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교육청이 나서서 교사들에 ‘자괴감’ 주나"
충남교육청 "청렴 강조 의미일뿐, 다른 의미 없어"

충남교육청 업무포털 캡처 

[에듀인뉴스=조영민·한치원 기자]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내 밥그릇의 밥이 제일 맛있다!”

충남교육청이 업무포털에 띄운 ‘팝업’을 놓고, 스승의날을 앞두고 교육청이 나서 교사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충남지역 교사들에 따르면, 업무포털 팝업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진이 떠 있어 실화인가 눈을 의심했다고 한다. 교사들은 ‘스승의날’을 앞두고 이런 내용의 팝업을 띄운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지 않냐는 반응이다.  

충남교육청 감사관은 청렴 콘텐츠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UCC나 사진, 표어 등을 공모하고 입상작은 청렴 수준 측정 시 가점 2점을 부여한다. 이렇게 뽑힌 작품이 업무포털 메인 팝업 콘텐츠로 사용되고 있다.

이 팝업 역시 그 일환이다. 제주 성산포 일출봉 앞 해변의 말 한 마리가 자신의 밥그릇에 담긴 밥을 맛있게 먹고 지나가는 이가 주는 과자를 마다하는 모습을 보고 이 것이 청렴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충남교육청 팝업을 본 교사들은 sns에 “청렴하라는 뜻이군요. 언젠가부터 5월에는 교사 모욕주기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듯합니다. 그걸 우리끼리도 하고 있다니...ㅠㅠ” “나서서 자존감을 낮춰주네요. 청렴타령이 왜 필요한지...1000원 한장이라도 받으면 원스트라이크 아웃 파면이면 끝날 일을” “저 무슨 무례 막말인지” 등 씁쓸함을 토로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전 교육장 출신이 감사실을 통해 의뢰해 배너로 올리게 됐다”며 “청렴을 강조하는 충남교육청 입장에서 의미가 맞는다고 생각했다. 스승의 날을 겨냥하는 등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최근 서울의 한 교육지원청이 '스승의 날'을 맞아 '청렴퀴즈'를 추진했다가 행사가 연기되는 등 ‘부정청탁금지법'을 '스승의 날'과 엮어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일들이 늘어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차라리 쉬는 게 낫겠다며 재량휴업을 하는 학교가  27개교(초교 4곳·중학교 10곳·고교 13곳)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곳보다 16곳이 늘어난 수치다.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스승의 날'처럼 특정 '직종'을 기념하는 날은 없다며, 학교 구성원 모두가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 청원은 8일 오후2시 현재 현재 2861명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