인원 감소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중등의 경우는 개방형 체제로 교원을 양성하고 있는데, 사범대학뿐만 아니라 일반대학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리고 자격과 요건을 갖춘 거의 모든 대학에서 교원을 양성하고 있다. 중등의 경우도 교원양성기관 평가 등을 통해 지속해서 교원 양성 정원을 줄이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교사 자원의 과잉 공급에 따라 양성 인원을 축소하고 있는 것이 큰 흐름인데, 그런 현상과는 별도로 교원양성기관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의 교원양성체제에 지속해서 우수한 인력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유능한 교사 자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교원양성교육기관으로 들어왔는데, 최근 조사에 의하면 해당 연령대의 학생 중에서 상위 5% 이내의 학생들이 교사양성기관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적으로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고 있고 양질의 교사 교육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핀란드나 싱가포르에 비해서도 더 양호한 편이다(McKinsey & Company, 2010). 즉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교원양성교육기관에 진입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인 것이다.

이처럼 우수한 인력이 교사교육기관으로 유입될 뿐만 아니라 교사 자원 역시 매우 풍부한 편이며, 거의 모든 교과에서 교사 자원이 넘쳐나 일부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사 부족 사태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McKinsey & Company, 2010). 한국에서는 오히려 교사 자원의 과잉 공급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OECD, 2009; 김정원 외, 2012).

Ⅲ. 산출 요인 : 교원양성기관 졸업 후의 진로

다양한 진로 제시에도 불구하고 교사양성기관을 졸업하고 교사자격을 취득한 학생들 대부분은 교직에 뜻을 두고 임용고시 등에 도전한다. 교직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임용고시를 통한 교직 임용 이외에도 사립학교 교원, 기간제 교원, 학원 강사 등 다양한 경로로 교사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관심을 두고 도전하는 것이 임용고시이다. 임용고시는 공립학교 정규직 교사가 되는 임용시험으로 그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하여, 대학 졸업 후 몇 년에 걸쳐 시험에만 몰방하여 준비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존재하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박영숙, 2017; 정미경 외, 2011).

위 <표 3>은 최근 5년 간 초등교사 및 중등교사 임용고시 자원자 및 합격자 현황이다. 우선, 초등의 경우 2014년 임용시험 지원자 수가 전년도보다 약 6,500여 명 정도 많이 감소하여 합격자 비율이 전년도 대비 약 25% 증가한 69.3%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이후 합격자 비율은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향후에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등의 경우에는 지속해서 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이 10% 전후로 나타나고 있어 치열한 경쟁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등에서 2014년에 합격자 수가 전년도보다 1,700여 명이 대폭 증가하기도 하였는데, 이 이후 지속해서줄고 있다.

위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중등의 경우는 지속해서 합격자 비율이 낮았지만, 초등의 경우는 비교적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합격률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초등의 경우에도 최근에는 합격자 비율이 60%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거의 30% 정도의 학생은 임용고시에 불합격하여 교직진출을 못 하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 준다. 최근 교원 선발 인원 축소로 인해 초등, 중등 모두 상당히 심각한 수급불균형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교원양성기관을 졸업한 학생들은 대부분 교직 진출을 원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공립학교나 사립학교 교사가 되는 학생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이 타 직종이나 비정규직 교원으로 나아가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교사가 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은 수요-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에 따른 경쟁이지 교사의 질이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입직 경쟁은 치열하지만 그 높은 수준의 경쟁률이 교사로서의 우수한 질과 전문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Varkey GEMS 재단(2013)에서 교사들의 가르침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알아보는 ‘교사 가르침(Teaching) 신뢰도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세계 주요 국가 21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9위를 차지했다(김이경, 2014: 15, 22).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자원들이 교원양성교육기관으로 들어오고 있고, 이 우수한 자원들이 매우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교사로 입직하는 교원양성의 우수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양성기관의 구조와 교육내용은 우수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며, 그 결과 우수한 질과전문성을 갖춘 교원이 양성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현직 교사의 가르침에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신뢰가 높지 않다는 국제 비교 결과가 일정 부분 입증해 주고 있다.

Ⅳ. 수급조절 및 교원양성체제 개선을 위한 과제

우리나라 교원양성체제에서 학생 요인은 매우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자원이 교원양성기관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교원양성기관 진입 경쟁률도 높은 편이어서 우리나라 교원양성기관들은 양질의 자원을 확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수 요인의 경우에는 우수한 교수들이 교원양성기관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교과교육학이나 교직학 전공 교수보다 교과내용학 교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산출 측면에서는 교직 진출이 불확실하여, 각 교원양성기관은 전문교원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의 진로를 교직에 제한하지 않고, 학자를 비롯하여 여러 진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교원양성기관을 졸업하고 교사자격을 취득한 학생들의 교직 진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교원 선발 체제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우리나라 교원양성체제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교원 선발 과정에서의 타당성, 전문성보다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더 중시되어 교직 적격자를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교사가 지녀야 할 성품과 전문성보다는 지필고사 성적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교사 선발 체제가 획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즉 현재의 교원 선발은 단일 시험 방법과 내용으로 전국의 모든 교사를 선발하는데, 다원화 시대에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지역별 학교별 교사 수요 필요나 특성이 고려되지않고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현 교원교육 체제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원양성체제 및 수급 조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기반을 새롭게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대학원 수준에서의 교원양성이 필요하다. 사회의 변화 및 지식의 증가에 따라 교원들에게 더 많은 능력과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의 학부 과정에서의 교원양성으로는 이러한 변화와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게 되었다(이돈희 외, 1998). 따라서 새롭게 요구되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하여 대학원 수준에서의 교원양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교원양성 과정에서 학교 현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학교현장에서 교원들에게 현장 전문성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택과목 및 심화과목 운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정일화, 천세영, 2017).

따라서 교원들에게는 심화한 현장 전문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교원양성기관과 현장과의 연계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가 예견되고 있는데(Schwab, 2016), 미래 사회에 대비하여 교원들이 좀 더 철저한 전문성과 지식기반을 갖추도록 준비시킬 필요가 있다.

한편, 교원양성체제에서 교원자격 관리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국가 수준의 교원자격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무시험검정을 통해 교원자격(2급정교사)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시험검정은 국가가 정하는 최소 기준만을 바탕으로 각 대학에 맡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자격 기준이 철저히 관리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교사 자원의 과잉 배출로 이어져 많은 교사 자원이 교직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국가 인력 활용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정미경 외, 2014).

따라서 철저한 교원자격 관리를 통해 교원양성교육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급 조절의 문제도 함께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교사의 질이나 교원 전문성 측면에서 볼때, 교원양성의 수급조절은 교원양성교육 및 교사양성체제에서 현실적인 문제일 수는 있으나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다. 교원양성과 관련하여 수급조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아울러 우수한 교원을 길러내기 위한 최고의 질을 갖춘 교원 교육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