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교육청 도입 예고...3년 시행한 경남 사례 벤치마킹 늘어

사진=경남교육청
학교자율감사 모습. 사진=경남교육청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2일 학교자율감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앞서 ‘학교자율감사’를 3년째 운영 중인 경남교육청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학교자율감사란 학교 자체로 감사 계획을 수립하고 감사반을 편성해 학교 업무 전반을 자율적으로 감사한 뒤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처분, 개선하는 제도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경기교육청이 방문했고, 앞서 4월에는 서울교육청에서 다녀갔다. 서울교육청은 경남형 자율형 종합감사를 올해 초·중·고 6개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후 내년부터 전체 공립학교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충북교육청에서도 다녀가는 등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직접 방문하거나 자료 와 특강 요청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어 학교자율감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경남에서는 2016년 처음 11개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30개교로 늘린데 이어 올해는 157개교로 확대했다.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17년 반부패시책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국민권익위원장상 수상, 지난 5월에는 감사원 학술지 '감사논단' 논문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남교육청 감사관실 황원판 장학사는 “학교 종합감사는 규정상 3년 주기로 해야 하는데, 인력 여건상 적체현상이 빚어져 5~6년마다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이 부분을 개선하는 동시에 사후 적발과 처분 위주 감사 문화를 지양하고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춘 감사로의 변화, 청렴문화 확산 등이 도입 배경”이라고 밝혔다.

학교 감사는 2010년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감사권이 교육지원청에서 시도교육청으로 통합됐다. 이후 피감기관 증가로 감사 적체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경남의 경우 도교육청 200개(고교 191개·특수 9개) 피감사기관은 1259개교로 이전보다 6.3배 늘었다.

경기교육청의 경우도 제한된 인력 등으로 1년에 감사가 이뤄지는 학교가 5%에 불과하다. 전체 학교를 감사하려면 약 20년이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다.

학교자율감사는 총 3차에 걸쳐 2~3개월 간 진행된다. 학교 담당자가 도교육청에서 제공한 체크리스트로 1차 감사를 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타 교직원과 교차로 점검한다. 이후 공모한 외부 감사 전문가가 참여하는 점검 등 3단계 감사를 펼친다.

황 장학사는 “2~3개월 긴 호흡으로 학교 전반을 살피는 자율형 감사 학교당 지적 건수가 사흘 동안 진행하는 하향식 외부 감사보다 1.5배 높았다”며 “초기에는 업무 부담과 수업 병행 어려움이 있지만 다음해 교육계획 수립으로 이어지면서 현장 호응도 높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자체 조사 결과에서 학교 만족도 역시 87%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은 지역사회 협력사업 차원에서 경남지방변호사회, 부산지방공인회계사회 등 전문직 단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문가 군을 확충하고 있다. 올해는 건물 노화 C등급 학교의 경우 건축사 1명도 추가했다. 현재 88명의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16명, 세무사 70명, 건축사 15명 등 189명이 학교자율감사에 동참하고 있다.

경남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달 27일 경남교육청을 방문해 감사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부터 경기도 특성에 맞는 모델로 확대할 예정이다.

경기교육청은 경기교육의 특수성, 다양성을 담은 '경기형 학교자율감사제'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다양한 현장 의견 수렴 등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경기형 학교자율감사' 운영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16일부터는 학교 현장 교사, 교장(감) 및 일반직 공무원, 교육지원청 과장 등 대상을 달리한 4차례 집담회 개최를 통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학교 현장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재삼 경기교육청 감사관은 "교육자치의 완성 학교자치 실현을 위해 행정조직 운영의 기본이 되는 인사, 예산, 감사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며 "사후 적발과 처분 위주 감사에서 예방과 지원 중심으로 감사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교육행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신뢰받는 청렴한 경기교육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