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교사노조, 교사 수업 ‘몰래 녹음’ 설문조사
교사 20% ‘실제 학부모, 학생에 녹음 당한 적 있다’
“교사·학부모·학생 신뢰 회복 위한 교육 당국 조치 필요”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 서울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경력 15년 A교사는 자신이 아동학대로 신고 되었다는 사실을 경찰서 통보를 받고서야 알았다. A교사는 경찰 조사에 출석해서야 학부모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녹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학부모는 녹음 파일을 근거로 A교사를 아동 정서학대로 신고한 것. 이 사건은 현재 검찰로 송치, A교사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부모(학생)에 의한 교사 발언 상시(몰래) 녹음이 꾸준히 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서울교사노조와 경기교사노조는 4일 지난 1~3일 초중고 교사 2035명 설문조사를 이 같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나 학생에 의해 교사의 발언이 녹음되고 있지 않을까 걱정한 적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89.4%의 교사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학부모와 학생에 의해 녹음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도 402명(응답자의 19.8%)에 달했다.

서울‧경기교사노조는 “많은 교사들이 동료 교사의 실제 녹음 사례를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녹음을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교사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교육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는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현장의 이러한 분위기를 일부 학부모 일탈과 교사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교육청은 학교 단위에  관련 공문을 시행하고, 각 학교는 다양한 경로(가정통신문 배포 등)를 통해 몰래 녹음의 심각성에 대한 안내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자료=서울/경기교사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