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스승의 날 학생들이 돈을 모아 담임선생님에게 케이크를 선물해도 되나요?” “소풍갈 때 학생 도시락을 챙기면서 선생님 도시락도 챙겨드려야 하나요?”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이 스승의날(5월15일)을 앞두고 학생 대상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퀴즈대회를 열었다가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3일 전교조 등에 따르면,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은 지난 1일부터 온라인으로 초·중학교 학생 대상 '스승의날 맞이 청렴 퀴즈대회'를 진행 중이었다. 대회는 청탁금지법과 관련한 10개 OX퀴즈를 인터넷을 통해 푸는 것.
문항은 ▲스승의날 담임선생님에게 케이크 선물을 해도 되는지 ▲소풍갈 때 선생님 도시락을 챙겨야 하는 것인지 ▲학부모가 교장에게 감사 선물을 주는 것이 맞는지 ▲선생님 결혼식에 학생이 축가를 하거나 학부모가 축의금을 내야 하는지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성명을 내고 "스승의날을 빌미로 교사를 모욕하는 풍토를 개탄한다"면서 “이 퀴즈대회는 어처구니없는 행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승의날과 청탁금지법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면서 "상품을 미끼로 학생들이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도록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중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퀴즈대회는 작년에도 열렸으며 학생들에게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구체적 내용을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하지만 전교조 등 교사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이날 대회를 중단했다.
교육계에서는 연관검색어로 청탁금지법이 포털에 뜨는 스승의날이 '부담스러운 날'로 전락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높다.(관련기사 참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승의 날 관련 국민청원이 올라 오는 등 교사들 스스로 차라리 스승의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상황까지 온 것.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서울의 경우 초등 4곳, 중학교 10곳, 고교 13곳 등 27개교가 스승의날 재량휴업이 예정돼 있다.
전교조는 “올해 5월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손잡고 학교 교육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우리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묻고 학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데 필요한 일들을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