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교육부에서 2022학년도 대입개편 시안을 발표했습니다. 시안에는 5개의 대입개편안이 제시되어있는데 그 중 3개 방안이 수시/정시 통합방안이지요. 그 동안 이원화해 운영하던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서 학생들의 입시준비부담을 덜어주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면 대입전형이 간소화되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의 대입 틀을 완전히 뒤집다 보니 초기에는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입시는 전년도 커트라인 등을 참고해서 지원하는데 입시의 틀이 바뀌면 기존자료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게 되니까요.

그래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면 초기에는 예상외의 대박을 터트리는 아이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와 반대로 쪽박을 차는 아이들도 발생하겠지요. 그런데 이런 경우 어떤 아이들이 대박을 차지하게 될까요?

제 생각에는 강남 아이들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대박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왜냐고요?

강남은 목표대학 수준이 높다 보니 재수를 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대학에 지원하려는 경향이 큽니다. 부모님들의 경제력도 뛰어나 재수 비용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요. 그렇다 보니 강남 아이들 중에는 자기 실력보다 높은 대학에 과감히 원서접수를 하는 아이들이 많지요.

그 결과 경쟁률 미달 등 펑크 나는 학과에 지원해서 대박을 낸 아이들을 보면 강남 아이들이 많습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할까요. 게다가 강남은 입시정보도 많다 보니 변화에 신속히 대처하기도 좋지요.

하지만 지방의 경우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님들도 재수를 기피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지방 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잘 안되면 그냥 가까운 데나 보내려고요’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아이한테도 ‘재수는 절대로 안 돼’라고 이야기하고요.

재수비용이 적게는 2천만 원, 많게는 5~6천만 원 이상 들다 보니 대부분의 일반 가정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지요. 게다가 지방은 입시정보도 늦다 보니 급변하는 변화에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학교선생님들 중에도 옛날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지요. ‘그래요? 이상하다. 언제 바뀌었지?’라며 상담받으러 온 부모님께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입시정보 수집능력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합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급변하는 입시환경 변화에 뒤쳐지지 않도록 입시정보 수집에 촉각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위기의 다른 이름은 기회일수도 있는 만큼 지방 부모님들께서는 조금 더 과감한 도전을 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입시제도가 크게 바뀌는 해에는 불안한 마음에 안정지원하는 경향이 커질 뿐 아니라 선배들의 재수행렬이 급감하기에 최상위권 대학들에서는 의외의 펑크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어쩌면 2022학년도 대입제도의 급격한 변화는 현 중3 학생들에게 최고의 찬스가 될 수도 있겠네요. 최악의 혼란과 함께요.

추신1. 입시명문고들의 대입실적이 뛰어난 이유 중 하나는 재수나 반수 등 재도전을 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명문고들 중에는 현역 4년제 대학 진학률이 50% 내외에 불과한 학교들도 많지요.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서도 반수를 택하는 학생들이 있다 보니 졸업생의 재도전 비율이 70~80%까지도 치솟기도 하고요. 여기에 삼수생까지 포함하면 재학생보다 졸업생 수능원서가 더 많이 접수되는 학교도 있을 정도입니다.

추신 2. 아이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주기 위해 재수는 절대로 안 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압박을 주는 말이 부모에 대한 신뢰나 마음의 여유를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너를 믿고 있어. 언제까지든 너를 믿고 기다려줄테니 걱정하지마’라고 용기를 북돋워주시기 바랍니다.

젖먹이 아기들이 수백 번, 수천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웃으며 용기를 북돋워주는 부모님의 무한한 응원 덕분이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더 단단해지기 위한 시행착오일 뿐이니까요. ^^

 

# 이 글은 강명규 칼럼니스트가 운영하는 '스터디홀릭'과 공유함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