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가 높아질수록 몸이 위험해지고,
재물이 많아질수록 목이 위태해진다.”
位尊身危 (위존신위),
財多命殆 (재다명태) - ‘後漢書’.

“자기를 수양하고 남을 탓하지 아니하면,
어려움을 면하게 된다.”
修己而不責人) 수기이불책인,
則免於難 (즉면어난).- ‘左傳’.

< 한자와 명언 >

財 界 (재계) / 問 責 (문책)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財 界 (재계)

*재물 재 (貝-10획, 5급)

*지경 계 (田-9획, 6급)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고, 재산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뭘까? 먼저 ‘財界’라는 두 글자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이해 본 다음에 그 답을 찾아보자.

財자의 貝(조개=돈 패)는 부수이자 의미요소다. 才(재주 재)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람이면 누구나 보배로 여기는 것, 즉 ‘돈’(돈)이 본뜻인데, 物資(물자)와 貨幣(화:폐)의 총칭(property)으로 애용된다.

界자는 ‘밭 전’(田)과 介(끼일 개)가 합쳐진 것으로, ‘(밭과 밭 사이의) 경계’(a boundary)를 뜻하며, ‘한계’(limits) ‘범위’(an extent) ‘사회’(society)를 나타내기도 한다.

財界는 ‘주로 재물(財物)을 다루는 실업가나 금융업자의 사회[界]’를 이른다. 재계 순위의 변동이 크다. 그만큼 성공과 실패가 시류(時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인 듯. 때[時]를 아는 예지가 필요한 사회가 바로 재계이다.

맨 앞에서 말한 문제의 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후한서’라는 역사책에 나오는 다음 명언을 잘 새겨보면 무엇을 조심해야 할 줄도 알 것 같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몸이 위험해지고,

재물이 많아질수록 목이 위태해진다.”

位尊身危, 위존신위

財多命殆. 재다명태

- ‘後漢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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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 責 (문책)

*물을 문(口-11획, 7급)

*꾸짖을 책(貝-11획, 5급)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닥치기 마련이다. 대인 관계를 잘못하여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자면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問責’이란 한자어를 낱낱이 살펴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問자는 ‘묻:다’(ask)가 본뜻이니 ‘입 구’(口)가 의미요소이자 부수로 쓰였고, ‘문 문’(門)은 발음요소이기 때문에 의미와 관련지어 봤자 헛수고만 할 뿐이다.

責자는 ‘빚’(a debt; a loan)이란 뜻을 위해 고안된 것이니 ‘돈 패’(貝)가 의미요소로 발탁됐다. 윗부분은 朿(가시나무 자)의 변형인데, 이것이 발음요소였음은 策(꾀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후에 빚과 관련이 깊은 ‘재촉하다’(urge) ‘꾸짖다’(scold) ‘책임’(responsibility) 등으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빚’이란 본뜻은 債(채)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問責은 ‘일의 책임을 물어[問] 꾸짖음[責]’을 이른다.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각오했으나 사건이 무사히 수습되고, 그가 다쳤기 때문인지 그에 대한 문책은 없었다.”(이원규의 ‘훈장과 굴레’)의 ‘문책’이 그런 뜻이다.

좌구명(左丘明, 기원전 502-422)이 쓴 ‘좌전’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명언이 전한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래에 옮겨 본다.

“자기를 수양하고

남을 탓하지 아니하면,

어려움을 면하게 된다.”

修己而不責人, 수기이불책인

則免於難. 즉면어난.

- ‘左傳’.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