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상이 있는 곳에, (重賞之下, 중상지하),
용맹한 사나이들이 몰려든다.” (必有勇夫, 필유용부)

한자와 명언

 比 重 (비중) / 氷 炭 (빙탄)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比 重 (비중)

*견줄 비(比-4획, 5급)

*무거울 중(里-9획, 7급)

씨름대회같은 데에서는 용맹하고 힘센 장사들을 많이 불러 모야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比重’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알아야 본 다음에 비법을 찾아보자.

比자는 ‘친하다’(intimate)는 뜻을 위해 고안된 것으로 바짝 뒤따라가는 두 사람을 그린 것이다. ‘따르다’(follow) ‘돕다’(help)는 뜻으로 확대 사용되기도 했지만, 때로는 둘이서 토닥거리거나 겨눌 때도 있기 때문인지 ‘겨루다’(compete) ‘견주다’(compare)는 뜻으로도 사용됐다.

重자가 원래는 땅위에 중후한 자세로 우뚝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 壬(임/정)이 의미요소이고, 발음요소인 東(동)이 결합된 것이었다. ‘두껍다’(thick)가 본뜻인데, ‘무겁다’(heavy)는 뜻일 때에는 장음인 [중:]으로 읽고, ‘겹치다’(overlap)는 뜻일 때에는 단음인 [중]으로 읽는다.

比重(비:중)은 ‘다른 것과 견주었을[比] 때 무겁거나[重] 중요한 정도’가 속뜻인데, 물리학에서는 ‘어떤 물질의 질량과 그것과 같은 체적의 표준물질의 질량과의 비율’이라고 정의한다. 먼저 속뜻을 알아두면 학술적 정의가 쏙쏙 이해가 잘 된다.

중국 속담은 14억 인구가 몇 천년 동안 모아놓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보물 창고다. 그 가운에 기막히게 좋은 것이 있어 우리말로 옮겨 보았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 여자 골프가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배출하였다. 남자 골프도 그렇게 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도 여기에 있을듯!

“푸짐한 상이 있는 곳에,

용맹한 사나이들이 몰려든다.”

重賞之下, 중상지하

必有勇夫. 필유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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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산서원
                     도산서원

氷 炭 (빙탄)

*얼음 빙(水-5획, 5급)

*숯 탄(火-9획, 5급)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좋은 명언이 없을까? 먼저 ‘氷炭’이란 한자어의 속뜻과 확장 의미를 알아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氷자의 원형은 ‘얼음’(ice)을 뜻하기 위하여 두 덩어리의 얼음을 본뜬 ‘冫’이었다. 이것이 너무나 간단하여 다시 ‘물 수’(水)를 첨가하여 冰으로 쓰다가 획수를 한 획 줄이고 구조를 재배치한 것이 지금의 ‘氷’이다.

炭자는 ‘숯’(charcoal)을 뜻하기 위한 것으로 산(山)의 벼랑[厂․한] 아래 있는 나무에 불[火]이 나서 타고난 나머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후에 ‘재’(ashes) ‘석탄’(coal)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사용됐다.

氷炭은 ‘얼음[氷]과 숯[炭]’이 속뜻이다. ‘서로 정반대가 되어 용납하지 못함’을 이르기도 한다. 박완서의 작품 ‘미망’에 나오는, ‘그 친구하곤 아무리 친한 척해도 결국은 빙탄이야!’란 문장이 좋은 예이다.

당나라 때 시를 잘지어 ‘시호’(詩豪)란 칭호를 얻은 당나라 시인 유우석(772-842)이 이런 말을 남겼다. 글을 잘쓰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격언이 될 것 같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마음을 달구고, 쓰는 과정에서 계속 그 불을 지펴야함을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마음은 화로가 되어야 하고,

펜촉은 석탄이 되어야 한다.”

心源爲爐, 심원위로

筆端爲炭. 필단위탄

- 劉禹錫.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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