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반대" 항의에 발달장애학생 시설 설명회 30분 만에 무산

2015-11-02     서혜정
일부 주민이 내건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 설립 반대 현수막.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가칭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위한 제6차 주민설명회가 2일 성일중학교에서 열렸지만,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발로 30분 만에 무산되는 촌극이 펼쳐졌다.

서울시교육청, 장애인공단은 커리어월드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지난 7월 20일 1차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8월 20일 2차 사업설명회, 9월 10일 3차 사업설명회, 10월 6일 4차 주민간담회, 10월 20일 주민간담회 등 총 5차례의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6차 설명회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던 시교육청의 노력은 그러나 시작도 하기전에 빛이 바라고 말았다. “여기 설명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 “결사반대!”를 외치며 설립 반대 플랜카드와 띠를 맨 100여명의 주민들은 반대를 외쳤다. 주민 설명회 시작을 알리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사회에도 “들으러 온 것 아니다!”, “필요 없다”를 외치며 확성기를 든 채 반대 시위가 펼쳐졌다.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시교육청의 당부에도 “왜 우리아이들이 감당해야 하냐!”, “너희는 못 사는 동네 사니까 그냥 당해라 이거 아니냐!!”는 고성만 커졌다. 급기야 “제기동 주민여러분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라며 20여명의 장애부모들이 오열하며 무릎 꿇자, 주민들은 “우리도 피해자다! 우리도 좀 도와 달라!”며 함께 무릎을 꿇는 촌극도 펼쳐졌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무릎을 꿇고 주민 설명회 시작과 시설물 건립을 호소하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맞은편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 사이로 지역 구의원도 가세했다. “왜 여기를 꼭 주장해!!”라고 외치자 주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결국, 30여분 만에 설명회는 무산됐고, 주민들은 설명회장을 나가 교문 앞에서 현수막을 통한 침묵시위를 이어 나갔다.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장애 학부모들로써는 시교육청의 공사 강행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며 “11월을 넘기지 않도록 빨리 공사가 시작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성일중학교의 유휴시설을 개조해 14개 직업체험실습실과 4개 테마존으로 구성된 서울커리어월드를 지난 9월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설립반대 주민들은 성일중 학생들의 안전 문제와 교통량 증가 가능성 등의 이유로 장애인 시설을 함께 짓고 있는 용두동 글로컬타워에 시설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