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연구원 '학교 안 혐오 현상과 교육의 과제' 연구
대상 "예쁘지 않거나 살집 있는 여학생, 특이한 행동 학생"
공론화 필요..."민주적, 성평등적 학교 문화로 극복 가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학교 안에서 주로 혐오 대상이 되는 학생은 예쁘지 않거나 살집이 있는 여학생, 무능력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학생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학교 안 혐오 현상 실태 및 극복 방안 제언을 담은 ‘학교 안 혐오 현상과 교육의 과제’(연구책임 연구위원 이혜정)를 7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교육연구원이 중학교 사례 연구 등을 통해 △학교 안 혐오 현상의 양상과 특성을 분석,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 과제를 도출했다. 실태는 학생 심층 면담과 참여 관찰을 통해 파악했으며, 전문가 협의회, 워크숍과 간담회 등을 통해 교육 과제를 도출, 제안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교 안에서 주로 혐오의 대상이 되는 학생은 예쁘지 않거나 살집이 있는 여학생, 무능력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학생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혐오현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아이들은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지양하고, 차별을 당연하게 여긴다. 또 이러한 행동들은 학교의 질서로 자리 잡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 간 혐오현상은 친한 사이에서 장난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경험한 학생 대부분이 소극적 대응을 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하고 차별 없는 학교를 위해서는 우선 성적을 중심으로 하는 능력주의와 나이 등에 따른 위계질서, 다양성을 수용하지 않는 학교 문화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평등하고 관계를 중심에 두는 학급운영, 혐오·차별 현상을 공론화하는 제도 마련 ▲혐오·차별을 주제로 한 수업 재구성 ▲교과서 개정과 페미니즘 교육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교원 교육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책임자 이혜정 연구위원은 “학생들에게 혐오표현은 또래 놀이문화로 여겨지고 있어서 더 심각하다”며 “특히 여학생의 외모에 대한 혐오표현은 일상적 장난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혐오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다양한 위계와 차별적인 질서들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며 “민주적이고 성평등적인 학교 문화 형성 없이는 모두에게 안전한 학교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