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조원표 객원기자] 내 고향 공주는 밤으로 유명하다. 큰 형님은 밤농사를 하신다. 작목반이 있어 밤 수확과 보관 그리고 판매하는 일까지 공동으로 한다. 추석 명절이면 고향 방문을 한 온가족이 일개미처럼 밤 줍는 일에 매진한다.

크기가 굵은 옥광 밤은 공주 밤을 대표한다. 밤 가시에 찔리면 많이 아프기 때문에 코팅장갑을 두 개씩이나 낀 후 밤 줍기에 투입된다. 하나라도 더 주우려고 정신없이 몰입하다보면 해는 어느 새 뉘엿뉘엿 서산에 머문다.

형제들끼리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집에 오면 호박잎과 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된장찌개와 따뜻한 밥에 밤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면 자연스레 옛 추억을 소환하기 바쁘다. 대보름날 밥 훔쳐 먹던 이야기부터 참외 서리하다가 주인에게 들켜서 도망 왔던 일 등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운다.

밤의 용도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냥 생으로 먹어도 담백하고 시원한 느낌이 있다. 물론 껍질은 깔끔하게 벗겨야한다는 조건이 있다. 밤을 넣고 지은 밥은 한층 더 맛있다.

어디 그 뿐인가! 갈비찜에도 밤은 약방의 감초처럼 사용된다. 밤 막걸리는 달착지근하고 밤 맛의 향취까지 느낄 수 있어 여성분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맛있는 밤을 많이 먹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