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 교수의 [한자와 명언] (1856) 屈指 (굴지)

“윗사람이 화목하면 아랫사람 사이좋고, 남편이 흥겹게 노래하면 아내도 잘 따른다.”

2025-07-10     인터넷뉴스팀

 

 

◎ 屈 指 (굴지)

*굽힐 굴(-8, 4). *손가락 지(-9, 5)

 

오늘은, ‘국내 굴지의 대학/한국 굴지의 실업가/우리나라 굴지의 재벌屈指란 한자어에 대하여 속속들이 차근차근 잘 알아본 다음에 화목한 가정에 관한 명언을 소개해 본다.

자가 전서 서체에서는 + + 의 구조였는데, 예서 때 이후로 지금의 구조로 바뀌었다. ‘꼬리가 없다’(tailless)가 본뜻이라는 설이 있는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는 몸을 굽힌 모양이니 굽다’(bent)가 본래 의미이고 굽히다’(yield)로 확대 사용됐다고 보는 편이 낫겠다. (날 출)이 발음요소임은 (굽힐 굴)도 마찬가지다.

자는 손가락’(finger)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손 수’(=)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뜻 지)는 발음요소다. 후에 손가락으로 하는 행위, 가리키다’(point to; indicate)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屈指무엇을 셀 때, 손가락[]을 꼽음[]’, ‘수많은 가운데서 손가락을 꼽아 셀 수 있을 만큼 아주 뛰어남을 이른다.

뛰어난 인물은 먼저 가정에서 길러져 나온다. 중국 남조 양나라 때 주흥사(周興嗣, 469-537)가 지은 천자문에 단란한 가정을 그린 두 구절이 있어 아래에 옮겨 본다.

 

윗사람이 화목하면 아랫사람 사이좋고,

남편이 흥겹게 노래하면 아내도 잘 따른다.”

上和下睦, 상화하목

夫唱婦隨. 부창부수

- ‘千字文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고품격 한국어> 편저자(jeonkj@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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