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교사의 네 아이 영국 육아기...사실상 7학년제

김병호 경기평택청북고등학교 교사
김병호 경기평택청북고등학교 교사

영국 초등학교에 세 자녀들을 보내 보니, 사실상 7학년제였고 만5세부터 저학년은 1교실에 3명의 선생님들께서 학습지도하셨고

매일 오후 3시30분에 학교 안에서 담임선생님의 손으로부터 한 아이 한 아이씩 보호자에게 인계되었다.

필자는 2010년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 반 동안 영국 워릭대학교 (University of Warwick)에서 수학교육학 박사과정 학생으로 있었다.

2010년 1월, 필자는 필자와 같은 직업인 중등 수학교사 아내와 당시 생후 7개월째였던 2009년생 넷째 아이, 만5세를 앞둔 2005년생 셋째아이, 초등학교 입학 나이였던 2003년생 둘째아이, 초등 4학년이 될 1999년생 첫째아이, 이렇게 모두 6인 가족을 이끌고 미지의 세계로, 영국유학길에 나섰다.

이 글에서 필자는 영국초등학교에 네 자녀들 중 세 자녀를 보낸 학부모로서의 경험을 몇 자 적고자 한다. 우리 가족이 입국한 지 불과 일주일도 안 되어 아이들이 초등학교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았다. 

미지의 세계, 영국초등학교로

영국학교는 학년 시작이 9월1일부터이어서 우리 아이들은 학년의 딱 절반되는 시점인 2월초에 전입생이 되었다.

영국의 초등학교 입학은 사실상 7학년제와 같아 만5세부터다. 2005년 9월생이어서 2010년 2월 당시 만5세 이전이었던 셋째아이는 같은 초등학교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유치원에 들어갔다. 노령의 할머니께서 원장이셨는데 사립유치원이었다.

초등학교 안에 위탁 또는 임대형식으로 들어와 있는 듯 보였다. 분명한 점은 이 유치원 학생 수도 초등학교 학생 수에 합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만4세부터 11세까지 교육한다고 학교평가보고서에 공개되어 있다. 최근 교육부에서 학교에 국공립병설유치원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립유치원이 국공립학교 안에 들어올 수 있는지 모르겠다.

셋째아이는 사립유치원에 다녔어도 유치원비를 전혀 내지 않았다. 단, 조건은 오전, 오후 중 하나만 무료였다. 하루 종일 유치원에 다니게 하려면 유치원비를 내야했다. 당시에 내야하는 종일반 유치원비는 아주 적은 금액이었다. 기억에 2만원도 안 되었던 듯하다. 2018년 현재 받는 금액도 최고 월 4만원쯤 되는 것을 보면, 한국과 영국의 일인당국민소득을 비교하여 보면 엄청나게 싼 비용이다.

우리 넷째 아이가 귀국해 중앙정부기관에서 운영한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그때 월 5만원이하 수준의 추가비용을 냈었다. 당시 사립유치원에는 이런저런 특별학습활동비라 하여 보통 30여 만원의 추가비용을 내라고 했다. 들은 바로는 월 50만원 이상 받는 고급(?)유치원도 있다는데 사정이 이러하니 최근 벌어진 것과 같은 사립유치원사태가 나지 않겠는가?

아무튼 다시 영국의 초등학교 이야기로 돌아가면, 셋째 아이는 언니, 오빠와 그렇게 같은 초등학교 안에서 운동장이나 복도에서 만나곤 했다. 하교시간인 오후 3시30분이 되면 학교 앞은 장관이 펼쳐진다. 학부모, 보호자들이 학교주변에 모여 무슨 장날인 것처럼 웅성웅성 서로 인사하며 환담을 나누며 아이들을 기다린다.

오후 3시30분 정각, 영국 초등학교 앞

영국 초등학교 오후 3시30분경 풍경. 보호자들이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인솔 하에 한 줄로 질서정연하게 나와서 순서대로 1명씩 선생님이 학생의 보호자를 확인한 다음에 인계한다. 만약 보호자가 제시간에 오지 않은 학생들은 교내에서 뛰어놀거나 자유로운 활동을 하며 보호자가 올 때까지 교내안전지도선생님들의 관리감독 하에 기다린다. 사진=김병호 교사 제공
영국 초등학교 오후 3시30분경 풍경. 보호자들이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인솔 하에 한 줄로 질서정연하게 나와서 순서대로 1명씩 선생님이 학생의 보호자를 확인한 다음에 인계한다. 만약 보호자가 제시간에 오지 않은 학생들은 교내에서 뛰어놀거나 자유로운 활동을 하며 보호자가 올 때까지 교내안전지도선생님들의 관리감독 하에 기다린다. 사진=김병호 교사 제공

학급별로 담임선생님과 보조교사의 인솔을 받아 학생들은 한 줄로 질서정연하게 조용하고 수줍게 기다리며 각자의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거대한 동네 사람들의 군중 속에서 찾는다. 그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내 눈망울도 내 아이들을 찾는 눈망울로 빛나게 된다.

