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떠도는 말은 신빙성이 없고,
눈으로 살펴본 것은 진실성이 있다.”
口說無憑, 구설무빙, 眼看是實. 안간시실

한자와 명언

看 板 (간판)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볼 간(目-9획, 4급)

*널 판(木-8획, 5급)

항간에 떠도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가 낭패 당하기 십상이다. 이런 불상사을 미연에 방지하자면 미리 알아둘 말이 없을까? 먼저 ‘看板’이란 두 글자의 속뜻을 잘 파악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看자는 손[手]을 눈[目] 위에다 대고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나온 것이다. 햇살이 너무 강하여 눈이 부실 때를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바라보다’(look out over) ‘돌봐주다’(look after)는 뜻으로 쓰인다.

板자는 ‘널조각’(a piece of a plank) ‘판목’(a wood block)을 뜻하는 것이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反(되돌릴 반)이 발음요소임은 販(팔 판)도 마찬가지다.

看板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看] 내건 표지용 널빤지[板]’가 속뜻인데, ‘대표로 내세울 만한 사람이나 사물’을 비유하기도 하며, ‘겉으로 내세우는 학벌이나 경력 따위’를 속되게 이르기도 한다.

맨앞에 제시한 문제에 답이 될만한 것을 백방으로 찾아보았더니 마침 중국 속담에 아래와 같은 것이 있었다. 우리말로 옮기면서, 두 구절이 33242의 대구(對句)가 되도록 맞추어 보았다. 의미가 통하면서도 짝이 맞으면 글짓는 맛이 난다. 국문은 28음절이지만, 한문은 8음절 밖에 안된다. 한자 한문에도 능한 분은 원문을 통째로 외워두는 것이 더 쉬울 듯!

“입으로 떠도는 말은 신빙성이 없고,

눈으로 살펴본 것은 진실성이 있다.”

口說無憑, 구설무빙

眼看是實. 안간시실

*憑 기댈 빙.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