格調는 ‘문예 작품 따위에서 격식(格式)과, 운치에 어울리는 가락[調]’이 속뜻인데, ‘사람의 품격과 취향’을 이르기도 한다.

한자와 명언 

格 調 (격조) / 來 歷 (내력)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格 調 (격조)

*격식 격(木-10획, 5급)

*가락 조(言-15획, 5급)

격조 있고 품위 있는 시를 쓰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그는 격조 높은 연설을 했다’의 ‘格調’란 두 글자에 담겨 있는 의미 힌트를 하나하나 찾아내본 다음에....

格자는 본래 ‘(나무의) 긴 가지’(a long branch)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各(각각 각)이 발음요소임은 挌(칠 격)도 마찬가지다. ‘바로잡다’(correct) ‘연구하다’(study) ‘격식’(an established form)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調자는 ‘(말이 잘) 어울리다’(suitable)는 뜻을 위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周(두루 주)가 발음요소임은 雕(새길 조)도 마찬가지다. 후에 ‘고르다’(level) ‘살피다’(examine)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格調는 ‘문예 작품 따위에서 격식(格式)과, 운치에 어울리는 가락[調]’이 속뜻인데, ‘사람의 품격과 취향’을 이르기도 한다.

청나라 때 한 저명 문인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듯하여 아래에 옮겨 보았다. 굳이 시인이 아니더라도 인격체라면 누구나 평소에 자신의 품위를 잘 닦고 잘 지켜야 하겠다.

“시인의 품위에서

시문의 품격이 나온다.”

詩品出於人品.

시품출어인품

- 劉熙載의 ‘藝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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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 歷 (내력)

*올 래(人-8획, 7급)

*지낼 력(止-16획, 5급)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널리 배우고 넓은 세상을 두루 다녀 봐야한다. 왜 그럴까? 먼저 ‘來歷’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속속들이 알아 보고 난 다음에 그 이유를 찾아보자.

來자는 보리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이삭을 그린 것으로 ‘보리’(barley)가 본래 의미다. 그런데 이 글자가 ‘오다’(come)는 의미의 낱말과 음이 같아 ‘오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예가 잦아지자, 본뜻은 麥(보리 맥)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歷자는 ‘발자국 지’(止)가 의미요소이고, 厤(다스릴 력/역)은 발음요소다. ‘발자국’(a footprint)을 남기는 모든 행위, 즉 ‘지나다’(pass) ‘겪다’(undergo) ‘다니다’(go to and fro) ‘넘다’(go over) 등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來歷은 ‘지금까지 지내온[來] 경로나 경력(經歷)’이 속뜻이다.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유전적인 특성’을 이르기도 한다. ‘대머리는 우리 집안 내력인 것 같다.’가 그러한 예이다.

명나라 때 ‘전칠자’(前七子)의 한 사람으로 유학의 기학(氣學)을 집대성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왕정상(1474-1544)이란 학자가 남긴 말을 옮겨 본다. 맨 앞 문제의 답을 될 수 있을 듯하다.

“널리 배운 다음에 잘 간추릴 수 있고,

두루 겪은 다음에 요체를 알 수 있다.”

學博而後可約,

학박이후가약

事歷以後知要.

사력이후지요

- 王廷相.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