필자는 만5세에 사실상 영국의 초등학교에 입학한 셋째아이가 교실에서 선생님의 지도를 받는 모습을 목격한 바를 중심으로 필자가 필자의 눈으로 본 것을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의 셋째아이는 2005년 9월생이어서 2010년 9월에 영국 잉글랜드 중부지방 워릭셔(Warwickshire) 지방의 작은 마을 케닐워스(Kenilworth)에 소재한 성 니콜라스 초등학교(St. Nicholas Primary school) Reception에 입학하였다.

(왼쪽) 초등학교 건물과 운동장 옆 인도. (오른쪽) 운동장과 그 너머 인근 주택가 풍경

필자가 영국에서 2년반 생활한 학부모 경험으로나 각종 자료를 찾아보았을 때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이 만5세부터 각 학급에는 정교사(Class teacher)가 주축이고 보조교사(Teaching Assitants:TAs)가 저학년에는 3명, 고학년에도 2명씩 배치되어 개별학습지도(독서, 말하기, 읽기, 쓰기)한다.

수업시간마다 3명의 교사가 20명의 학생 지도

참고로, 필자가 예로 드는 영국 성 니콜라스 초등학교의 전학년의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의 수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2018년 기준; 필자의 자녀들이 다녔던 2010년보다 줄었을 가능성이 높다. 보수당 집권 후 각 공공부문에 공적투자를 삭감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필자는 하나의 교실에서 교사 3명이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을 수 차례 목격하였다.)

교장 1, 교감 1, 교사 2, 행정직원 3명(2010-2012년에는 2명), 관리안전(식사지도, 운동장 등 교내 안전지도)요원 7명

사진에서와 같이 영국초등학교에는 학급당 3명의 교사가 지도한다. 위 사진에는 학생 수가 28명이지만 필자의 자녀는 한 학급에 20명이었고 3명의 교사가 지도했다. 

셋째아이가 집에 도시락을 두고 가서 학교를 찾아가 가져다 준 적이 여러 번 있다. 고맙게도 필자에게 우리 아이 교실까지 들어가게 허용해 주어 필자는 교실에서 평소 수업광경을 여러 번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때마다 아이는 자상한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선생님에게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소리를 들려주며 발음 등의 교정을 받거나 영어글쓰기 지도를 받거나 수학문제 풀이 지도를 개별적으로 받고 있었다.

이런 지도 덕분에 우리 아이는 영국에 대대로 살아온 영국인 가정 자녀들보다 월등히 우수한 학업성취를 보여주었다. 영어 받아쓰기는 거의 모두 만점을 받았고 발음은 영국인의 억양, 발음과 똑같았다. 수학도 물론 월등했고 그렇게 전교의 선생님들, 교장선생님으로부터도 ‘아주 우수하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1914년 영국 초등학교의 2학년 어느 학급: 교사 2명이 배치되어 있다.
1914년 영국 초등학교의 2학년 학급 모습. 교사 2명이 배치되어 있다.

필자의 경험과 같이, 학생들은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교육받으면 그만큼 잘 교육받고 잘 성장한다.

필자는 대한민국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영국 초등학교와 같이 1수업3교사 지도, 오후 3시30분 하교까지는 못 하더라도 초등생 오후3시 하교안(이는 현 정부에서 시도하다가 현재 반대에 부닥쳐 표류하고 있다.)과 1수업 2교사제(이는 현정부 대선공약 교육부문 1번 대선공약이기도 하다.)의 시행을 손꼽아 기다린다.

1수업 2교사제는 현정부 대선공약 교육부문 1번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점은,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의 교육감 공약이기도 하다. 

필자의 아내는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북동중 수학교사로 1수업2교사 수업을 모범적으로 실천해 대구교육청으로부터 우수사례로 선정, 대구교육청 주관 우수사례발표회에서 이 기고에서 사례로 든 우리 가족 영국유학생활기의 경험과 정보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