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게 되고, 날이 오래야 사람 마음이 드러난다.”
路遙知馬力 ( 노요지마력), 日久見人心 ( 일구견인심)
-쟁보은’(爭報恩)

“만 권의 책을 독파하였더니, 붓을 들면 신들린 듯 글이 절로 써지더군!”
讀書破萬卷 (독서파만권), 下筆如有神 ( 하필여유신)
- 杜甫.

한자와 명언 

競 馬 (경마) / 筆 致 (필치)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競 馬 (경마)

*다툴 경(立-20획, 5급)

*말 마(馬-10획, 5급)

우리말 한자어를 잘 알아야 영어도 잘 할 수 있다. 영어 ‘lose money on the horses’를 우리말로 옮기라!는 문제는 ‘경마에서 돈을 잃다.’가 정답이라고 해도 ‘경마’가 무슨 뜻인지를 잘 모르면 헛일이다. ‘競馬’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파헤쳐 보자.

競자의 원형은 ‘겨루다’(compet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머리부분에 辛(죄인을 처벌할 때 목에 끼던 칼의 일종)이 첨가된 두 사람(아마 죄인으로 추정됨)이 목숨을 걸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후에 ‘다투다’(contest; struggle)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馬자는 ‘말’(a horse)을 나타내기 위해서, 뒷목의 털을 휘날리며 달리는 말 모습을 본뜬 것이다. 아래의 네 점은 네 발을 상징하는 것이니 ‘불 화’(火→ 灬)로 보면 안 된다.

競馬(경:마)는 ‘말[馬]을 타고 빨리 달리기를 겨루는 경기(競技)’를 말한다. 가장 빨리 달릴 말에 돈을 걸어 내기하는 오락이다. 큰 돈을 따려다 돈을 몽땅 잃기도 한다.

중국 원(元)나라 때 무명씨의 희곡 작품 ‘쟁보은’(爭報恩’(다투어 은혜를 갚다)에 다음과 같은 명언이 나온다. 한두 번 보고 다 알 수는 없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게 되고,

날이 오래야 사람 마음이 드러난다.”

路遙知馬力, 노요지마력

日久見人心. 일구견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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筆 致 (필치)

*붓 필(竹-12획, 5급)

*이를 치(至-10획, 5급)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섬세한 필치로 그렸다’의 ‘필치’의 뜻을 알자면 ‘筆致’라 써서 그 속에 담긴 뜻을 찾아내야 한다.

筆자를 원래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본뜬 ‘聿’(율)로 썼다. 처음 약 1000년 간은 그렇게 쓰다가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대 죽’(竹)을 더했다. ‘붓’(a writing brush)이 본래 의미인데, ‘쓰다’(write) ‘글씨’(writing) 등의 뜻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致자는 ‘이를 지’(至)와 ‘뒤져 올 치’(夂), 두 의미요소가 조합된 것이었는데 夂(치)가 攵(=攴, 칠 복)으로 잘못 변화됐다. ‘뜻을 전하다’(report; communicate)가 본래 의미이고, ‘표하다’(express) ‘보내다’(send)는 의미로 확대 사용됐다.

筆致는 ‘붓[筆] 솜씨가 상당한 경지에 이름[致]’가 속뜻인데, ‘글에 나타나는 맛이나 개성’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은, 당 나라 때 저명 시인 두보(712-770)의 생생한 경험담을 귀담아들어 보자.

“만 권의 책을 독파하였더니,

붓을 들면 신들린 듯 글이 절로 써지더군!”

讀書破萬卷, 독서파만권

下筆如有神. 하필여유신

- 杜甫.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