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를 말한다' 긍정평가 서평 SNS 올려...IB 도입할까?
"탐구적 질문을 하는 사람 등 IB 학습자상 눈길 끌어"
전교조 반대 입장...교육청 "작년 말 한 차례 논의만"

김승환 교육감 개인 페이스북에 남긴 책 'IB를 말한다' 서평 일부 캡처.
김승환 교육감이 개인 페이스북에 남긴 책 'IB를 말한다' 서평 일부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IB를 말한다’는 대한민국 교육의 후진성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난 28일 개인 페이스북에 IB에 관한 긍정적 생각을 남겨, 전북교육청도 IB 도입을 하려는 것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IB는 토론 중심 수업과 논·서술형 시험, 공동 평가를 통한 생각을 꺼내는 교육 방법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특히 평가의 신뢰성 확보 측면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IB를 말한다’는 IB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간 국내에서 제기된 다양한 궁금증을 풀이한 책이다. 국내에 IB 도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대표집필하고 이범, 김진우, 박하식, 송재범, 허화주, 홍영일이 공동저자로 참여해 지난 5일 출간했다.

앞서 지난 12일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IB 도입을 위한 협력각서(MOC, Memorandums Of Cooperation) 체결을 확정했으며, 오늘(30일)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김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교육부는 학원을 입시 과열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는 일을 천연덕스럽게 한다”며 ‘IB를 말한다’에 표현된 “‘사교육을 규제할 생각보다 공교육을 선진화할 생각을 해야 한다. 진정 교육에서 양극화를 줄이려면, 사교육 억제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공교육이 최고의 교육이 되게끔 패러다임을 혁명하고, ‘공교육에서 할 일’을 공교육에서 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교육부가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탐구적 질문을 하는 사람(Inquirers)’, ‘지식을 갖춘 사람(Knowledgeable)’, ‘생각하는 사람(Thinkers)’, ‘소통할 줄 아는 사람(Communicators)’,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Principled)’,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Open-minded)’, ‘남을 배려하는 사람(Caring)’,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사람(Risk-Takers)’, ‘균형을 갖춘 사람(Balanced)’, ‘성찰하는 사람(Reflective)’으로 규정된 IB의 학습자상(Learner Profile)이 눈길을 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대한민국 교육은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이 널리 확산해 있고, 많은 사람이 ‘이 상황을 무엇으로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깊게 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IB를 말한다’는 ‘현재 그리고 여기에서의 ’대한민국 교육의 후진성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대표집필한 'IB를 말한다' 책 표지. 이 소장은 이 책에서 그간 IB에 대해 국내에서 제기된 오해와 우려들을 모아 답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대표집필한 'IB를 말한다' 책 표지. 이 소장은 "그간 IB에 대해 국내에서 제기된 오해와 우려들을 모아 답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승환 교육감이 언급한 책 ‘IB를 말한다’의 대표저자인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김승환 교육감이 사례까지 자세히 인용한 것을 보고 책을 매우 꼼꼼히 읽은 것을 알게 돼 놀라웠다”며 “지금까지 IB에 대한 검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전북교육청도 김 교육감의 의중을 읽고 IB 공교육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박제원 전주 완산고 교사도 “현재 학교교육과정으로는 2015개정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가교육과정의 취지를 지향하고 교육적 갈등을 해소하는 현실적 대안인 IB 도입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전북교육청이 ‘전북형 참학력’, 학생의 성장과 성숙을 도모하는 ‘초등성장평가제도’를 추진했지만 실체가 없고 부작용만 누적됐다”며 “IB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비판적 사고 전문가’로 추진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전북에서는 IB 도입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전교조가 기본적으로 IB 도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승환 교육감님이 책을 보고 인상을 남긴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깊이 있게 살펴보고 토론하고 현재 전북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상황을 감안하면 재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IB의 끌어내는 수업은 유럽 교육의 보편적 모습으로 IB만의 장점으로 보기 어렵다”며 “국제학교 등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공교육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교육과정에 변화의 필요성은 느낀다”면서도 “교사들의 평가권 불신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IB는 평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평가 툴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혁신교육이 성장하는 데 있어 평가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지만 IB만이 대안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 있고, 시기상조로 본다”며 평가 툴 만능주의에 빠지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도 “작년 말 교육과정 담당자들이 모여 IB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그 뒤로는 따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