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에 있으면, 그 결과를 미리 헤아려 봐야 하고, 할 말이 있으면, 그 쓰임을 미리 헤아려 봐야 한다.”
有事考功 (유사고공), 有言考用 (유언고용) - 荀悅(148-209).
“귀와 눈이 밝지 못하면, 임금 노릇 못하고, 눈멀고 귀먹지 아니하면, 시아버지 노릇 못한다.”
不聰不明不能王 (불총불명불능왕), 不瞽不聾不能公(불고불롱불능공)
-- ‘愼子’.
한자와 명언
考 古 (고고) / 耳 順 (이순)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考 古 (고고)
*살필 고(老-6획, 5급)
*옛 고(口-5획, 6급)
무턱대고 한 일, 덮어놓고 한 말! 이 때문에 평생 고통받는 사람을 종종 본다. 일을 하기 전에, 말을 하기 전에 미리 생각해 봐야 하는 게 있다. 그게 뭘까? 먼저 ‘고고 인류학’의 ‘考古’란 두 한자를 샅샅이 분석해 본 다음에...
考자는 긴 머리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모습을 그린 老자의 생략형에 발음요소가 첨가된 것이다. 원래는 ‘오래 살다’(live long)가 본뜻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다’(think over) ‘시험하다’(test) ‘살피다’(observ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古자는 ‘열 십’(十)과 ‘입 구’(口) 두 의미요소가 조합된 글자다. 異說(이:설)들이 많이 있는데, 여러 사람(十)의 입(口)으로 전해오는 ‘옛날(ancient times)’의 일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가장 그럴듯하다.
考古(고:고)는 ‘유물이나 유적으로 옛[古] 일을 고찰(考察)함’을 이르니 ‘고고’(go-go) 춤과 무관하다.
중국 동한(東漢)시대 사학자, 정치가, 사상가인 순열(148-209)이 남긴 명언을 옮겨 본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할 일에 있으면
그 결과를 미리 헤아려 봐야 하고,
할 말이 있으면
그 쓰임을 미리 헤아려 봐야 한다.”
有事考功, 유사고공
有言考用. 유언고용
- 荀悅(14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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耳 順 (이순)
*귀 이(耳-6획, 5급)
*순할 순(頁-12획, 5급)
귀로 무슨 말을 들어도 화를 내거나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대단한 사람이다. 늙어서도 버럭버럭 화를 잘 내면 나잇값을 못 하게 된다. 오늘은 ‘나이 예순 살’을 이르는 ‘耳順’과 관련 명언을 찾아보자.
耳자는 ‘귀’(an ear)를 뜻하기 위하여 사람의 귀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쓰기 편리함을 추구한 결과 그렇게 된 것이다.
順자는 흐르는 냇물의 모습인 川(천)과 큰 머리를 강조한 모습인 頁(혈)이 합쳐진 것으로, ‘(머리를 숙이고 흐르는 물과도 같은 성인의 도리를) 따르다’(obey)가 본뜻이라고 한다. ‘순하다’(gentle; mild) ‘차례’(order) 등으로도 쓰인다.
耳順(이:순)은 ‘귀[耳]로 무슨 소리를 들어도 다 순조(順調)로움’이 속뜻인데,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일을 들으면 곧 이해가 됨’을 이른다. ‘나이 60’을 달리 이르기도 하는 것은 ‘논어’ 위정편 제4장에 나오는 공자의 자기소개에서 유래됐다. 나이 예순이 넘어서도 귀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수양이 덜 되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귀먹고 눈멀어야 좋을 때도 있다고 한다. 다음 명언에 담겨져 있는 깊은 의미를 잘 음미해 보자.
“귀와 눈이 밝지 못하면
임금 노릇 못하고,
눈멀고 귀먹지 아니하면
시아버지 노릇 못한다.”
不聰不明不能王,
불총불명불능왕
不瞽不聾不能公.
불고불롱불능공
- ‘愼子’.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