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성적장학금 없애고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국내 대학 장학금 제도 변화 여부 관심

2015-10-17     박용광 기자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이 지난 14일 성적 장학금을 없애는 대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국내 대학들의 장학금 제도가 변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서강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도 재학생 성적 장학금을 내년부터 일부 없애고 복지장학금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혀 고려대의 이같은 방침이 장학금 제도의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염 총장은 이날 성적 장학금을 점차 없애나가기로 한 배경은 성적 중심의 보상체계가 아닌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도 성적장학금은 없다. 공부를 잘하면 돈으로 보상받는 체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뛰어난 인재로 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장학제도를 전면 개편키로 했다.”고 밝혔다.

2016학년도부터 적용될 고려대의 장학제도 개편안은 ▲학생자치·근로장학금(자유장학금) ▲경제상황이 어려운 학생들이 개별 신청하는 필요 기반 장학금(정의장학금) ▲글로벌 체험 제공 등 프로그램 장학금(진리장학금) 등 세 가지다.

고려대는 이를 위해 내년도 359억 원의 장학금 예상 중 35억 원은 자유장학금, 200억 원은 정의장학금, 100억 원은 진리장학금에 각각 배정했다. 전체 장학금 규모는 올해 예산 333억 원보다 약 7% 늘어났다.

연간 27억~28억 원씩 지급됐던 성적 장학금은 내년도 24억 원을 끝으로 중단된다. 다만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입학성적 우수 장학금은 현행 유지된다.

고려대는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는 대신 기초대상수급대상인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매월 생활비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장학금 지급 대상 등은 새롭게 설치되는 장학금심사위원회에서 개개인의 사정을 검토해 결정하고, 최소한의 성적 기준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저소득층 학생들은 등록금을 100% 감면받은 것과 함께 매달 생활비 30만원과 기숙사비 전액을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현재 시급 5800원인 근로장학금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런 고려대의 장학금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찬성하는 쪽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은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대변화에 따른 바람직한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반대하는 쪽은 학내 구성원인 학생을 무시하고 결정한 권위주의적 독선이라는 지적과 함께 성적 장학금을 목표로 공부해 온 중간계층 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번 고려대의 장학금 제도 변경 계획을 계기로 국내 대학들의 장학금 제도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