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여원현 기자] 2021학년도 대입 전략을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실제 입시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구별해내는 능력이다.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입시 전반에 대한 변화가 예상되는 것과 별개로, 2021학년도 입시는 2020학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21학년도 대입에서 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77.0%이다. 이 수치는 2020학년도(77.3%)와 비교해보았을 때 정확히 0.3% 감소한 것으로, 여전히 대입에서 메인은 수시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룸 입시 교육 진리영 강사는 서울 주요 대학들의 정시 모집 비율이 20% 초반에서 30% 중반이기 때문에(고려대 10% 후반), 상위 대학을 노리는 학생일수록 정시와 수시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합격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내신 최상위권이나, 비교과 활동의 포인트가 명확하고 그 내용이 질적, 양적으로 우수한 경우, 학생부 전형과 정시, 두 가지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합격선을 과신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대입은 상대평가인 만큼 작년까지 합격선이었던 점수로 올해 탈락되는 일이 셀 수도 없이 일어난다. 따라서 학생부 전형을 준비하더라도 수능을 끝까지 놓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다음으로 내신이나 비교과 활동 내역이 특출하지 않은 학생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전형이 논술이다. 진리영 강사는 논술 전형은 합격률이 낮다는 편견이 존재하지만 사실 그것은 이 전형의 특성과 최저학력기준의 문제가 결합되어 나타난 ‘오해’라고 전했다. 논술 전형은 다른 대입 전형과 달리 ‘선지원 후시험’의 방식을 택한다. 요컨대 수능이나 학생부 전형은 시험 결과가 나온 후에 그에 맞추어 대학에 지원하지만, 논술은 시험을 보기 전에 대학에 먼저 지원한다.

따라서 논술 전형의 원서를 쓸 때는 수능이나 학생부 전형에 지원할 때처럼 갈 수 있는 대학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대학을 생각하게 된다. 가고 싶은 대학교는 언제나 갈 수 있는 대학보다 높은 법이다. 시험 결과에 맞춰 지원하는 전형과,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 상향으로 지원하는 전형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논술을 단순하게 ‘합격률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최저학력기준 역시 논술 전형의 합격률이 낮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2020학년도 논술 전형 결과를 참고해 볼 때, 경희대 프랑스어 학과의 최초 경쟁률은 48.8:1 이었으나 수능 최저 충족률은 22.5%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 경쟁률은 11:1 이었던 것이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논술 시험에 지원하는 학생들 중 적게는 50%, 많게는 80% 정도의 학생들이 논술 시험이 아니라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탈락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고려해볼 때 논술 전형에서 합격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수능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물론 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학교들도 존재하지만 그런 학교들의 경우에는 최초 경쟁률이 실질 경쟁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합격 가능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오로지 그러한 학교들만을 노리고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진리영 강사는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내신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전형에서 내신 성적 2~3등급이면 다소 불리한 성적이지만, 논술에서 2~3 등급이면 어떤 학교도 쓸 수 있는 좋은 성적이다. 이 정도 점수를 가진 학생들은 대학 선택의 폭이 넓다. 어떤 학교도, 심지어 최저가 없는 학교들도(최저는 없고 내신은 반영하는 학교들) 유리한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해볼 수 있다.

내신 4등급은 학교에 따라 다소 불리할 수는 있으나, 어떤 학교도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는 정도의 성적이다. 논술 실력이 있으면 어느 학교도 합격 가능하다. 그러나 5등급부터는 전략을 달리 해야 한다. 쓸 수 있는 대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갈리기 때문에 논술 비중이 높고, 내신 실질 반영비율이 낮은 학교들을 선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6,7등급부터는 더 어려워진다. 드물게 6,7등급이 합격하는 경우도 있는데 논술 100%인 학교에 지원했거나, 상위 학교에 지원한 경우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내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낮은 학교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같은 학교들은 내신 등급 간 격차가 적은 반면, 숭실대, 경기대, 세종대와 같은 학교들은 등급 간 격차가 크다.

예를 들어 중앙대는 1등급과 5등급의 격차가 1000점 만점에 겨우 3.4(2020학년도 기준)점이지만, 숭실대는 80점이다. 이를 고려해볼 때 5등급 이상부터는 수능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려 상위 학교를 지원해야만 합격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진리영 강사는 대학별 유형을 파악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리논술이나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는 학교들을 미리 알아보고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살리면서, 부족한 부분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자기 자신의 현재와, 대입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비해야만 대입에서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