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교조, 변화를 통한 새로운 자리매김을 기대하며
[기획] 전교조, 변화를 통한 새로운 자리매김을 기대하며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7.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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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대표 교원단체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있다. 이 단체들은 소속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같은 권익 신장을 공동의 목표로 하면서도 각종 교육정책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갈등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정치권과 연결되기도 하고, 특히 교육감 선거에 개입하기도 하면서 본래의 설립 취지를 잃고 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이에, 에듀인뉴스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활동하는 한국교총과 전교조의 설립 과정과 활동에 관한 사항을 점검하고 이들 단체가 대한민국 교육과 함께 성장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진단해봤다. 전문가 좌담을 통한 진단에 이어 이번에는 이희연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으로부터 전교조가 변화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제안을 싣는다. <편집자 주> 

사진=전교조 홈페이지
사진=전교조 홈페이지

들어가며

전통적으로 교직단체는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노동직형 역할과 전문가로서의 능력 향상을 위한 전문직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교직단체는 교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이면서 동시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단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원적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때 교직단체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노동직형과 전문직형의 역할을 넘어서서 교직단체가 교육개혁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등 사회발전을 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이른바 사회발전형 역할이 논의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주요한 교육주체인 교직단체가 그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노동조합주의를 지향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과 전문직주의를 지향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는 중요한 교육 쟁점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교직단체들 간의 첨예한 갈등은 교육공동체 분열을 촉진시키고 공교육 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정 정도 원인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다.

전교조의 출범과 현재

1980년대 사회의 민주화 흐름 속에서 교육 민주화 운동으로 출범한 전교조는 참교육 실천을 주장하면서 교사의 노동 운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1999년 교원노조가 합법화된 시점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교사는 물론 일반 시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대중조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사회운동의 성격으로 시작해서 교사를 노동자로 규정하고 노동자 집단과 연대하고자 한 측면은 물론 참교육 실천을 통해 민족·민주·인간화 이념을 실현하려는 전교조의 진보운동은 정치적으로 보수진영의 공격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게 된 원동력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전교조 내부적으로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약화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도 국민적 공감과 신뢰, 지지가 하락하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전교조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전교조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현재 전교조는 교직단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현재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내부적인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며,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한 기회와 위협은 무엇인가?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한 기회와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전교조의 내외부적 강점과 약점

우선 내부 역량의 측면에서 전교조의 강점은 진보적인 운동조직으로서 교육계 내에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가 초기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전교조가 표방하는 참교육에 대한 진정성에 공감하였기 때문이며, 도덕적으로 정당하고 대의명분을 따르는 운동으로 교육을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강점은 조직 내부적으로 교직단체로서의 전교조 운동 방향에 대한 자기성찰 및 변화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내부 역량적인 측면에서 전교조의 약점은 무엇보다 교육노동운동이 아닌 정치 투쟁적 성격을 일관적으로 고수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과잉 이념화 논란뿐만 아니라 저지와 반대 투쟁에 대한 조직 내의 피로감 등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여 교육이 변화하는 것과 같이, 교직단체로서의 전교조도 사회와 교육의 변화를 수용하여 그 운동 방향을 변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저항하는 모습은 극복해야 할 한계가 되고 있다.

또한 조합주의를 견지하는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등 일반 시민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여 사회적 명분과 정당성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로 인한 재합법화 논란은 또 하나의 이념 대립은 물론 준법정신 및 도덕적 우월성의 손실, 조합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한편 전교조를 둘러싼 외부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위협은 무엇보다 전교조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신뢰,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 대중들은 전교조를 학생의 권리와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통해 교육의 질을 제고하려고 노력하는 진보 성향의 교직단체로 인식하기보다는 교직원의 복리후생에만 관심을 가지는 일반 노동조합으로 인식하는 경향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교육계에서도 전교조가 가진 진보 교육 세력이라는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다. 이는 교육노동운동 조직으로서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 변화를 지향하지 못한 전교조의 내부 역량적인 한계가 외부 환경의 변화에 투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반면에 외부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기회는 교육개혁에 대한 대중의 강력한 요구와 바람이다. 교육기회 불평등, 교육격차 해소는 물론 신뢰를 잃어버린 공교육 및 학교체제를 변화시킬수 있는 진보교육 운동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 사회가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쳐서 내용적으로 민주주의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사회전반에 걸친 각 부문의 시민운동이 발전해나가는 모습 또한 전교조가 기회로 삼아야할 외부 환경적인 변화이다.

<전교조 창립 20주년 기념 로고. 출처=전교조 홈페이지>

전교조의 재도약 방안

전교조는 작금의 대내·외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진보적인 교직단체로서 새롭게 재도약할 시절을 마주하고 있다.

우선, 내부적으로 지니고 있는 진보적인 운동조직으로서의 저력과 참교육 실천의 진정성으로 교육개혁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여 외부 환경적인 기회와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국가의 교육정책에 대한 일방적인 저지와 반대가 아닌 전교조의 실천이 교육정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전교조 초기 참교육 실천에 대한 진정성이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교훈을 되새겨 국민 대다수가 감동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관성적인 정치투쟁이 아닌 교육문제에 천착한 교육적 진보 방향 모색은 교사를 비롯한 학생, 학부모,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는 전교조가 진정한 교육개혁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외부 환경적인 기회와 위협을 통해 교직단체에게 요구되는 역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전교조의 내부적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즉,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정치투쟁이 아닌 교원의 사회·경제적 요구를 정책화할 수 있는 노동직형 역할에 대한 요구, 교원의 전문가로서의 능력 개발과 학교현장에서 교원의 전문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전문직형 역할에 대한 요구를 적절히 통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나아가 교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닌 대중과 함께 하는 교직단체로서의 역할로 변화를 꾀할 필요도 있다. 가령 학생을 위한 교육개혁 추진,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한 학교교육 발전 도모, 교육의 동등한 기회 보장을 위한 노력 등 사회발전을 위한 역할은 전교조의 진보적인 교육노동운동의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할 것이다.

교직단체가 교원의 이익만을 위한 역할을 고집할 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 이기주의로 묘사되어 대중에게 외면당하고, 교원의 이익이 아닌 여타의 목적을 위한 역할을 고집할 때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와 상충하게 되어 조직원들에게 외면당하게 된다.

전교조는 대내·외적으로 교원과 대중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스스로 교직단체로서, 진보적인 교육노동운동 단체로서의 적절한 역할을 찾아나가야 하며 이를 통해 교원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일반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슴 속에 새겨진 어느 전교조 교원의 글귀를 되뇌고자 한다.

‘운동의 힘은 변화 속에 있다. 변화를 통해 거듭날 때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기존의 것을 거부하고 새롭게 재구성하여 실천하는 삶 속에서 새로움은 봄처럼 다가온다.’

전교조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게 되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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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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