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서 각 대학들에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라는 권고를 했습니다. 인서울 주요대학이나 지방 거점 국립대, 의대 등 학생, 학부모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을 적용하다 보니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까지 수능 공부를 해야 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죠.

그런데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이 폐지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보게될 고등학교 유형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께서는 수능 최저학력 때문에 주요대학 합격생을 배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지방에 소재한 일반고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물론 지방 일반고들도 수능 최저학력이라는 거대한 벽이 사라져서 입시장벽이 낮아지는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방 일반고보다 더 큰 혜택을 입는 학교들이 있지요. 그곳은 바로 수능 커리큘럼에 무게를 두지 않고 독자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수시 올인형 학교들입니다. 그런 학교들이 어디냐고요? 바로 과학고나 영재학교들이지요.

과학고나 영재학교는 누구나 인정하는 이공계 최고의 학교들입니다. 하지만,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한 고등학교 순위에서는 명성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요.

이런 모습을 보고 과학고나 영재학교의 명성은 부풀려져있을 뿐이라고 폄하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과학고나 영재학교의 수능 순위가 낮은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과학고나 영재학교는 다른 학교들과 다르게 수능 커리큘럼 위주의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실력 뿐 아니라 그 시험에 맞춘 기술과 연습도 필요한데 과학고나 영재학교 학생들은 그런 기술이나 연습이 부족한 것 뿐이거든요.

그래서 과학고나 영재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그 과정에서 가능하면 수능 최저학력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 위주로 지원하고 있죠. 만약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이 사라진다면 과학고나 영재학교의 발목을 잡던 커다란 족쇄가 하나 사라져버리게 되겠네요.

서울대가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최저학력 적용을 폐지한 이유가 과학고, 영재학교 학생들을 받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과학고나 영재학교 학생들 중 많은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수능 준비가 부담이 돼 수능 최저학력을 적용하지 않는 카이스트에 지원하자 서울대가 우수한 학생들을 놓치게된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는 후문이 있거든요.

따라서 수능 최저학력 적용이 폐지되면 수능 커리큘럼 위주의 수업을 하지 않는 수시 올인형 학교인 과학고나 영재학교의 대입실적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겠네요. 특히, 의대까지 수능 최저학력 적용을 폐지한다면 과학고나 영재학교는 의대 진학을 위한 최선의 학교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추신) 2019학년도부터 외고, 국제고, 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은 박탈되지만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우선선발권은 유지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까지 폐지된다면 우수한 학생들의 과학고, 영재학교 쏠림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글은 교육정보 사이트 '스터디홀릭'과 공유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