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해결책은 실천적 인성교육”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2020.4.11. (사진=오영세 기자)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2020.4.11. (사진=오영세 기자)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심각 단계를 선포하고 온 국민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공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모임 및 만남 자제 등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3월 1일 개학을 4차례 연기한 끝에 지난 9일 고3·중3 학생들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해 학습결손을 최소화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일시 멈춤’을 하며,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이 ‘지구’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 전 세계의 공장과 산업시설이 멈추면서 지난 몇 년 동안 큰 이슈가 됐던 환경오염 문제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인해 ‘교육’과 ‘환경’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의 교육과 환경보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사)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을 이끌고 있는 유범진 이사장을 11일 오후 여의도 연맹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작은 운동

(사)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은 2005년 환경부 소관의 ‘(사)한국환경청소년연맹’이라는 명칭으로 환경폐기물 수거, 자원 재활용 등 환경보전을 위한 실천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2014년 4월 청소년들의 체력 증진과 체육을 통한 인성교육 등의 목적을 더해, ‘사단법인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태안반도 기름띠 제거봉사활동 ▲한강 수영 건너기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내몽고 나무심기 ▲환경보호를 위한 표어대회 및 사제동행 걷기대회 ▲플라스틱병 뗏목 한강건너기 등 다양한 환경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육상을 전공한 체육인 출신인 유범진 이사장은 현장에서 육상을 가르치던 와중 청소년들의 체력이 저하되는 문제를 고민하다 청소년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유 이사장은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식습관이 변화하며, 청소년들의 체격은 커지고 있지만 체력은 약해져 간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며 “특히 제 전공인 육상의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의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체력에 관심을 갖고, 체육을 통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소년과 관련된 활동을 찾아보게 됐고, 그 결과 연맹이 추진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보며 체육뿐 아니라 환경에도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연을 이어오던 와중에 유 이사장은 연맹 내부적인 변화에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이사장에 취임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플라스틱병 뗏목 한강 건너기, 내몽고 나무 심기, 사제동행 걷기대회, 한·중 청소년 스포츠문화교류. (사진=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플라스틱병 뗏목 한강 건너기, 내몽고 나무 심기, 사제동행 걷기대회, 한·중 청소년 스포츠문화교류. (사진=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 환경과 체육 접목으로 새로운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유 이사장은 연맹의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의 환경보호 운동에 체육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자원재활용과 팀별 활동을 접목 시킨 ‘플라스틱병 뗏목 한강건너기’와 걷기대회라는 체육 프로그램에 환경 캠페인을 결합한 ‘사제동행 걷기대회’가 있다.

또 한·중 학생들이 함께하는 ‘한·중 스포츠 문화교류’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내몽고 나무심기’도 연맹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유 이사장은 “‘환경보호와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표어대회 및 사제동행 건강걷기 대회’는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행사로 환경보호와 학교폭력 예방을 주제로 학생들이 직접 만든 표어를 들고 걷는 대국민 캠페인”이라며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선생님들이 함께 동참하는 행사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사제관계를 돈독히 하고, 학부모와 아이들이 서로간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인성교육 행사”라고 설명했다.

또 매년 5월경 개최하는 ‘한‧중 청소년 스포츠 문화교류’의 경우는 올해 4회째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청소년들이 만나 축구·농구·육상·줄다리기 등 스포츠 경기와 자국의 문화공연을 통해 양국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는 행사라고 덧붙였다.

4회째를 맞이하는 ‘플라스틱병 뗏목 한강건너기’는 청소년들에게 자원 활용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한편, 기획부터 재활용품 수집, 제작, 실제 행사까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므로 단체 활동을 통한 인성교육 함양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9월초 개최될 예정이다.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내몽고 나무심기’ 행사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오염,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의 발생지인 중국 내몽고 사막지대를 직접 돌아보고 체험하며, 환경보호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행사로 지난 2011년 1회 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청소년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하지만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며,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청소년들의 환경보전 운동과 건전한 체육 및 여가활동,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실천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성을 함유하는 계기를 만들고, 가치 있는 환경적, 역사적, 체험적 지식을 습득하도록 돕는 소명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소회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서울특별시나 교육청, 서울시체육회 등의 공모사업을 통해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지만, 더 많은 학생들에게 참가 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수준 높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상당한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현재 보조금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각계각층에서 같은 뜻을 가진 분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n번방’ 등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인성교육 필요

최근 교육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코로나19와 함께 소위 ‘n번방’이라 불리는 아동 성착취 사건이다. ‘n번방’ 사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라며 새로운 인성교육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n번방’ 사건은 운영한 사람뿐 아니라 참여한 사람 모두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가 겪는 어려움이나 아픔들은 전혀 이해하지 않았던,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인성의 부재’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는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인성교육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고 있지만 상하수직적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며 “상하수직적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가 그룹을 맺고, 그 그룹이 주체가 되어 생각하고 움직이는 학생 주도의 체험학습이나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리나라 인성교육 발전의 밑거름 될 터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강산도 변한다는 약 10년여의 세월을 청소년들의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뛰어온 유범진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실천적 인성교육을 실현하고 싶다는 깊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가 말 그대로 하나가 됐다.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순식간에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다시 우리나라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지구촌’이라는 말이 단순한 언어가 아닌 진짜 ‘지구촌’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시대에서 인성교육은 매우 중요하고, 인성교육의 실천에 있어 체험을 통한 인성교육은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은 우리 청소년들이 어느 국가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도록 다양한 실천적 인성교육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나라 교육 현실의 변화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양한 실천적 인성교육의 실현이라는 새로운 교육환경이 생각만큼 쉽지않지만 우리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인만큼 유범진 이사장의 목표와 꿈이 머지않은 날에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