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따지면 무리가 없다.”
水至淸則無魚, 수지청즉무어, 人至察則無徒. 인지찰즉무도
- ‘大戴禮記’-
“많은 사람이 싫어해도 반드시 살펴보고, 많은 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보라.”
衆惡之, 必察焉; 중오지 필찰언,衆好之, 必察焉。중호지 필찰언
- 孔子-

한자와 명언 

洗 腦 (세뇌) / 浴 湯 (욕탕)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洗 腦 (세뇌)

*씻을 세(水-9획, 5급) 

*골 뇌(肉-13획, 3급)

사람은 무리를 이루어 사는 군집성 동물의 일종이다. 무리를 잘 이루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참고가 될 만한 명언이 없을까? 먼저 ‘洗腦’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분석해본 다음에...

洗자는 ‘씻다’(wash)는 뜻을 위해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先(먼저 선)은 발음요소다. 이 글자의 원래 음은 [선]이었다. 옛날의 한 방언에서 유래된 [세]라는 음이 득세하자, [선]이란 음은 잊히고 말았다.

腦자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머릿골’(a head; brains)을 나타내는 것이었으니 ‘고기 육’(肉→月)이 의미요소다. 그 나머지, 즉 머리털 모양이 변화된 巛(천)과 머리의 정수리를 가리키는 囟(신)도 의미요소인 셈이다.

洗腦(세:뇌)는 ‘머리[腦]에 들어있던 생각이나 사상 따위를 깨끗이 씻어내고[洗] 새로운 것을 주입시킴’을 이른다. ‘광고는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도록 사람들을 세뇌한다.’가 좋은 예문이다.

오늘은 ‘대대예기’란 책에 나오는 명언을 옮겨 본다. 맨 앞에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깨끗하게 하고, 꼬치꼬치 따지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지나치면 역효과가 난다. 무리를 이루어 오순도순 정답게 살자면 친구가 많아야 한다.

“수질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따지면 무리가 없다.”

水至淸則無魚, 수지청즉무어

人至察則無徒. 인지찰즉무도

- ‘大戴禮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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浴 湯 (욕탕)

*목욕할 욕(水-10획, 5급)  

*끓을 탕(水-12획, 3급)

자기 주견이 없이 무턱대고 좋아하거나, 무턱대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줏대 없는 사람을 공자가 보았다면 뭐라고 말했을까? 먼저 ‘浴湯’이란 한자어에 쓰인 두 글자의 속을 속속들이 파헤쳐 본 다음에...

浴자는 ‘몸을 씻다’(have a bath)가 본뜻이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谷(골짜기 곡)이 발음요소임은 欲(하고자할 욕)도 마찬가지다. 계곡의 물에 들어가 몸을 씻었기 때문에 ‘浴’이라고 풀이하기도 하나 연상에 불과한 잡설이다.

湯자는 ‘물이 끓다’(boil; seethe; grow ho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昜(볕 양)이 발음요소로 쓰였음은 婸(음탕할 탕)도 마찬가지다. ‘끓인 물’(boiled water)이나 ‘국’(soup; broth)을 뜻하기도 한다.

浴湯은 ‘목욕(沐浴)할 수 있도록 끓인[湯] 물’을 이른다. ‘목욕탕’의 준말로도 쓰인다. 몸에 낀 때는 물로 씻어내면 되지만, 마음에 낀 때는 어떻게 씻어낼꼬?

줏대 없이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을 본다면 공자님은 다음과 같이 말할 것 같다. ‘논어’ 제15 위령공편의 제27장에 나오는 말이다(참고, ‘우리말 속뜻 논어’ 336쪽). 아무 생각없이 덩달아 나서는 일이 없어야겠다.

“많은 사람이 싫어해도 반드시 살펴보고,

많은 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보라.”

衆惡之, 必察焉; 중오지 필찰언

衆好之, 必察焉。중호지 필찰언

- 孔子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