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나무는 숲 속에서 팔지 않고, 물고기는 호수에서 팔지 않는다.”
林中不賣薪 ( 임중불매신) 湖上不鬻魚 (호상불죽어) / ‘淮南子’
“공손함이 예禮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
恭近於禮 (공근어례) 遠恥辱也(원치욕야) / ‘論語’(1:13)

한자와 명언 

湖 水 (호수) / 漁 場 (어장)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湖 水 (호수)

*호수 호(水-12획, 5급)

*물 수(水-4획, 8급)

제품을 아무리 잘 만들어 놓아봤자, 판매량을 쑥쑥 올리지 못하면 회사가 잘 돌아가기 어렵다. 판매는 장소 선정이 관건임은 옛날 사람들도 이미 잘 알고 있었을까? 먼저 ‘湖水’란 두 글자의 속뜻을 살펴본 다음에 관련 명언을 찾아보자.

湖자는 ‘호수’(a lake)를 뜻하기 위해서 ‘물 수’(水)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胡(턱밑살 호)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참고, 蝴 나비 호).

水자는 ‘시냇물’(brook water; a stream)이란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시냇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후에 일반적 의미의 ‘물’(water)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이것이 부수로 쓰일 경우, 그 위치에 따라 氵, 水, 氺 이상 세 가지로 각각 다른 모습을 취한다(참고, 洗, 畓, 泰).

湖水(호:수)는 ‘우묵하게 파인 땅[湖]에 고인 물[水]’이 속뜻이다. 지리학에서는 ‘땅이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괴어 있는 곳’이라 정의한다.

호수와 관련있는 명언을 찾아내어 아래에 옮겨 보았다. 이를 잘 음미해보면 장소 선정이 상품 판매의 관건임은 옛날 사람들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교통 수단이 발달된 요즘은 상황이 좀 달라졌지만, 수요자를 찾아 나서야함은 변함 없다.

“땔나무는 숲 속에서 팔지 않고,

물고기는 호수에서 팔지 않는다.”

林中不賣薪, 임중불매신

湖上不鬻魚. 호상불죽어

- ‘淮南子’.

*鬻: 죽 죽, 팔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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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 場 (어장)

*고기잡을 어(水-14획, 5급)

*마당 장(土-12획, 7급)

살다보면 본의아니게 치욕스러운 일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漁場’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공부한 다음에 답이될 만한 명언을 찾아보자.

漁자는 원래, ‘낚싯대에 매달린 물고기 모습’, ‘물고기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 있는 모양’(魚+廾), ‘물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를 손으로 잡으려는 모양’(水+魚+又) 등이 있었는데, 지금의 자형(水+魚)은 고기가 물에서 노는 모양이니 ‘고기를 잡다’(fish)는 뜻을 분명하게 나타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場자는 원래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평평하게 골라 놓은 ‘땅’(site; ground)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흙 토’(土)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昜(볕 양)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후에 일반적 의미의 ‘장소’(place)로 확대 사용됐고, ‘처지’(a situation)란 뜻으로도 쓰이게 됐다.

漁場은 ‘고기잡이[漁]를 하는 곳[場]’이 속뜻인데, ‘풍부한 수산 자원이 있고 어업을 할 수 있는 수역(水域)’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독도 주변은 해산물이 풍부한 어장이다.

맨앞에서 말한 문제에 대한 답을 백방으로 찾아보았다. 마침 ‘논어’ 제1 학이편 13장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이것이 좋은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말로 그 속뜻을 살려 옮겨 보았다. 논어에 나오는 명언이라고 다 공자 말씀은 아니다. 이것은 그의 제자(有子: 有若)가 한 말이다(참고 ‘우리말 속뜻 논어’ 36쪽).

“공손함이 예禮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

恭近於禮, 공근어례

遠恥辱也。원치욕야

- ‘論語’(1:13)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